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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초대할 거야 - 앞뒤로 읽으면서 입장을 바꿔 보는 책 ㅣ 그래 책이야 7
박현숙 지음, 조현숙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6년 12월
평점 :
<끝까지 초대할 거야>는 특이한 형식을 가진 책입니다. 맨 앞부터 시작해 절반을 읽고, 책을 뒤집어서 맨 뒤부터 다시 시작해서 절반을 읽는 순서로 되어 있어요. 한 권의 책 안에서 두 주인공의 마음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우리는 보통 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를 읽죠. 그런데 이 책은 갈등의 양쪽 입장을 공평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앞쪽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래, 뒤쪽 이야기의 주인공은 민지입니다. 모래와 민지는 엄마들끼리 친한 사이여서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두 명의 성격은 정반대에요. 모래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려 하지만, 그 마음이 지나쳐 참견이나 자랑으로 비치게 되는 아이입니다. 민지는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고, 주변의 분위기를 신경쓰지만 동시에 소심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잘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모래와 민지, 여기에 수영이와 보람이까지 합쳐 '사총사'로 함께하다가, 모래의 참견과 자랑에 짜증이 난 수영이가 민지와 보람이에게 모래를 사총사에서 빼자고 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앞쪽 이야기에서는 모래가 자신의 배려 아닌 배려를 받는 친구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이, 뒤쪽 이야기에서는 민지가 용기를 내어 왕따 방관자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두 주인공의 마음이 잘 묘사되어 있어서 어느 쪽에 감정이입을 하며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제목인 <끝까지 초대할 거야>는 사총사 단톡방에서 '저격'을 당하던 모래가 나쁜 말들에 못 이겨서 단톡방을 나가자, 수영이가 다시 단톡방에 모래를 초대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책 속에 자세히는 등장하지 않는 수영이와 보람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거나, 단톡방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들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제안해드려요.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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