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여름 리커버)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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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굳이 따지자면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긴 하지만, 여름에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는 좋아합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해수욕장, 더울 때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넉넉한 사이즈의 흰색 반팔 티셔츠 같은 것들이요. 그중에서도 물냉면은 빼놓을 수 없는 여름의 필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호랭면>은 아주 더운 여름에 읽으면 딱 좋을 그림책입니다. 


    <호랭면>은 전래동화와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배경에 기와집과 초가집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또한 '이러다 더위 먹겠소.', '이 길이 맞는 거요?'처럼 사극에서 쓰는 듯한 말투를 사용해요. 이런 점이 <호랭면>의 이야기에 재미를 더합니다.


    주인공은 노는 거라면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김 낭자, 이 도령, 박 도령이에요. 암탉이 삶은 달걀을 낳았다는 소문까지 도는 더운 여름날, 세 사람은 서당에 다녀오는 길에 주운 책에서 절대로 녹지 않는 얼음이 있다는 내용을 읽게 돼요. 절대로 녹지 않는 얼음을 찾아 모험을 떠난 세 사람은 절벽에 매달린 고양이를 구해 줍니다. 고양이를 따라가다가 어떤 폭포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 폭포는 예사 폭포가 아니라 냉면이었습니다!


    전설의 폭포가 사실은 호랑이가 즐기는 냉면, '호랭면'이었다는 귀여운 반전은 김지안 작가의 그림체와 만나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들의 통통한 볼살, 아기호랑이들, 호랭면이 흐르는 계곡의 풍경들은 보기만 해도 유쾌하고 재미있어요.


    이 책의 또 하나 특별한 점은 페이지 구성입니다. 만화처럼 컷이 나누어진 페이지와, 일반 그림책처럼 양쪽 면을 통째로 활용해 넓게 펼쳐진 페이지가 자연스럽게 번갈아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리듬을 줍니다. 컷이 나뉜 장면에서는 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을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상상할 수 있고, 한 장면을 넓게 표현한 페이지에서는 호랭면 폭포처럼 상상 속 공간의 시원한 분위기를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어요.


    더운 여름날, 귀엽고 시원한 <호랭면> 한 권 읽으며 스트레스 날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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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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