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잇소 잡화점 - 마음을 이어 주는 이야기친구
박현숙 지음, 박혜림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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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인 박현숙 작가는 무려 200여 권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출간할 만큼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저희 반 교실도서관만 살펴보아도 <오해의 달인>이나 <완벽한 탐정의 조건> 등 박현숙 작가의 여러 작품이 눈에 띕니다. 박현숙 작가의 책들은 모두 이야기가 명쾌하게 흘러가면서 그 안에 아이들을 향한 따뜻하고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누구에게나 권하기 좋은 책들이에요. 이번에 읽은 <다잇소 잡화점> 역시 작가 특유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절친 소영이로부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담이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쌀쌀맞아진 담이에게 서운한 소영이, 그리고 자신은 '정의'의 편이니 담이를 돕겠다고 나서는 예원이까지. 얽히고설킨 세 명의 어린이가 우연히 다잇소 잡화점을 방문해 각자에게 필요한 물건을 얻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여기서 '다잇소'는 모든 물건이 다 있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마음을 이어 준다'는 따뜻한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이름이 암시하듯 아이들은 잡화점에서 얻은 특별한 물건을 계기로 오해를 풀고 숨겨져 있던 서로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묘사되는 아이들의 심리와 대화가 재미있었습니다. 교실에서 듣던 아이들의 대화가 그대로 떠오를 만큼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친구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 상처받고 오해가 생기는 과정을 기가 막히게 포착해 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잇소 잡화점에서 아이들이 얻은 물건들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마법 물건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친구의 입장을 바라볼 용기를 주는 작은 매개체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단순하고 허황된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고, 친구에 대한 고민을 가진 어린 독자들에게 슬쩍 건네주고 싶은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고민을 한 번쯤 느껴보았다면 <다잇소 잡화점>을 꼭 읽고, 상대의 마음도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랄게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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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 - 청소년을 위한 회복 가이드 발견의 첫걸음 15
나오미 피셔 지음, 일라이자 프리커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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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첫인상은 '가볍다'였습니다. 비슷한 크기와 두께의 다른 책들에 비해 손에 들었을 때 유독 가볍게 느껴졌는데, 어쩌면 그 무게조차 의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번아웃이 오면 세상 모든 것이 무겁게 느껴질 테니까요. 번아웃이 온 청소년이 책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도록 이렇게 만들었나 하고, 많이 앞서나간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의 초반부는 '번아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합니다. 덕분에 저도 번아웃과 일반적인 우울의 차이, 번아웃에 빠지게 되는 과정 등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공교육 종사자의 입장에서는 읽는 내내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일들로 우울감이 생긴 학생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우울감의 원인을 모두 학교 탓으로만 돌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영국의 학교와 사회 사정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대입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 말미의 '어른들을 위한 청소년 번아웃 가이드'와 이길보라 감독의 추천사를 읽으며 이런 걱정은 조금 사그라들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청소년 번아웃 가이드'에서는 지금 시대의 청소년들이 어떤 과정을 겪고 번아웃에 빠지게 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길보라 감독의 추천사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들이 학교 밖의 길을 찾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저 역시 '정상성'이라는 틀과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됩니다.


