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중간고사를 쳤을 때의 일이다.
시험을 치고 와서는 자신이 수학 과목에서 두 문제를 틀린 것 같다고, 그 중 한 문제는 실수였다며 속상해 했다.

그러더니 그 다음 날 오후에 하는 말이, "선생님께서 채점을 해주셨는데 틀린 문제 한 문제를 맞는 것으로 하셨어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라고 내 질문에 아이가 하는 말 ... 
"어떻게 하긴요? 선생님께 말씀 드려서 다시 틀린 것으로 했지요."란다.

"그리고는 종례 시간에 반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선생님께서 칭찬을 해 주셨어요." 라는 말도 덧붙이며 ...

그 우직함이 마음에 들고 대견스러워서 몇 번씩 칭찬을 해주고, 시험 점수에 관계없이 맛난 것을 사주었다.

마음 속으로는 정직을 높이 평가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 드리고,
점수보다 정직함의 중요성을 알고 몸으로 실천한 아이에게도 감사하면서 ...

그리고, 오래오래 잊지 않도록 기록을 남긴다.

"내가 생각하는 정직이란, 선생님께서 내가 틀린 문제를 맞다고 채점하셨을 때 선생님께 '저, 이 문제는 틀린 건데요.'라고 말씀 드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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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13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참 장해요. 칭찬 받아 마땅해요. 사랑스러워요!

bookJourney 2008-08-14 00: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아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선생님께 말씀 드렸지요."라고 해서 더 예뻤답니다. ^^

순오기 2008-08-1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아름다운 가치 사전'에 올라갈만한 정의로군요.
용이도 선생님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요.^^

bookJourney 2008-08-14 00:33   좋아요 0 | URL
예~ 아이도, 선생님도 미뻤어요~. ^^
"혹시 칭찬 스티커는 안 주셨어?"라고 속물스러운 질문을 하는 제게, "에이, 엄마, 그런 (칭찬 스티커) 규칙은 없는데 선생님께서 어떻게 스티커를 주세요?"라고 하여 약속의 의미도 제게 일깨워줬고요.

hnine 2008-08-14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배우고 갑니다.

bookJourney 2008-08-14 21:15   좋아요 0 | URL
아이들에게 종종 배우게 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