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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 이 책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 ㅣ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스테파니 베르네 지음, 카미유 드 퀴삭 그림, 이정주 옮김 / 우리학교 / 2024년 10월
평점 :
저는 프랑스 어린이책을 좋아해요. 그 이유는 우리나라 어린이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새로운 시각이나 색다른 형식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 역시 그런 점이 잘 드러나는 아주 매력적인 책입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제목처럼 책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을 쓰는 작가부터 시작해서 편집자, 삽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영업 사원, 인쇄 기술자, 서점 직원, 문학 평론가, 도서관 사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까지. 책을 만들고 나르고 소개하고 읽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모여 한 권의 책이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특히 문학 평론가나 출판사 영업 사원처럼 학생들이 잘 떠올리지 못할 직업까지 빠짐없이 등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만드는 사람들뿐 아니라 책을 알리고, 평가하고, 판매하는 과정까지도 중요한 작업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탐색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자'도 책과 관련된 직업 중 하나로 넣었다는 점이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책은 만들어진 것으로 끝이 아니라, 누군가가 읽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구성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글과 그림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며 설명하는 방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그래픽 디자이너의 역할을 설명하는 페이지는 페이지 전체가 하나의 컴퓨터 화면처럼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픽 디자이너가 작업하는 컴퓨터 화면 속에 여백과 글꼴, 타이포그래피 등에 대한 설명을 넣어 읽는 재미는 물론 시각적인 이해까지 도와줍니다.
표지에서 볼 수 있듯 통통 튀는 원색이 가득 들어 있어 책 전체가 다채롭고 활기찬 느낌을 줍니다. 인물들의 피부색, 머리카락 색 등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 프랑스의 다문화적 환경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어요. 마지막 '찾아보기' 페이지는 단순한 색인의 역할을 넘어 '숨은 글자 찾기' 요소까지 담겨 있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뒤적이게 됩니다. 단순한 정보 페이지도 즐거운 놀이처럼 만들어낸 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또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한 권이 손에 들어오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손길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페이지마다 숨어 있는 유쾌한 장치들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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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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