    과도한 업무로 번아웃이 온 어른이 일을 멈추고 쉼을 통해 번아웃에서 회복된 후 또다시 같은 업무로 돌아가지 않듯, 학교와 학원으로 번아웃이 온 청소년이 우선은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번아웃에서 빠져나왔다고 해서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생각에 깊이 동의합니다. 또한 '믿을 만한 어른 또는 멘토'와 상의하되 그 대상이 어디의 누구인지도 모를 인터넷상의 누군가여서는 안 된다는 점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세 가지 번아웃 해독제는 내가 내 삶을 이끌어 간다는 감각, 나에게 의미 일을 일을 잘 해내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입니다. 석차를 매기기 위해 학교에서 제시한 평가 기준에 온 신경이 곤두선 채 온종일 학원 일정에 끌려다니는 청소년은 현실 세계에서 결코 이러한 감각들을 갖출 수 없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을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에서 찾다가 위험에 처하는 청소년에 대한 뉴스도 종종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부디 이 책을 청소년과 보호자가 함께 읽고, 마음의 무게를 덜 깊은 대화를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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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스콜라 어린이문고 43
곽유진 외 지음, 서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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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는 곽유진, 최은옥, 김다노, 우미옥 작가가 각각 한 편씩 쓴 단편을 묶은 단편동화집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네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초등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3학년은 거의 '제2의 입학'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는 학년입니다. 과학이나 사회 등 새로운 교과 과목이 등장하고, 처음으로 6교시를 경험하기도 해요. 처음으로 나이가 '두 자릿수'가 되는 나이이기도 하고요. 이처럼 초등학교 3학년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서 많은 것이 바뀌는 나이입니다. 바로 이 시기를 주목한 책이라 읽기 전부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네 편의 이야기들 중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이야기는 세 번째 수록작인 김다노 작가의 '라도와 해가'입니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도 탄탄한 데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떠올라 감정이입이 깊이 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나영이는 3학년이 되어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됩니다. 사투리가 많이 묻어나는 나영이의 말투에 3학년 1반 어린이들은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서 웃기도 해요. 자신을 다르게 보는 친구들의 시선이 불편했던 나영이는 쉬는 시간에 복도로 나와 서성이던 중 복도에 놓인 고양이 전화기가 울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전화기 반대편에는 경상도에서 오늘 막 서울로 전학 온 3학년 어린이 '해가'가 있었습니다. 나영이와 '해가'는 서로의 처지에 깊이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습니다. 마음이 한결 나아져 교실로 돌아온 나영이는 이후 여러 일들을 겪으며 3학년 1반 어린이들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놀리려고 말을 걸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저의 고향도 지방이라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 제 말투를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불편했습니다. 삶의 경험치가 쌓인 지금에야 '신기해하라지~'하며 대범하게 넘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저도 모르게 위축되어 말을 꺼내기가 참 힘들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이 떠올라서인지 나영이가 3학년 1반 친구들과 오해를 풀고 점점 친해지는 장면, 그리고 '해가'의 정체가 드러나는 결말 부분이 아주 감동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라도와 해가'만 세 번 정도 다시 읽었을 만큼요.


    여러분의 3학년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환경이 많이 바뀐 삶의 어떤 시기는 어떠셨나요?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를 읽으며 나에게도 있었을 그 시절을 가만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아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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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있소 과학 2 - 최고의 뷰티왕을 뽑아라 다있소 과학 2
윤자영 지음, 노이신 그림 / 다른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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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에 <다있소 과학①: 최고의 문구왕을 뽑아라>를 읽고 학생들에게 소개했을 때 반응이 제법 좋았습니다. 비슷한 기능을 가진 물건들을 서로 '경쟁'시켜 장단점을 비교해 본다는 콘셉트가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2권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어요.


    이번 2권을 읽으며 먼저 든 생각은 '역시 이번에도 소재를 잘 고르셨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소개한다는 시리즈 고유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권에서는 청결과 위생, 미용 관련 물품들을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마침 여름철을 맞아 위생 관리에 신경 쓰게 되는 요즘 시기와 딱 맞아떨어집니다. 출간 타이밍이 아주 적절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권에서 증명된 이 시리즈의 장점은 2권에서도 고스란히 빛을 발합니다. 주제어를 해시태그 형식으로 깔끔하게 소개하는 점이나, 설명이 군더더기 없고 명쾌하다는 점, 그리고 직관적인 삽화로 이해를 돕는 것 등등이요. 무엇보다 각 꼭지마다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핵심 용어와 배경지식을 먼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단계적 구성이 돋보입니다. 덕분에 아직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라도 차근차근 읽어 나간다면 과학을 한층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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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365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2
장-뤽 프로망탈 지음, 조엘 졸리베 그림, 홍경기 옮김 / 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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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 365>는 제가 어린이책에 입문하면서 가장 먼저 모았던 그림책 중에 하나이고, 수업에서도 많이 활용한 책입니다. 단순하면서도 재미있고, 시의성이 있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아 학습에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도 깔끔합니다. 새해 첫날부터 주인공네 가족의 집에 펭귄이 하루에 한 마리씩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이 되어요. 1년이 지나 펭귄은 모두 365마리가 되고 마지막에 펭귄을 보낸 범인(?)이 등장해 그 이유를 밝히는 형식이지요.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주인공 가족은 펭귄을 정리하는 방식을 고민하며 수학적 사고를 경험하기도 하고 펭귄과 함께하는 규칙을 만들며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살짝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달하여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고 활용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같은 작가의 그림책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과 마찬가지로 적은 수의 색을 이용한 삽화도 눈에 띕니다. 주황색, 하늘색, 검은색의 세 가지 색을 주로 사용해 깔끔하게 떨어지는 그림과 글의 조화가 돋보이며, 오래 감상해도 눈이 피곤하지 않습니다. 삽화 속 여러 마리의 펭귄들 사이에 작가가 숨겨둔 귀여운 숨은 그림 찾기도 할 수 있어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점점 더 더워지는 여름, 에어컨 밑으로 피신해서 열기를 가라앉히면서도 창밖의 동물들이 걱정되는 계절입니다. <펭귄 365>를 읽으면서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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