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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장수 문순득 표류기 - 조선 최초로 세계 문화를 경험하다 ㅣ 생각이 커지는 생각
이퐁 지음, 김윤정 그림, 최성환 감수 / 책속물고기 / 2018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조선 후기 실제 인물인 문순득의 표류 여정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역사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조선 시대의 유명한 인물 정약용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서해 남쪽의 우이도라는 섬에 유배되어 있을 때, 그곳에 사는 문순득이라는 어부를 만납니다. 놀랍게도 문순득은 그 당시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없었던 외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정약전은 신기해하며 문순득에게 그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문순득이 해 준 이야기를 정리하여 <표해시말>이라는 책을 씁니다.
<홍어 장수 문순득 표류기>는 <표해시말>이라는 책에 이퐁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초등학생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했으면서도,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모험 이야기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표류'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도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이도의 어부 문순득은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다가 거센 바람에 휘말려 표류하게 됩니다. 문순득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유구국(지금의 오키나와)입니다. 오키나와는 지금은 해외여행지로 익숙하지만, 당시의 문순득에게는 예고 없이 닥친 생존의 여정이었지요.
말도 통하지 않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순득은 긍정적인 태도와 끈기 있는 자세로 낯선 땅에서의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갑니다. 외국의 언어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죠. 이후 그는 여송(지금의 필리핀), 오문(중국 남부)을 거쳐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문순득은 표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나중에는 조선에 표류한 외국인들과 조선인 사이에서 통역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아주 드물고 특별한 경험을 한 사람인 것이죠.
문순득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도 아니고, 신분이 높은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낯선 세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와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 덕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해 보지 못한 일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역사와 여행,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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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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