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의 기술 - 뇌과학이 말하는 즐거워할 줄 아는 지능의 비밀
앤서니 T. 디베네뎃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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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IQ외에도 다양한 지능이 있다고 한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 이론을 소개하였는데 유쾌 지능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도 좋다. 자기 이해 지능과 대인관계 지능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유쾌 지능이기 때문이다. 유쾌 지능 (playful intelligence)이 있으면 우리의 삶을 긴장과 스트레스로부터 좀 더 쉽게 벗어날 수 있고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준다. 유쾌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 저자 앤서니 T. 디베네뎃은 5가지 기술을 연마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상상력 / 유쾌 기술의 첫번째

 

상상력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사건이 발생할 때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 강도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으로 가지게 되는 트라우마에만 빠져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상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건을 재구성하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지금의 부정적인 상황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 상상력을 통한 상황의 재구성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것이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그와 함께 강도 사건 이후 다른 강도 사건의 피해자를 도울 수도 있고, 가족이나 안전,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삶의 우선 순위를 재설정할 수도 있고, 삶의 취약성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로 가질수도 있다. 트라우마가 생기는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상황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건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치지 않도록 하게 한다.

 

 

 

사교성 / 유쾌 기술의 두번째

 

사교성이 좋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겸손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주어 공동체라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좋다는 것을 말한다. , 대인 관계를 잘 하는 것이다.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두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들은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한 첫인상과 같은 일차적인 반응과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인상을 따르지 않으려고하는 사고방식을 가진다. 둘째 사회적인 교류를 할 때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다. 자기자신과 세상을 좀 더 가볍게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열린 마음으로 다가간다. 힘을 뺀 의사소통을 하지만 무조건 수동적인 관계가 아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유머 / 유쾌 기술의 세번째

 

유쾌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항상 유머스럽고 즐겁게 사는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유머로 인한 실수를 줄이고 현명하게 유머를 사용할 수 있다. , 건강한 유머를 사용한다. 유머는 우리의 삶에 회복력을 제공한다.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웃을 수 있고 유머를 발견할 수 있다면,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심리적인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다.관찰자의 입장이되어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그 고통을 덜 무겁게 볼 수 있다. 가끔씩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유머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유머 자체가 병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유머로 사람과의 관계가 끈끈해지고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어서 발생한 효과이다.

 

 

 

즉흥성 / 유쾌 기술의 네번째

 

체리 리퍼블릭을 운영하던 밥은 2012년 최악의 체리농사로 위기를 겪었을 때 크랜베리를 대신 이용하고 대체 작물을 수입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밥은 심리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었다. 위기의 상황이 왔을 때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확보했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찾아내었는데 그것은 바로 그의 높은 유쾌 지능과 순발력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 밥은 부모님들의 특별한 교육으로 명확한 규칙과 유동성 있는 규칙을 동시에 정하고 새로운 경험과 모험을 하는데 있어 개방적으로 일과 재미를 결합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의 사고의 유연성이 결국 회사와 많은 직원들이 함께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한 힘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경이감 / 유쾌 기술의 다섯번째

 

 

어른들의 삶은 거대하고 장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굳은살이 박힌 감정들이 자리잡은 삶 속에서 경이감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어른들의 삶 속에서도 우리를 어린시절과 연결해주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사건을 맞딱뜨릴 때에는 경이감을 느낄수 있다. 경이감은 우리의 내면의 어린아이와 다시 연결 되고 만족감, 삶의 의미, 기쁨이 충만해져서, 가벼운 관점으로 어른의 삶에 적응하게 해준다. 그런 경이감을 느낄 때 우리는 하루하루 두려움 없이 열정을 가지고 깨어날 수 있게 된다. 어제 피지않았던 꽃봉우리가 오늘 산책시 활짝 피어있음을 보았을 때의 경이감은 삶의 긴장을 덜어준다. 경이감을 느끼려면 시작점을 낮추라고 조언한다.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는 즉흥성이 있을 때 경이감의 발견은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을 재구성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끌어내는 상상력,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가져가기 위해 겸손한 태도로 다가가는 사교성, 관계를 강화하고 인생의 사막을 통과하게 하는 유머 감각, 심리적 유연성에 윤활유를 더하고 자선심을 일깨우는 즉흥성, 삶의 놀이공원을 가까운 곳에서 발견하는 경이감.

