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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탐정의 조건 ㅣ 꿈터 어린이 32
박현숙 지음, 노은주 그림 / 꿈터 / 2021년 4월
평점 :
저는 어릴 때부터 추리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중학생 때 처음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고 완전히 빠져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어요. 셜록 홈즈 시리즈와 함께 대중적인 추리 소설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도 물론 재미있게 읽었지만, 제 취향에는 셜록 홈즈 쪽이 더 맞습니다. 무거운 살인 사건만 다루는 게 아니라 실종된 사람이나 물건을 찾는 소소한 사건들도 등장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는 아무래도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제가 워낙 추리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추리 소설의 재미를 전해주고 싶어서 여러 가지 추리 동화를 찾아 읽곤 합니다. 학년군별로 조금씩 다른 책들을 추천하는데요,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탄탄한 구조를 자랑하는 '스무 고개 탐정' 시리즈를,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두덕 씨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박현숙 작가의 <완벽한 탐정의 조건>은 그 사이, 3~4학년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완벽한 탐정의 조건>의 주인공은 '한류 탐정'을 꿈꾸는 초등학생 호찬이입니다. 어느 날 단짝 친구 영민이로부터 없어진 팔찌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영민이가 팔찌를 잃어버린 피해자가 아니라 범인으로 오해받는 용의자라는 사실입니다. 용의자가 직접 사건 해결을 부탁하는 방식은 신선해서 눈길이 갔습니다. 영민이가 용의자가 된 이유는 없어진 팔찌의 주인이 영민이의 쌍둥이 형제인 영웅이이고, 이 팔찌는 영웅이를 좋아하는 설아가 선물한 '세상에 단 두 개밖에 없는' 특별한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분실 사건 같지만 의외로 삼각관계(?)까지 살짝 엿볼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더욱 흥미진진했습니다.
호찬이가 커플 팔찌를 찾고 사건의 진실을 밝혀 나가는 과정이 꽤 탐정스럽습니다. 용의자를 직접 탐문하고, 쉽게 지나칠 법한 작은 단서를 붙잡아 결국 진실을 밝혀 내는 모습에서 셜록 홈즈가 살짝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재치 있게 위기를 넘기는 장면, 깔끔한 복선 회수와 사건 해결까지 기승전결이 탄탄한 추리 동화입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는 박현숙 작가님의 어릴 적 경험담도 실려 있어 아주 흥미로우니 꼭 마지막까지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추리 동화를 좋아하는 학생, 그리고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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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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