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보면, 종종 아이들이 쓴 리뷰를 보게 됩니다.

엄마들이 잘 쓴 것만 골라서 올렸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어떤 날은 "얘는 우리 애랑 같은 또래 같은데 글 쓰는 품이 영 다르네."라면서 감탄하면서, 우리 애의 독서록을 흘끔 봅니다.

"읽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글 쓰는 것은 책 읽는 만큼은 안 되는 것 같아요."라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더니, 대학에서 아동청소년문학을 가르치시는 선배님께서, "쯧쯧, 그냥 둬.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하게 두면, 생각이 차고 넘치게 되어 있어. 차고 넘치면 엄마가 그렇게 닥달하지 않아도 저절로 글을 쓰게 될 거고." 라며 오히려 저를 나무라십니다.

책을 읽고 감동하는 것으로 그냥 두는 것도 괜찮다고, 꼭 독후활동이나 다른 것으로 아이에게 표현을 강요하지 말라고요. 자칫하면 독후감 내지는 독후활동이 목적이 되어, 읽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고요.

저도 그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가끔 원칙을 잊어버리고 조바심을 내게 되네요.

음, 마음을 다시 비우고, 아이와 책 이야기나 실컷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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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11-0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랑슬이랑님~ 제 리뷰에 댓글 다시는 거 보고 찾아왔어요. 반갑습니다~.
- 위 글 무척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실은 우리 아이들도 책 보는 건 좋아하는데 쓰는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

bookJourney 2007-11-03 07:40   좋아요 0 | URL
아직 조그만 서재라 부끄럽습니다 *^^*
저는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독서록 썼느냐, 일기 썼느냐", "독서록 써라, 일기 써라" 하면서 아이 혼자 하게 두는 때가 많거든요.(성의 없는 엄마죠?)
어느 날, 저와 자연스럽게 책 얘기를 나눈 후에 편안하게 독서록을 쓰는 것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답니다.

순오기 2007-11-0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말씀에 공감~~ 초.중.고 세 아이가 다 즐겨 쓰지는 않았아요. 하지만 차고 넘치니까 쓰면 제법 쓰더군요. 조바심을 버리고 기다리는 엄마의 여유가 더 좋은 것 같아요!

bookJourney 2007-11-04 15:51   좋아요 0 | URL
전, 머리 속으로는 '기다려야지', '조바심 내지 말아야지' 하는데, 행동은 항상 앞질러 갑니다. 말한 다음에 '아차' 하고 후회를 하면서 말이에요...
"차고 넘치면 제법 쓴다"는 말씀을 들으니,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여유 있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퉁이길에서 2007-11-05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 차고 넘치게 되어 있어. 차고 넘치면 엄마가 그렇게 닥달하지 않아도 저절로 글을 쓰게 될 거고" 이렇게 써놓으니 무척 근사한 보이는걸. 엄마이기 때문에 이론으로 알아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 같지 않아요?

bookJourney 2007-11-05 22:35   좋아요 0 | URL
예. 이론과 실천이, 머리와 행동이 제각각일 때가 더 많아요.
글쓰기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요. 매일매일 저질러 놓고 반성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