 

 

책을 읽은 후 이 다섯가지가 어떻게 연결되어 유쾌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힘든 상황을 당하고 있는 누군가를 볼 때도 어떻게 상상력을 발휘하는게 좋을까 생각했고. 누군가의 반짝반짝 빛나는 성공 스토리를 들을 때는 그 이야기 속에 즉흥성이나 경이감이 없는지 살피게 되었다. 맹숭맹숭하게 남편과 앉아있을 때는 유머를 떠올리며 지루함을 벗어나려 해보기도 하고, 정해진 일상을 벗어날 즉흥적인 아이디어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런 소소한 훈련은 나를 점점 더 유연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 보다도 읽고 나서 더더욱 내용들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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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 -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마음의 주문
시모주 아키코 지음, 권영선 옮김 / 이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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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주 아키코 여사의 글을 읽으며 그녀의 나이가 우리 나라 나이로 85세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우리 나라에도 김형석 교수님같은 분의 책을 읽으면 내적인 경험들이 쌓여 있어서 그 글들에는 울림이 있었다. 이 책 "나이 따위, 잊고 살랍니다."역시 울림이 있는 글들로 경륜있는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따뜻한 느낌의 글이었다. 이런 분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한다. 어찌나 자신들을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잘 관리를 하셨는지.


보통의 나이드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편향된 시각과 고집들로 그냥 듣기만 하게 되어 일방적인 대화로 끝나게 된다. 어른들은 원래 말이 잘 안 통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시모주 아키코 여사님과 같은 분들은 한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런 분들처럼 균형된 생각을 가지고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


아키코 여사에 따르면 두종류의 나이가 있다고 한다.관공서에 기록되어있는 외적나이와 자신이 만들어낸 내적 나이. 그녀는 외적 나이로 자신이 판단을 받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다. 한국 나이로 85세라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녀는 인간에게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관리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나이가 많이 들면 당연히 가족이 보살펴주기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키코 여사는 스스로를 관리할수 있는 자유를 원했다. 어떤 미국의 한 암말기 환자는 심폐소생술을 절대 하지말아달라는 종이를 현관문부터 집 전체에 도배를 해두었다는 글을 읽은적 있다. 그러면서도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하루하루를 마지막날처럼 의미있게 보낸 어르신의 이야기였는데, 자신의 죽음을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맡기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낸것이었다. 나이가 들면 의존적일것이라 생각했는데 멋진 어르신들은 스스로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자유'라고 분명하게 주장하셨다.




아키코 여사가 책에서 우리에게 한가지를 제안했다. 거울을 보며 "나 이제 나이들었어"라고 말해보라고. 그러면 거울이 내게 복수해와서 실제보다 더 나이들어보이게하고, 기분이 점점 침울해져 끝도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험해보았다. 거울을 보며 '나 너무 나이가 들었네'라고 하니 내 얼굴이 쳐지고 우울해보였다. 반면에 '나 아직도 젊은것 애'라고 말을 하니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이 되었다. 아키코 여사의 말처럼 되었다. 나이탓을 할 것이 아니라 마음이 늙어감을 한탄해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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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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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는 일본의 미우라 시온이란 작가가 쓴 소설이다. 미우라 시온은 2006년 나오키상, 2012년 '배를 엮다'로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고,2015년에는 오다사쿠노스케상, 2018년에는 시마세연애문학상과 가와이하야오이야기상을 수상한 유명한 작가이다. 이 작품 '사랑 없는 세계'로 일본 식물학회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서점 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 까지 하였다. 일본의 문학상이라 사실 그것이 얼마나 큰 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본에서는 꽤나 인정받는 유명한 작가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사랑 없는 세계'에서 주인공 후지마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엔푸쿠테이라는 식당에서 요리를 배우며 일을 한다. 단골 손님중 후지마루에게 궁금증을 안겨 준 사람들이 있었는데, 배달 업무를 광고한 날 그 중 우두머리인 듯한 한 사람에게 명함을 받는다. 검정 양복을 입고 다니는 그 사람은 T대학교의 생물학 교수였고, 그와 함께 오는 일행들은 실험실 대학원생들이었다.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후지마루는 검정색 양복을 매일 입는 이유를 그가 판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순수한 청년이었다.



