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는 이루 - 구한나리 주니어소설 ㅣ 학교도서관저널 주니어소설
구한나리 지음, 조성흠 그림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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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능성'이라는 낱말은 우리를 설레게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어린 시절은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빛난다지만 당사자인 어린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고민하지요. 오늘 소개할 <이루는 이루>는 이처럼 가능성이 너무 많아 도리어 불안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입니다.


    이야기는 가까운 미래, 가상의 도시인 '가현시'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우리의 현실과 많이 닮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열세 번째 생일에 자신의 재능을 나타내는 색깔의 공을 뽑는 '공 뽑기 행사'에요. 공은 한 가지 색일 수도 있고 여러 색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색이 한 가지일수록, 그리고 맑고 선명할수록 탁월한 재능을 가졌음을 나타냅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뚜렷하고 반짝이는 색의 공을 뽑기를 간절히 바라며, 특정 재능을 길러 주는 학원에 아이들을 보냅니다. 그런데 전학 온 아이 '이루'는 학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살아갑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목에도 등장하는 '서이루',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서술자인 '기서준'이지만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초반에는 여러 인물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 시선이 분산되어 약간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마침내 모두가 모이는 학예회 장면에 다다르면 "이 많은 인물이 모두 필요했구나"하고 깨닫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갑니다. 아직 공을 뽑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색을 확신하는 아이도 있고, 자신의 공 색을 확신할 수 없어 우울해하는 아이도 있어요. 뽑은 공의 색깔에 맞춰 충실히 살아가는 아이도 있고, 공의 색깔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아이도 있지요. <이루는 이루>는 이 모든 인물들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타인과 나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고 평가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만 있다면 어떤 길이라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사는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을 밀고 나가는 삶도, 심지어 아직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 헤매는 삶조차도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고요.


    <이루는 이루>를 읽는 어린 독자들이, 이야기 속 다채로운 인물들 중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흔들리는 지금의 나를 조금 더 긍정하고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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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법 - 진로와 자기 탐색 ㅣ 발견의 첫걸음 1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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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책의 내용에 앞서 판권란이나 작가 소개 등을 먼저 읽어 봅니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법>의 지은이인 이다혜 작가의 직업은 영화 전문지 기자입니다.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고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글쓴이가 진로 전문가나 교사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작가 소개란을 마저 읽어 보니 아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종류의 책을 썼더라고요. 그 다채로운 이력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온전히 글로 써낼 줄 아는 분'이라는 확신을 주어 읽기 전부터 신뢰가 갔습니다.


    이 책은 '발견의 첫걸음'이라는 시리즈 이름에 걸맞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고 그것을 생산적인 활동으로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총 열두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시작이 특이하게도 '1장'이 아니라 '0장'입니다. 0장 '좋아하는 것이 제멋대로였던 일곱 친구'에서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 A', '갑자기 식물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B' 등 일곱 명의 아이가 각자 좋아하는 것과 최근의 관심사를 소개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반전(?)은 이 일곱 명의 친구가 모두 어릴 때의 작가 본인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뒤통수를 맞은 듯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동시에, 한 사람이 다양한 면모를 가질 수 있고 그중 어떤 관심사가 자신의 미래와 연결될지 모르니 여러 경험에 기꺼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식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 전반에 흐르는 다정한 말투도 인상적입니다. 진로나 적성을 다루는 책은 자칫하면 어른들의 훈계나 잔소리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어린 독자들은 이미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하는 건 어때?', '~는 어떨까?', '~해 보자'처럼 붙임성 있는 선배가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편안한 어조 덕분에 저도 책이 던지는 물음표들에 마음속으로 답하며 기분 좋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이미 자신의 흥미를 뚜렷하게 발견하고 진로를 어느 정도 설정한 학생에게는 다소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내 안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거나,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몰라 헷갈리는 어린 독자들에게 이 책은 든든하고 다정한 멘토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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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좀 하는 이유나 3 - 유나가 랩을 한다 ㅣ 노란 잠수함 23
류재향 지음, 이덕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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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도서관에서 매년 인기인 <욕 좀 하는 이유나>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2권의 출간 소식은 들었지만 읽지는 못하고 있던 차에 출판사에서 3권을 제공받아 읽어보았습니다. 2권을 먼저 찾아서 읽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이전 이야기를 모르고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을지 궁금하여 일부러 3권을 먼저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2권을 건너뛰어도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인물 관계나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과거의 사건들을 깊이 이해하려면 1권만큼은 꼭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욕 좀 하는 이유나 3>은 자작 랩으로 학교 발표회 무대에 서려는 호준이를 주인공 유나가 돕는 과정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1권이 '말이란 타인을 공격하거나 짓밟는 도구가 아니라 내 마음을 올바르게 표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수단'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점을 되새겨보면, 3권의 '랩'이라는 소재는 전혀 뜬금없지 않습니다. 랩 역시 본래 자신의 솔직한 마음과 삶을 표현하기 위해 탄생한 언어의 예술이니까요.


