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보는 낱말 사전
강승임 지음, 김고둥 그림 / 풀빛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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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을 즐겨 봅니다. 얼마 전에 프로그램 안에서 '너 이름이 뭐니?'라는 퀴즈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쓰는 물건들의 이름을 맞히는 퀴즈였습니다. 퀴즈 문제들 중에서 '귤락'이라는 낱말을 처음 접하고 깜짝 놀랐어요. '귤락'은 귤 속살에 붙은 하얀 실을 가리키는 낱말이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낱말이 아직 이렇게 많구나!'라고 새삼 새롭게 느끼던 차에,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잘 몰랐던 낱말들을 소개하는 어린이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구매해 읽어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낱말 사전>은 어린이가 세상을 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처음 보는 낱말' 80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낱말은 10개씩 여덟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장의 이름도 '송골송골 운동회 날', '주렁주렁 추석날', '재잘재잘 친구 만나는 날'처럼 순우리말 의성어나 의태어로 정감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전처럼 단순하게 낱말과 낱말의 뜻만 제시하지 않고, 실제로 그 말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황과 짧은 문장도 함께 실려 있어 책을 읽으며 생생하게 낱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고둥 작가의 삽화 또한 그림체가 둥글둥글하고 색감이 따스하여 책 속 아기자기한 문장들과 잘 어울립니다.


    책을 읽어보니 '날짐승', '주전부리' 등 익숙한 낱말들도 있는 반면, '먼지잼', '매지구름', '손톱여물'처럼 처음 들어본 신기한 낱말도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새로운 낱말을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작은 보석을 하나씩 모으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책의 앞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더 많은 낱말을 알게 되면 생각과 감정을 더욱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고, 내 주변을 더욱 세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 주변의 사소한 일상들이 '손샅'으로 쉬이 새어나가지 않고 '윤슬'처럼 반짝이는 소중한 순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낱말을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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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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