첫 배달을 간 날. 처음으로 대학 건물을 간 후지마루는 얼마나 설레고 긴장했었는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는지를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문을 열지 못하는 일까지. . . 이런 묘사들이 너무나 실제적이라서 미소지으며 책을 읽었다. 그 날 문을 열어주고 걸어가는 대학원생 모토무라의 발뒤꿈치를 보고는 후지마루는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대학원생 모토마루는 특이한 캐릭터이다. 잎사귀의 기공이 너무 이쁘다며 사진을 티셔츠에 프린트해서 입었는데 그것은 입술을 연상하는 그림이었다. 어떤 날은 송이버섯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후지마루는 그녀에게 반하여 사랑을 고백하게 되지만 3일만에 거절의 대답을 듣게 된다.



모토무라가 후지마루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녀가 다른 생물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바로 식물, 그 중에서도 "애기 장대"라는 식물이었다.

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 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하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 수 없고 , 안 할거에요


이 소설을 추천한 사람들중에는 식물 얘기가 많아서 살짝 지겨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이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그 이유중 하나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다. 갈등이나 사건을 많이 일으키지 않아서 깔끔한 느낌이 들었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앞으로만 쭉 걸어가는 일관성이 있었다. 애기 장대를 배양하며 사중변이체를 찾아내는 모토무라의 실험중에 그녀의 큰 실수를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 그 때 모든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열정이 이끌어온 삶의 선택을 기억하며 변함없이 앞으로 직진하는 모습이 참으로 감명깊었다.



또한 작가의 묘사가 너무도 섬세하여 내가 식물의 실험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식물의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지식이 없는 내가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어느 정도 실험에 대해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한 애기장대도 찾아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미우라 시온의 글에서는 유머가 살아있었다. 글을 읽다가 주인공들이 멍청한 행동을 할 때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모른다. 억지로 웃기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얘기를 듣다가 함께 깔깔 웃게 되는 경험에서 처럼 편안하고 호탕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좋았고 왜 작가가 그토록 많은 상을 받는 작가인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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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정원 산책 - 사람, 식물, 지구! 모두를 위한 정원의 과학
레나토 브루니 지음, 장혜경 옮김 / 초사흘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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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중년 여성들은 식물을 좋아하며 대다수는 자신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을 꿈꾼다. 나 또한 정원에 대한 꿈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한 꿈을 키우고는 있으나 현실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예쁜 묘목을 발견하면 그 아이들이 자연에서는 무조건 잘 자라서 우리 집을 멋진 정원으로 꾸며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으나 , 그것이 엄청난 오해라는 것을 전원에 들어온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식물도 예쁘게 길러보려면 어느 정도의 이론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어야 꿈꾸는 정원을 가꿀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식물에 관한 책이 나오면 나의 관심은 바로 그 책을 향해 달려간다.

 


 

"식물학자의 정원산책"은 이탈리아의 파르마 대학에서 식물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레나토 브루니라는 교수님이 쓴 책이다.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1500평 규모의 정원을 가꾸기도 하는 레나토는 사계절의 정원을 산책하며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내가 흔히 듣게되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었다. 역시 교수님이시니 좀 더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았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남겨볼까 한다.

