곰 한 마리가 숲속에 있어 저스트YA 12
김영리 지음 / 책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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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폴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꿀통을 머리 위로 들고 가는 소년의 뒤를 졸졸 밟는 반달가슴곰이 정말 귀여워

아 이 책은 판타지에 귀여움 한 스푼 넣었겠구나 짐작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시작했다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에 훅 빠져들었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환상이 보이는 은호에게 나타난 건 바로 '곰'이었다.

그리고 그 '곰'이 은호에게 내민 건 다섯 가지의 버킷 리스트가 적힌 종이였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적힌 버킷 리스트를 대신 수행해주라는 곰의 당당한 태도에 은호는 당황했지만,

그들의 장면을 읽는 나는 곰이 그저 귀여워 몇 번 씩 웃음이 났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

온 우주가 소리 없이 조금씩 계속 움직였다면?"(195쪽)


한 사람을 만나 그와 깊은 연을 쌓는 것은 확률적으로 기적에 가깝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이 지극한 판타지 설정이 그다지 억지스럽지 않았던 것은

은호와 아빠가 부자로서의 연을 맺은 그 자체가 이미 기적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자극적이거나 긴장감 높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소설의 주 배경이 되는 별밤산장이 왜인지 머릿속에서 잘 그려진 덕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경험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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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공통점
안성훈 지음, 모예진 그림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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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선생님 북클럽 활동으로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아이들이 제각기 다른 얼굴로 앉아 있는 교실은 늘 소란이 끊이질 않는다.

좁은 공간 안에서 하루 6시간 정도를 아웅다웅하며 보내는 아이들이니 이해가 되다가도

뾰족한 가시를 감추지 못하고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야 마는 아이들을 볼 때면 기운이 쏙 빠지곤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라는 건 늘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말이지만

그것이 추상적인 말이어서 아이들에게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준비물을 아무것도 필요 없어.

작은 호기심과 열린 마음만 있으면 돼.

바로 '공통점 찾기'라는 거야."


이 책에서 '현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처음엔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심드렁한 태도로 읽어나갔다.

그런데 읽다보니 타인과의 공통점을 찾는 것은 그 사람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관찰하며 찾아낸 공통점이 타인과 나의 연결고리가 되며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자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 전에 '너와 나의 공통점'을 발견해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곧 관계 맺기의 시작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자신과 가까운 친구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반 전체 친구들과 나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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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 제3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텍스트T 16
유진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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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절망스러운 순간에 가라앉다 보면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할 때가 있다.

발을 딛을 수 있어야 다시 일어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다보면 결국 절망에 더욱 가라앉아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힘들고 절망스러운 현실 속에서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초록색 캡슐형 알약 '트윈'을 삼키며 현실 너머의 꿈 속 세계를 맛본 유주는

그 이후 계속 꿈 속 세계에 머무르기를 원하게 된다.

현실에 발을 딛는 것이 유주에겐 가혹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생이 너무나 암울해서 그에 비하면 내 생은 평범하게 느껴질 떄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더 이상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98쪽)


유주가 약을 삼킬 때마다 꿈으로 건너가며 현실과 꿈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꿈이 점차 유주의 현실을 집어삼키는 그 과정이 안타까우면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유주처럼 답답하고 절망스러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 독자라면

유주의 아슬아슬한 선택의 과정을 더욱 몰입하며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살게 만드는 건 내일이야."(208쪽)


환상은 현실의 절망을 잠시 잊게 만드는 달콤한 유혹이다.

그러나 그 환상이 현실에서의 내일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어떨까. 영원히 오늘에 머물러야 한다면 말이다.

그 때에도 기꺼이 환상을 선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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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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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표지 속 짙은 초록의 숲이 고요하다.

그리고 한 켠에서 햇살을 받고 있는 듯한 고양이가 따뜻한 느낌을 준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찬찬히 보니 책의 분위기를 잘 담아낸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등장 인물들의 요동치는 마음을 어쩐지 고요하게 담아내고

동시에 등장 인물들이 서로에게 뻗는 따뜻한 손길을 그려낸다.


"아래로 떨어지는 모든 것은 부서질 위험을 안고 있다.

낙화와 파손,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면, 견디는 연습을 하자."(13쪽)


어쩌면 이 책은 '견뎌내는 삶'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연주'도, 지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이모'도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기 보다는 '견뎌내가고' 있었다.

나에게 닥친 운명을 견뎌내는 것이 힘들고 어려워 차마 옆 사람의 운명까지 신경써줄 여력은 없던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그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각자에게 닥친 운명을 견뎌내간다.

그들의 변화가 갑작스럽지 않은 건 두 사람 곁에 머무르는 이들이 있어서이다.

'연주'에겐 '생활 트래핑' 소모임 멤버인 친구들이 있었고, '이모'에겐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


돌고 돌아 결국 '사람'이다.

내 마음이 매우 단단하여 나에게 찾아오는 어려움을 무심하게 견뎌낼 수도 있겠지만은

내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나를 붙드는 건 결국 나의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다.


청소년 소설의 경우 서사 중심의 소설이 많은데

인물의 내밀한 감정을 들여다보는 소설이어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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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된 수학자들 - 오직 수학으로 사건을 해결하라
장우석 지음 / 다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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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자칭 '수포자'인 아이들이 꽤 있어 수학과 관련되어 재밌게 나온 교양 도서들은 챙겨 읽으려 노력한다.

이 책은 수학에 '추리'를 더하며 추리에 필요한 '논리'를 수학에서 끌어오고 있는데

추리 과정에 수학적 개념을 자연스럽게 녹여 스토리텔링을 하여 꽤나 흥미진진하다.

다만, 사용되는 수학적 개념들이 중등 수학개념이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경우 고학년 이상에게 추천한다.


1장부터 7장까지 총 7명의 수학자들과 그들이 해결하는 각각의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학적 개념을 소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겠지만

수학을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논리'의 흐름을 읽어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하나의 사건이 끝난 뒤엔 그 사건을 해결한 수학자와 사용된 수학적 개념을 간단히 소개하니

수학적 개념을 정리하고 싶은 독자들은 그 부분을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그러니 보이는 그대로, 즉 직관에 속으면 안 됩니다.

직관은 인간에게 통찰을 주지만 그만큼 거짓을 주기도 하니까요.

우리가 궁극적으로 믿을 수 있는 건 직관이 아니라 논리이고, 도형이 아니라 수입니다."(140쪽)


'수학, 도대체 왜 배워요?'라는 아이들에게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얘기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나의 설파에 콧방귀를 뀐다.

아이들에게 있어 아직 수학이란 곧 '연산'이고,

연산은 그 누구보다 계산기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수학은 곧 계산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학이 취하는 '논리'는 우리를 수많은 거짓에서 구하고 설득시킨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수학이라는 학문이 갖는 논리적 사고방식을 따라가면서

궁극적으로 수학의 유용성을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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