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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좀 하는 이유나 ㅣ 노란 잠수함 5
류재향 지음, 이덕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류재향 작가의 <욕 좀 하는 이유나>는 교실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유난히 좋아하고 자주 꺼내 읽는 책입니다. 욕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쾌하고 통쾌한 이야기 전개와 깔끔한 결말 덕분에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책입니다. 교실도서관에 오래 꽂혀 있던 이 책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어 보니 학생들이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당당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학생 이유나입니다. 고등학생인 오빠의 영향으로 욕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아이에요. 그런데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을 했다가, 욕을 잘하고 말투가 험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맙니다. '앞으로는 바른 말만 써야 하나?'하고 고민하던 때, 같은 반 친구 송소미가 닭강정을 사주며 조심스레 부탁을 해옵니다. 학원 버스에서 자신에게 자꾸 욕을 하는 임호준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것이죠. 그 복수 방법은 이유나가 가르쳐준 욕을 시원하게 퍼부어 주는 것입니다.
제법 의리가 있는 이유나는 닭강정을 받아먹었으니 부탁을 들어주기로 합니다. 임호준을 이기기 위해서는 임호준이 쓰지 않는 욕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나는 색다르고 평범하지 않은 욕을 찾아 나섭니다. 이유나가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욕을 수집 임호준을 통쾌하게 혼내주는 장면은 매우 유쾌하게 펼쳐져서 아이들이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문학에서는 욕이 종종 등장하기는 하지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아동문학에서는 욕이라는 소재를 금기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뒤엎고, '우리는 왜 욕을 할까?', '말은 어떻게 써야 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집니다. 단순히 '욕은 나쁘다'라는 일방적인 교훈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라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덕화 작가의 삽화도 본문의 유쾌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단순한 그림이지만 인물들의 동작과 표정에 감정이 살아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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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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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함부로 대하고 네 기분을 상하게 한 애의 사정을 네가 다 헤아릴 필요는 없어. 그 애가 힘든 일은,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일이야. 왜 네가 화풀이 대상이 되고 욕을 먹어야 해? 그건 걔가 잘못한 거야." - P70
"암튼 내가 생각을 좀 해 봤어.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말은, 음, 서로 이해하기 위해 하는 거잖아. 마음을 전달하고 기분을 표현하고, 그러려고 하는 거 같은데."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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