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의 종이집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KBBY 추천도서, 2021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바람동시책 1
김개미 지음, 민승지 그림 / 천개의바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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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나의 종이집>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아직 안 늦었어!'라는 다급한 누군가의 속삭임이 제목이나 저자 소개보다 먼저 독자를 맞이해요. 이런 시작에 이어 만화 형식의 그림들이 이어지고 그 이후에야 지은이 소개와 제목, 작가의 말이 등장합니다. 보통 시집이라면 책을 시작하기 전에 저자와 제목을 확인하고 읽게 되지요. 이 책은 그런 순서를 뒤집어서 매우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작가의 말조차 일반적인 인사말이 아니라 한 편의 시로 되어 있어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흔하지 않은 시집임을 알 수 있습니다.


    <티나의 종이집>은 만화와 시가 교차하며 진행됩니다. '나'는 평범한 초등학생 남자아이입니다. 길에서 우연히 어떤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이 여자아이의 이름은 '티나'이고 우리 반에 전학을 왔어요. '나'와 티나는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가까워지고 '나'는 티나에 대한 마음을 키워갑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이야기와 함께 '나'의 감정을 담은 시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일반적인 시집처럼 마음에 드는 시만 골라 읽는 방법보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따라가면서 읽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만화와 시가 번갈아가며 펼쳐지니 그림책과 시집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조금은 덤벙대고, 걸핏하면 지각해 선생님께 혼나는 등 완벽하지 않은 보통 아이입니다. 그런 '나'가 티나와 함께 민들레를 보며 웃거나, 빵과 수학책, 잔소리, 곤충 등 현실적인 소재로 어린이의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시를 읽다 보면 아이라고 해서 감정이 결코 가볍거나 얕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마음속 설렘과 고민, 서툰 고백을 표현한 시를 읽다 보면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두근거림과 어색함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이 책의 삽화는 부드러운 연필 선과 투명하고 화사한 수채화 채색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특히 책 표지와 만화 일부, 그리고 티나와 관련된 장면 곳곳에 등장하는 분홍색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이 책에서 사용된 분홍색은 화사하면서도 눈이 아프지 않은 색감이라 딱 맞는 색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의 섬세한 감정과 소소한 일상이 시와 만화로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티나의 종이집>은 평소 동시를 즐기는 독자도, 아직 시보다는 이야기가 더 익숙한 독자에게도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어릴 적 설렘으로 돌아가 마음 한편이 몽글몽글해지는 경험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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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blog.naver.com/book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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