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은 몇 권 읽어줄거야?" 
"넌 몇 권 읽은건데? 네가 읽는 수만큼 엄마도 읽어줄게."  

엄마가 한 권이라도 더 읽어주기를 바라는 아이와 아이 스스로 읽는 책이 한 권이라도 더 늘기를 바라는 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밀고 당기기이다.   

오늘, "네가 읽은 책만큼 엄마가 새 책 읽어줄게."라고 하며 읽어준 책들 ...  

여러 권의 새 책들 중 슬이가 제일 먼저 관심을 보인 책, <<피아노를 쳐줄게>>.  

저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에 끌렸을게다. 요즘 한참 피아노를 배우고 있으니 더욱 끌렸을 것이고.  

책을 읽어주는 내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고, 연주회장에서 캐시의 엄마가 캐시를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나름대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피아노를 치지 않고 피아노에 짐을 얹어두었다는 부분에서는 알듯말듯한 웃음을 보이더니, 동생을 달래며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되는 마지막 장에서는 활짝 웃는다. 캐시에게 크게 공감하는 모양이다. ^^   

 

도로를 내면서 자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책, <<길가엔 다시 꽃이 필거야>>.  

오솔길과 연못 주변에 평화롭게 살던 꽃과 동물들의 모습, 공사를 하는 동안 진흙탕에 엉망인 모습, 공사 후에 도로가 생기면서 달라진 삶을 차례로 보여준다. 고운 색의 세밀화로, 꽃과 동물들 하나하나에 대해 조곤조곤 얘기하면서.   

그림책 치고는 글밥이 있는 편이라 슬이가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는 내내 그림을 살펴보기에 바쁘다. ^^

책을 펴기 전에는 도로가 생기면서 식물,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고 말하는 그림책이려니 했는데 ... 읽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공사가 끝나고 도로가 생기면서 자연의 모습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가능한 한 식물과 동물이 살 수 있도록 공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배려했는지를 보여준다. 도로 가운데와 양쪽으로 꽃들이 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사암 언덕쪽이 달라진 대신 사람들이 근접하지 못하게 돼 여우가 힘들게 덤불 속에 집을 짓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자동차 도로로 새끼들이 나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지만;), 길 아래로 파이프를 심고 연못을 넓혀 두꺼비가 다닐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 '아직은 연못에 물고기가 없는지' 수달이나 왜가리가 없다는 이야기 ...  

개발이 불가피한 경우에 고려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동식물이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상황을 알려준다. 이 책의 제목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이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가고 ...  ^^

  

   

 

슬이와 나 둘 다 좋아하는 백희나 작가의 새 책, <<어제 저녁>>.  

기다랗게 펼쳐지는 병풍 책에 동물 주민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앞쪽에는 동물 주민들이 처한 나름대로의 갈등 상황, 뒷쪽에는 자연스럽게 갈등이 해소되는 풍경.  

우선은 기다랗게 펼쳐지는 그림에 '와~' 환호하고, 병풍책이 펼쳐질 때마다 어떤 동물 주민이 나올까 궁금증이 생기고,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꾸민 동물들의 집에 눈길이 가고, 동물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리는지 뒷쪽의 그림을 기대하게 되는 ... 그런 책이다.  

한동안 우리 집에서 인기 짱인 책이 될듯~ :) 

(그런데, 저 표지의 파란 문에 걸린 리스, 하이드님의 리스가 떠오른다. ^^)   

 

찰리와 롤라의 이야기 다섯 편이 실려있는 <<Charlie and Lola : My Completely Best Story Collection>>.  

언제 봐도 듬직한 찰리 오빠와 미워할 수 없는 개구쟁이+떼쟁이 동생 롤라 이야기. 책 표지를 보자마자 슬이의 환호~ ^^  

다섯 편의 이야기가 모여있으니 책이 너무 두껍거나 읽으면서 쉽게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적당한 두께에 튼튼한 장정이라 걱정할 일은 없겠다. 책을 휘리릭 넘기기만 해도 찰리와 롤라의 유쾌한 기분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줘야지~. ^^   

 

위의 저 책들을 '듣기' 위해 슬이가 읽은 책은 ... 

반짝반짝하는 오로라를 볼 때마다 "예쁘다~"를 연발하는 <<아기곰 로리와 오로라>>.  

읽는 게 아니라 외우는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어기'에 한 걸음, '야'에 한 걸음, '디'에 한 걸음, '야'에 한 걸음을 딛디며, '어기야 디야'를 따라하는 책, <<어기야 디야 펭귄 탐험대>>.  

글밥이 꽤 있는 책인데도, 이 책만큼은 열심히 읽는다. 읽을 때마 키득키득~. ^^  

<<어기야 디야~>>만큼이나 좋아하는 <<알쏭달쏭 펭귄 탐정단>>은 슬이가 내일 읽기로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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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1-1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찬이랑 읽은 만큼 읽어주기~ 시도했는데, 요즘은 둘다 시들하네요. 왜 혼자 책을 안 읽으려고 하는지... 그러면 계속 읽어주어야 하는데, 엄마란 사람이 영 성의가 없어서 큰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