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뺏기 -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 2015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선정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2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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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교실 속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아이들은 늘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고군분투한다.

성적으로 나의 가치를 확인하기도 하고, 친구에게서 소외 받지 않고 역할을 부여 받고자 노력한다.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듬직한 첫째 내지는 애교 많은 막내 타이틀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모든 모습이 자신의 존재감, 즉 나만의 '의자'를 차지하는 노력인 것이다.


부유하는 나의 정체성을 손에 잡으려 부단히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은오'라는 캐릭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직 자신의 흥미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전학와서 확고한 친구 관계를 만들지도 못했고,

쌍둥이 자매인 '지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은오'의 모습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공감할 만한 보편성이 있다.


"과거의 삐뚤어짐이 엇나감이었다면

이제 나의 삐뚤어짐은 존재의 외침에 부응하는 건강한 파격이다."(107쪽)


이야기를 읽어나갈수록 은오의 편에 서게 된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당돌하게 자신의 상황에 맞불을 놓는 은오에게 무한의 응원을 보내게 된다.

반대 급부로 은오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과 사람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땅에 뿌리를 은오의 모습은 참 매력적이었다.


"난 그동안 솎아진 아이란 생각 때문에 세상으로 향하는 안테나를 접고 살았다.

누군가와 닿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펴야 한다.

손에 쥔 미움의 불씨를 버리고 내 안의 상처도 털어 내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마음의 닻을 올려야 한다."(170쪽)


자신의 땅에 뿌리를 내린 은오는 이제 주변을 향해 손을 뻗는다.

이제부터 은오가 맺는 관계는 지난 날과는 다른 모습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세상을 두드리고 있을 것 같은 은오와

그녀를 닮아 자기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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