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남자 아이들이 흔히 그러듯 말이 늦었다.
둘째는 남자 아이들보다도 말이 늦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의사 선생님이 언어 장애 전문의에게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줄 정도로 ... ^^;;
그러던 둘째 아이가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고, 요즘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무슨 노래라도 되는 양 '듣는 대로' 한 구절씩 따라 읽어본다. (남들 다 가르치는 글자를 가르치지 않고 있으니, 말 그대로 따라 읽기 ^^)
며칠 간 다섯 살 둘째 아이와 노래 삼아, 놀이 삼아 읽고 있는 책들 ...
아이가 따라 읽기에 너무나 좋은 책.
그림도 재미있고, 글도 재미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리듬을 가지고 있어 아이와 함께 읽고 있노라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다른 구리 구라 이야기에 비해 호감도가 약간 떨어지지만, 아이는 즐겁게 본다. 토끼와 함께 나무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구름을 타기도 하는 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손가락으로 토끼랑 구리 구라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구리 구라 시리즈가 늘 그렇듯, 구리 구라 구리 구라, 구루리구라 ~ 소리내어 읽기 좋은 리듬이 있다.
이 책은 '아가 책'이라고 했음에도 아이가 도서관에서 골라온 책.
엄마 손이 어디로, 할머니 손이 어디로~ 라고 할 때마다 다음 장의 답을 말하고 까르르~~ 나이에 관계없이 놀이 삼아 즐길 수 있다.
알록달록 패치워크 코끼리 엘머가 펼치는 기린, 사자, 뱀, 생쥐, 얼룩말,~ 숲 속 친구들의 서로 다른 점 찾기. (아이는 엘머를 볼 때마다 엄마는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묻는다. 아이는 엘머의 색 모두가 좋단다.)
물론 이 책은 영어로 따라 읽는 것은 아니고 ... "얼룩말은 줄이 참 많구나", "기린은 키가 참 크구나", ... 라고 우리 말로 읽는다.
이 책은 옆에 구경 온 첫째 아이를 위해 읽어준 책.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돕는다', '기다린다', '공경', '공평', '예의', '겸손', '당당하다', '우정', '정직', '용기', '지혜롭다' ~ 의 의미. (정말 마음에 든다.)
둘째 아이는 계속 딴청을 부리더니, 다시 읽어달라고 한다. ^^;
한밤중에, 덤으로 받은 쿠키믹스로 쿠키를 구웠다. 내일 어린이집에서 견학을 간다고 하니 간식으로 보내줘야겠다. 책은 내일 다시 읽어줘야지~.
종알종알, 재잘재잘, 아이의 소리가 유쾌하게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