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지옥이다
박상기 지음, 양양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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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받아든 순간 강렬하고 자극적인 제목에 덜컥 놀라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박상기 작가의 작품들은 늘 학교라는 공간의 서늘한 현실을 날카롭게 담아내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이번 신작 역시 현장의 결을 사실적으로 포착해 낸 묵직한 이야기입니다. 100개의 교실이 있다면 그 모습 또한 100가지로 각기 다르겠지만, 그래도 이 책은 학교 밖에서는 결코 온전히 볼 수 없는, 오직 교실 안에서만 보이는 생생한 모습을 최선을 다해 펼쳐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아침 활동 시간부터 방과 후까지 6학년 3반의 하루를 묵묵히 따라갑니다. 서사의 중심은 두 사람, 반장 건훈과 단짝 관계에 균열이 생긴 서희입니다. 건훈이는 담임 선생님의 지시도 무시하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창식과 끊임없이 대립하고, 서희는 가장 친했던 유진이 새 친구 예림과 가까워지며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아 무거운 마음으로 교실에 존재하지요. 그리고 이 두 주인공의 이야기 사이사이 담임 교사 박채영의 시선과 고민이 파고들며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합니다. 


    교실에서 사건은 눈 깜짝할 사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 사건의 숨겨진 진상을 파악하고 무너진 관계를 수습하며,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마침내 교사 자신의 부서진 마음까지 추스르는 데에는 몇십 배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학교가 어떤지 잘 모르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전개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수업 시간에 마음대로 교실을 나가 버리는 창식이나, 친구를 은근히 소외시키는 유진과 예림을 따끔하게 혼내지 못하는 교사 박채영의 모습이 자칫 책임을 회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담임 교사의 무게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 아슬아슬한 대치와 침묵이야말로 아이들이 완전히 튕겨 나가버리지 않도록 붙잡기 위한, 그리고 교사 자신이 버티기 위한 '최선'이었음을 이해할 것입니다.


    결말은 조금 씁쓸하고,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책은 더더욱 현실을 명료하게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언젠가 우리의 학교 현장이 유의미하게 바뀌어, 이 이야기가 먼 훗날에는 그저 '과거의 독특한 이야기'로만 남기를, 그리고 "그땐 참 그랬었지"하며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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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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