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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까지 숨이 차면 - 제4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텍스트T 22
조은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기후 위기'라는 낱말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누리는 자연이 사라져 버린 미래에 대한 상상은 영상과 활자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등장하지요. 제4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을 받은 <손끝까지 숨이 차면>은, 핵전쟁 이후 황폐해진 지구에서 인간이 식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핵전쟁 이후 지구의 대부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인 '적색 구역'이 됩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 이후 생겨난 신종 식물 덕분에 생존이 가능한 '녹색 구역'에 모여 살아갑니다. 주인공 '영월'은 녹색 구역에 있는 녹운고등학교 학생이자 인간이 활용할 식물을 채집하는 '데메테르 연구소'의 실습생입니다. 숲에서 식물을 채집하는 일은 힘들지만 한 쪽 팔이 없는 영월은 팔을 대신할 특별한 식물 '파나케이아'를 하루라도 빨리 이식받기 위해 버텨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에서의 사고로 영월을 구하려던 팀장이 목숨을 잃고 영월은 팀장의 몸에 있던 파나케이아를 대신 이식받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후, 팀장을 잃은 상실감을 안은 영월의 학교에 팀장의 딸인 '여수'가 전학을 오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김초엽 작가의 작품들, 특히 <지구 끝의 온실>이 떠올랐습니다. 식물이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점, 그리고 살아가기 힘든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중심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랑'이 있다는 점이 닮았기 때문이에요. 김초엽 작가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손끝까지 숨이 차면>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 것입니다. 반대로 이 책이 좋았다면 김초엽 작가의 작품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특히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식물들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식물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책 속의 인간들은 말 그대로 식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극단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영월의 새로운 팔이자 식물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파나케이아'의 이식 과정을 묘사한 부분은 아주 집중해서 읽게 됩니다.
<손끝까지 숨이 차면>은 자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훼손하기만 하는 오늘날의 인간을 향한 경고를 담고 있으면서도,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결국 인간은 서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SF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청소년 독자를 위한 이런 멋진 SF 소설이 등장해 기쁩니다.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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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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