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사주세요", "저거 가지고 싶어요", "우리 어디어디로 놀러가요" ... 이런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첫째 아이가, "강화도에 가면 좋겠어요.", "민속촌에 가고 싶어요.", "경주로 여행 가는 건 어때요?"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놀이공원이나 테마파크가 아니라, 유적지에 가고 싶단다. ^^;
<<강화도 : 역사가 살아 있는 야외 박물관 >>. 이 책은 이미 읽은 책인데, 며칠 전부터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강화도에는요 ... "로 시작하여 무언가 설명을 하거나, "강화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데 아세요?"라는 식으로 엄마의 역사 상식 테스트를 해댄다. "전에 가보기는 했지만, 강화도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우리가 다녀오지 않았던 데로요."라면서.
결국 아이의 청에 못 이겨, "이 책 읽고 십자말풀이 독후감 쓰면 강화도 나들이 티켓을 주마."라고 했더니, 어제 밤 늦게까지 끙끙거리며 십자말풀이를 만들어냈고, 뿌듯한 표정으로 결과물을 내보이며 강화도 나들이 티켓(칭찬 쿠폰~)을 받아갔다. ^^ (이번 십자말풀이에는 내가 모르는 문제가 여럿 있었다. 지기님들도 풀어보시라고 올려야겠다~)
강화도 티켓을 받아들고서 "민속촌에도 가고 싶은데 ... 그건 책 한 권으로 안되겠지요?"라는 아이에게, <<집짓기 >>를 읽고 10문 10답 독서록을 쓰면 나들이 티켓을 또 주기로 했다.
너무나 흔쾌히 받아들이는 아이를 보니, '<<손수 지은 집 >>, <<한국 민속촌 : 옛 사람들의 마을로 놀러가요 >>도 함께 숙제로 줄 걸 그랬나?'라는 얄팍한 생각이 든다.
하긴, 숙제로 주지 않아도 <<한국 민속촌~ >>을 열심히 읽고 있고, <<손수 지은 집 >>도 읽을 태세이니 별 상관은 없겠다. ^^
강화도 나들이는 이미 따냈고, 민속촌 나들이도 어렵지 않다고 여겼는지, '경주' 얘기도 다시 꺼낸다. "어린이날 선물로 경주 여행 티켓을 받고 싶어요."라고. 흠, 경주 여행은 강화도나 민속촌처럼 하루 나들이 코스가 아니니 쉽게 말할 수가 없는데 ...
결국 고민 끝에, <<경주역사 유적지구 : 신라 천 년의 왕국을 찾아서 >>, <<불국사와 석굴암 : 신라 사람들이 꿈꾼 아름다운 세상 >>, <<국립경주 박물관 : 신라 천 년의 역사가 깃든 보물창고 >>, <<한국생활사박물관 5 >>, <<우리 아이 첫 경주 여행 1 >>, <<우리 아이 첫 경주 여행 2 >> 여섯 권의 책을 고르고, "여기 있는 책 6권 중 4권의 독후감을 쓰면, 어린이날 선물로 경주 여행 티켓을 줄게. 어때? 독후감은 여행 계획서로 쓸 수 있을만큼 정성껏 준비해야겠지?"라고 제안을 하고 ... 아이와 합의(^^;)를 했다.
언젠가 한 번씩은 가보아야겠다고 맘 먹고 있던 곳들 ...
아이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나들이 전에 관련된 책을 읽고 정리하게 되었으니, 이런 방법을 계속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