    이러한 주제에 걸맞게 책 속에는 재치 넘치는 대화 장면이 가득합니다. 특히 유나를 만난 후 풍부한 우리말 표현에 눈을 뜬 호준이와 유나의 수준 높은(?) 대화, 그리고 '씨동무'가 된 유나와 소미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다정한 대화는 작가가 시리즈 전체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대화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참신한 욕 찾기'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다정한 장면으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러면서도 1권에서 느꼈던 유쾌한 재미는 여전합니다. 여기에 더해 알맞은 상황에 스며든 다채로운 우리말 표현과 사자성어까지 등장해 순수한 읽기의 즐거움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말의 따스한 힘을 재미있는 이야기에 엮어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기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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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치트 키 : 실수를 삭제하시겠습니까? ㅣ 파란 이야기 28
이재문 지음, 유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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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로 문서 작업을 할 때 'Ctrl+Z', 즉 '실행 취소'는 절대 없어선 안 될 필수 기능입니다. 아무리 큰 실수도 이 버튼 하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이 되돌릴 수 있으니까요. 밥을 먹다 옷에 빨간 양념이 튀는 것처럼 아쉬운 순간을 맞이할 때면 '인생에도 실행 취소 버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상상하곤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이 아이디어는 초능력 이야기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지요. 이재문 작가의 신작 <내 인생 치트 키>도 이 흥미로운 상상에서 시작합니다.


    초등학생 '정하루'는 우연히 자신의 삶에서 특정 시점을 저장하고 되돌릴 수 있는 신기한 앱을 얻게 됩니다. 평소 완벽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던 하루는 이 앱을 사용해 이어달리기 경주에서의 실수, 친구의 생일을 잊었던 일, 친구와의 다툼을 되돌려 실수를 없던 일로 만들며 '완벽한 하루'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그런 완벽함도 잠시, 너무 잦은 되돌림으로 인해 시간의 축이 엉키기 시작하고, 급기야 하루 앞에는 또 다른 '하루'가 나타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집니다.


    시간 여행을 다룬 대부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현재를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내 인생 치트 키> 역시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그 교훈을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특별함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하루와의 만남을 통해 앱의 결함을 알게 된 하루는, 또 다른 하루'들'을 직접 설득합니다. 실수가 곧 실패는 아니며, 나의 삶은 그 모든 우여곡절까지 포함해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해주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선생님이나 부모님 같은 주변 어른들과 친구들의 도움도 받지만, 하루가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깨달음을 얻고 흐트러진 상황을 바로잡아 나가는 모습이 좋은 의미로 '어린이책'답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실행 취소' 버튼을 요긴하게 쓰겠지만, 내 삶에 찾아온 뜻밖의 실수에는 후회 대신 어떤 의미를 채워 넣어야 할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실수 속에서 진짜 나를 찾아가는 모든 독자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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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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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배우는 어린이 철학 - 살아가는 힘을 만드는 초등 생각 키우기 | 독서교육 집중 학년을 위한 철학책
히라야마 미키 지음, 이구름 옮김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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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신간 <질문으로 배우는 어린이 철학>의 교사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샘플 도서를 미리 받아 읽어보았습니다. 저자인 히라야마 미키는 프랑스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철학 교실을 직접 운영한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탄탄한 이론적 바탕에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경험까지 더해졌다고 하니, 읽기 전부터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한 번쯤 품었을 법한 질문들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제시합니다. '살아간다는 건 뭘까?', '나다움이란 뭘까?', '친구 관계가 고민될 때', '이상한 어른들의 말 파헤치기'입니다. 우리와 문화적 공통점이 많은 일본에서 쓰인 책이라 그런지 한국의 어린이들이 하는 고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질문으로 배우는 어린이 철학>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세 단계의 사고 과정입니다. [단어의 의미 생각하기→의심해 보기→다르게 생각하기]의 흐름이에요. 저는 첫 번째 단계인 '단어의 의미 생각하기'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같은 낱말을 쓰며 대화하거나 글을 쓰더라도 사람마다 품은 뜻이 다르니, 수업 때 늘 중심 낱말을 정리하고 수업을 시작하거든요. 이 책 역시 '공부'를 이야기할 때는 공부의 사전적 의미에 대해 먼저 알려주고, '직업'을 다룰 때는 '일'과 '꿈'의 의미를 명확히 짚고 시작합니다. 공부를 그저 '책상에 앉아 문제를 푸는 것'으로 여기거나, 일을 단지 '직업'과 같은 뜻으로만 사용했던 독자라면 이 단계에서부터 생각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으로 배우는 어린이 철학>은 제시된 질문에 섣불리 정답을 내어 놓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생각이 다 옳다"라는 무책임한 결론을 제시하지도 않아요. 독자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되, 그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또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짚어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읽는 순간보다 책을 덮고 난 뒤의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긴 책입니다. 혼자 차분히 읽어도 좋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눌 때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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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어린이책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요!

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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