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공작 상자(우리 집에서는 요술가방이라고 부른다 ^^)를 정리하다가 첫째 아이가 대여섯 살쯤 되었을 때 만들었던 애벌레를 찾았다. 초록색 모루에 작은 눈 두 개를 붙인 애벌레,  

둘째 아이는 별 특징도 없는 모루 애벌레를 들고는  "애벌레가 너무 귀여워, 데리고 잘래."라며 연신 벙긋거린다.  

그럼, 우리 <<배고픈 애벌레>> 책을 읽어보자~.  

첫째 아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가지고 있어서, 지금은 색이 바랜 <<The Very Hungry Caterpillar>>.  저자는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는데 ... 희망에 대해 깨닫기 전의 아이들에게도 요일, 숫자, 애벌레와 나비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운 책이다. 

* 선물을 하면서 보니 요즘 나온 요(←) 책은 판형이 시원하게 커졌던데, 나는 손에 익은 작은 판이 여전히 좋다. ^^ 


달밤에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자라서 나비가 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는지 따라가볼까나?   

▽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배가 고파서, 

▽ 월요일에는 사과 한 개를, 화요일에는 배 두 개를, 수요일에는 서양자두 세 개를 먹고,


▽ 목요일에는 딸기 네 개를, 금요일에는 오렌지 다섯 개를 먹는데 ...



▽ 그래도 배가 고팠던 애벌레는, 토요일에 초콜렛 케이크, 아이스크림, 오이 피클... 등 아주 여러 가지를 먹고는 배탈이 나고 만다.  

 

▽ 다시 일요일에 (배탈이 나은) 애벌레는 맛있는 나뭇잎 한 개를 먹고는 ...
 
고치에 들어가 2주 넘게 보내고 나와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는 이야기.  

애벌레가 먹는 것의 모든 구멍에 '빠짐없이' 모루 애벌레를 넣었다 빼고, 배탈난 애벌레랑 나무 줄기를 따라가는 애벌레처럼 모루 애벌레를 움직이게 하고, 마지막 장의 나비에 가서는 책장을 펄럭이는 것까지 챙겨서 하는 우리 딸아이. 이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애벌레와 노는 게 되어 버렸다. 애벌레를 안고 자면 안되느냐고 다시 묻는다(얜 안고 자기에는 너무 작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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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2-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아이에게 참 사주고 싶었었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으로 놀이도 하고 좋네요.
아이의 말이 참 귀엽네요. ^^

bookJourney 2009-02-12 08:33   좋아요 0 | URL
저는 오래전에 보드북만 구입해서 CD까지 세트로 들어있는 것보다는 저렴하게 샀던 것 같아요. (요즘은 선물용으로 사기 때문에 CD까지 들어있는걸 사지만요. ^^)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 끌어안고 자려고 해요. 인형은 물론이고, 보드북, 퍼즐판, 블록까지도요. ^^;

2009-02-13 0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3 0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