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우리 선생님'의 큰 아들 결혼식에 다녀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결혼식 참석에 대한 감사장 ...

선생님께서 보내신 글을 마음대로 공개했다고 화내실지 모르겠으나 ... 여기 옮겨둔다.

   
  일전에 제 자식의 결혼식에 오셔서 축하해주셨습니다. 그 날은 토요일 오후였고, 무더운 날이었으며, 그리고 식장까지의 교통도 불편하고 먼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깊이 감사 드립니다.

자식은 저희의 손을 떠났습니다만 가능한 한 감시하여 이선생의 축하가 언제까지나 유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댁내 두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으레 누구나 보내는 감사 인사려니 생각하고 글을 읽던 나는 뭉클한 마음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글을 다시 읽는 지금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래오래 단어를 고르고 글을 다듬으며 고심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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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3-0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으로 찡~~~~
저도 오늘 오후, 내 은사님께 전화 받았어요. 딸 데리고 오면 맛난 거 사주신다했는데, 전화도 못 드렸더니 입학은 잘 했는지 궁금하다고... 부모나 스승을 본받으려면 열심히 달려야겠지요.

bookJourney 2008-03-04 12:40   좋아요 0 | URL
이 글을 보내주셨던 분은 제게 정말 '선생님'이셔요. 반의 반이라도 따라가도록 노력하려구요. ^^

세실 2008-03-0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따뜻하신 분일듯. 님과 선생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이곳까지 전해집니다.

bookJourney 2008-03-09 02:58   좋아요 0 | URL
저희 선생님은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인생관도 멋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