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 소문 말고 진실 다산어린이문학
황지영 지음, 송효정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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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서점 사이트에서 제 눈에 띈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학생들이 열광하는 <햇빛초> 시리즈로 유명한 황지영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이라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독특한 판형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서치'가 떠올랐어요. '서치'가 모든 장면을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여준 것처럼, <톡: 소문 말고 진실> 역시 스마트폰 화면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전국 초등학생 독후감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엄마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어 마음이 복잡한 민지와, 그런 민지를 부러워하는 로희의 핸드폰 화면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전개됩니다. 민지의 핸드폰은 하늘색 테두리로, 로희의 핸드폰은 분홍색 테두리로 구분되어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독자에게 친절한 힌트가 되어줍니다. 독자는 민지와 로희가 친구나 가족과 주고받는 톡 메시지뿐 아니라, 각 페이지에 함께 나오는 사진, 검색 기록, 캡처 화면, 대화에 참여한 사람, 대화한 시각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며 책을 읽어나가야 해요. 마치 실제 핸드폰 화면을 보는 것처럼 눈을 바쁘게 움직이며 몰입감 있는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 속 갈등의 소재는 사실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민지는 엄마의 비밀이 진짜일까 봐 직접 물어보지 못하고, 로희는 민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만 듣고 마음대로 판단해 버립니다. 이처럼 이 책은 SNS를 통한 대화가 가지는 한계를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화면 속에서는 표정도 몸짓도 볼 수 없으니 툭 던지는 작은 말에도 오해가 크게 번지기 일쑤입니다.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겪는 취약점이지요.

    <톡: 소문 말고 진실>의 결말은 갈등이 명쾌하게 해결되지도 않고, 후련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직후에는 '이렇게 끝나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곱씹어 보니 이 결말이야말로 이야기의 의도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지만, 정작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지요. 눈을 마주치지 않는 스마트폰 속의 대화는 의도가 있든 없든 결국 또 다른 오해를 낳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은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소통의 그림자뿐 아니라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깨닫기를 바랍니다. 스마트폰이 전해주지 못하는 진짜 '진심'의 힘을, 이 책이 알려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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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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