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
유준재 지음, 이주희 그림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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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우의 칼을 찾아주세요>는 낯익은 경험에서부터 시작해 마음 깊숙한 곳까지 성큼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히 본 밑부분이 뜯긴 광고지가 떠오릅니다. 실종 동물을 찾거나, 헬스장 전단처럼 연락처가 적힌 작은 종이를 찢어갈 수 있게 만든 모양이죠. 아이들이 직접 쓴 듯한 그림책의 제목과 어우러져서 이 책의 내용이 정연우가 잃어버린 칼을 찾는 이야기임을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고, 또 책을 읽으려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푸른아파트 앞 정자입니다. 장난감 칼을 잃어버린 하늘초등학교 1학년 3반 정연우가 슬퍼서 울고 있어요. 정연우의 친구들은 정연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던 경험들을 하나둘 꺼내놓기 시작합니다. 게임기나 인형 같은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도 있고, 외국으로 이민을 간 사촌 언니나 돌아가신 엄마처럼 사람을 잃은 아이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물건일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나에게는 아주 커다란 존재였던 무엇'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정연우의 친구들은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서로에게 공감하고, 정연우의 칼을 찾기 위한 광고지를 함께 만들기로 합니다. 이 작은 연대의 움직임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5학년 1학기 8단원의 학습 주제 중에는 '겪은 일을 떠올리며 글 읽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 주제로 수업을 하며 <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를 활용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경험이나 잃었다가 다시 찾은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치 그림책 속 정연우의 친구들처럼 서로의 경험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학습 목표에도 충실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에도 오래 남는 수업이 되었습니다.


    <정연우의 칼을 찾아주세요>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잃어버림의 기억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소중한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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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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