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르의 하루 알맹이 그림책 80
아르노 네바슈 지음,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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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는 시간, 일터에 나갈 채비를 하는 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잠에 드는 시간,

내가 하루에 겪는 이 모든 일상적인 시간들이 매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스파르의 하루>를 읽는데 매일을 비슷하게 보내는 가스파르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의 규칙적인 일상, 그래서 조금은 무료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일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왜 가스파르는 나보다 조금은 더 행복하게 느껴질까.

어제와 비슷하게 흘러갈 하루를 맞이하는 가스파르의 얼굴에서 미소가 보이진 않는데

어쩐지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나와 무엇이 다른 걸까.

문득 의문이 들어 찬찬히 다시 책을 읽어갔다.


그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어제와 엇비슷한 오늘의 장면에서 어제와는 다른 점을 찾아낸다.

매일 보이던 노란 우비 꼬마의 얼굴에서 시무룩한 낯빛을 찾아내고,

사람들이 내다버린 쓰레기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찾아낸다.

이로써 그는 어제와는 또다른 오늘을 만들어가며 살아간다.


가스파르의 모습을 보면서 내일은 나도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하루를 만들어야지 다짐하게 된다.

교실 속 스무 명의 아이들과 지내는 건 똑같겠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얼굴들을 찾아내며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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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뿌리 귀쫑긋 지식 그림책
파울리나 하라 지음, 마구마 그림, 이숙진 옮김 / 토끼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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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뿌리>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증정받고 읽게 되었다.


공존과 연대를 외치는 우리 사회는 그것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대하기 힘든 게 인간이라면 하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라고 핀잔을 놓기에는

인간은 한없이 강하고 한없이 약할 수 있는 존재라 연대하지 않고서는 함께 살아갈 수 없다.


"주저 없이, 누구나 골고루

사이좋게 서로 나눠요.

아픈 나무도, 튼튼한 나무도

모두 뿌리로 이어져 있어요."


인간의 반면 거울인 자연(숲)은 그렇지 않다.

굳이 공존과 연대를 외치지 않아도 숲 속 생물들은 그들끼리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것을 인간인 우리가 먹이 사슬이나 진화론이라는 렌즈로서 바라볼 뿐이다.


"한 핏줄, 한 뿌리 같은 숲,

그곳에선 아무도 외롭지 않아요.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살며시 다독여주니까요."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리우는 '교실'에서도 연대는 찾기 힘들다.

협력해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일구어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필요한데, 그런 도움에 인색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관계 안에서 서로를 고립시키며 스스로 고립되어 간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숲을 일구어나가고자 한다.

따뜻한 손길을 격려하고, 그에 대한 화답을 가르치다 보면

언젠간 작가가 그렸듯 연대를 통해 공존하는 숲, 그런 교실일 될 수 있겠지!


#숲의뿌리 #파울리나하라 #마구마 #토끼섬 #숲의지혜 #공존 #연대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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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뉴스 독해 - 십 대가 알아야 할 신문 속 비문학 지식
뉴스쿨 지음 / 길벗스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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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스쿨 티처브 북클럽 활동으로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6개의 카테고리(교육, 법과 정치, 경제, 윤리, 미디어, 환경)에서

청소년이 관심을 갖고 읽을만한 뉴스 기사들을 제시하며

그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과, 그 기사에 대한 찬반의견들을 소개한다.


작년 12월에 벌어진 12.3 계엄에 대해서도 소개가 되어 있을 만큼 최신 시사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온갖 미디어를 통해 뉴스가 말그대로 '쏟아지는'시대라

그런 뉴스 중 일부를 선별한 이 책은 시사를 좀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모든 주제가 현재성이 강하지는 않다.

익명성, 잊힐 권리 등 앞으로도 충분히 계속해서 토론될만한 주제들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뉴스에 담긴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뉴스 속 어려운 단어를 짚어주면서

그와 동시에 뉴스에 대한 찬/반 의견까지 실려 있어

뉴스를 읽으면서 나의 생각을 정립해보고, 나와 반대되는 생각에 대한 근거들도 확인할 수 있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책에서는 '더 깊게 생각해볼까?'라며 추가적인 사고 방향을 제시하긴 하지만

거기까지 미치지 않더라도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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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 2015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선정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2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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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교실 속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아이들은 늘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고군분투한다.

성적으로 나의 가치를 확인하기도 하고, 친구에게서 소외 받지 않고 역할을 부여 받고자 노력한다.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듬직한 첫째 내지는 애교 많은 막내 타이틀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모든 모습이 자신의 존재감, 즉 나만의 '의자'를 차지하는 노력인 것이다.


부유하는 나의 정체성을 손에 잡으려 부단히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은오'라는 캐릭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직 자신의 흥미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전학와서 확고한 친구 관계를 만들지도 못했고,

쌍둥이 자매인 '지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은오'의 모습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공감할 만한 보편성이 있다.


"과거의 삐뚤어짐이 엇나감이었다면

이제 나의 삐뚤어짐은 존재의 외침에 부응하는 건강한 파격이다."(107쪽)


이야기를 읽어나갈수록 은오의 편에 서게 된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당돌하게 자신의 상황에 맞불을 놓는 은오에게 무한의 응원을 보내게 된다.

반대 급부로 은오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과 사람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땅에 뿌리를 은오의 모습은 참 매력적이었다.


"난 그동안 솎아진 아이란 생각 때문에 세상으로 향하는 안테나를 접고 살았다.

누군가와 닿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펴야 한다.

손에 쥔 미움의 불씨를 버리고 내 안의 상처도 털어 내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마음의 닻을 올려야 한다."(170쪽)


자신의 땅에 뿌리를 내린 은오는 이제 주변을 향해 손을 뻗는다.

이제부터 은오가 맺는 관계는 지난 날과는 다른 모습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세상을 두드리고 있을 것 같은 은오와

그녀를 닮아 자기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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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 - 2025 뉴베리 대상 수상작 큰곰자리 고학년 5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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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곰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어린이책으로 나왔지만 꽤 두께가 있어서 놀랐다.

그러나 작가의 재밌는 설정과 상상, 짜임새있는 이야기 구조 덕분에

책의 두께를 잊고, 1999년과 2199년을 넘나들며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20세기의 마지막 해였던 1999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간여행' 이야기이다.

1999년은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 그보다 더 컸던 혼란스러움, 불안이 있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2199년의 '리지'가 1999년으로 들어온다.


1999년의 시대적 분위기가 청소년의 위태로운 마음과도 닮아 있어

1999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그 시기의 분위기를 상상하며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네가 볼 때는 하나도 멋지지도 흥미롭지도 않겠지.

하지만 그건 자신이 날마다 순간마다 역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몰라서야."(129쪽)


우리는 마냥 '미래'를 더 발전된 세계, 더 나아진 세계로 바라보기도 한다.

내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세계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현실이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미래에서 온 '리지'는 '현재의 특별함'을 이야기한다.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재의 시간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하는 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지금을 살아야 해. 그게 첫 번째 순간이야."(193쪽)


'지금'을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지금을 살라'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현재의 고달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이야기한다.

현재에 두 발을 딛고, 현재 내가 내딛는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현재의 내가 내일의 나를 데려올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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