 

 

식물맹과 자연결핍증후군

 

식물맹 (plant blindness)은 식물을 보고 있으면서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배경음악을 듣다보면 그것이 어떤 곡이었는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할때가 많은것 처럼 식물을 일종의 배경 음악으로 여기는 인지 장애를 앓는 현상을 말한다. 음악이 고막을 거쳐 지나가는데도 기억에는 남지 않는 배경음악처럼 식물을 눈으로 보고도 기억은 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식물맹이다.

 

자연결핍증후군(nature-deficit-disorder)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자연과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 결과 도시인들은 집근처에 사는 새가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지만 텔레비젼에 나오는 세렝게티의 사자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다. 레나토 교수는 자기 자신도 자연결핍증후군을 앓는다고 했다. 식물에 관해 모르는것이 거의 없지만 자신의 정원에서는 아내가 자신보다도 식물들을 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꽃시계

 

칼폰 린네라는 식물학자는 1751년 꽃밭으로 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몇몇 꽃들은 규칙적으로 피고 지며, 그 시간은 시계를 맞추어도 될만큼 상당히 정확하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9시에는 조밥나물, 민들레, 뚜껑꽃, 10시에는 금잔화 11시에는 캘리포니아포피를 순서대로 심게 되면 그 꽃들이 개화하는 것을 보고 시간을 추측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종을 개화 순서대로 배열하면 현재의 대략적인 시간을 알 수 있는 꽃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만든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론이었다. 이후에 많은 식물학자들이 그의 꽃시계 아이디어를 시도해보았는데 장소에 따라 기후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다고 했다. 어쨌든, 기계처럼 정확하지는 않지만 꽃으로 만든 꽃밭으로 대충의 시간을 대중에게 알게 해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큰 화분 방치하기

 

집 앞이나 마당에 큰 통이나 화분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자연에 좋다고 한다. 지나가다가 이런 화분들을 보면 "관리나 좀 하지? 저런걸 왜 여기다 두지?"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식물학자는 그냥 커다란 통에 흙을 가득 담아서 그냥 내버려 두고 지켜보라고 한다. 그러면 바람이 이런저런 씨앗을 실어 올 것이고, 운좋으면 계절에 맞추어 예쁜 꽃이 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방치된 화분의 장점은 돈과 에너지가 전혀 들지 않으면서도 제법 멋을 부릴수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토착 생물이 잠시 머물다 갈 피신처가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 생물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진면목을 지켜볼 수 있는 자연 학습장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토착 생물들의 피난처가 되어 자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내게는 신선하고 의미있게 들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흙을 품은채로 구석에 박혀있는 우리집 화분들도 우리집 지렁이와 벌레와 곤충들에게는 좋은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은행나무의 성전환

 

레나토 교수의 마을에 250년된 은행나무가 이제껏 수나무로 자라왔었는데, 갑자기 암나무로 전환된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암나무 은행나무는 그 열매의 냄새로 인해 가로수로 사용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수나무만 심어두었는데 그것들이 암나무로 바뀌는 경우는 흔히 있는 경우라고 한다. 식물은 암수딴그루인경우도 있지만, 암수가 한 몸을 이루거나 한그루에서 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다가 번식에 가장 유리하고 자손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나면 스스로 암수를 결정하여 그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미국 천남성의 경우는 자주자주 자신의 성을 바꾼다고 한다. 해마다 성을 바꾸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 해의 환경에 적응하여 번식을 잘하기 위해서이다. 고사리도 역시 성전환이 가능하며 주변 고사리들의 성을 결정하는 것은 암고사리의 호르몬을 통해서라고 한다. 식물의 세계는 확실히 인간과는 다르며 복잡한 것 같고,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외에도 많은 재미있고 전혀 들어보지 못한 식물의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많이 나온다. 왠지 이 책을 읽고 여기에 있는 얘기들을 외워서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그들이 나를 식물학자처럼 대우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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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 - 일상예술가의 북카페&서점 이야기
정슬 지음 / SISO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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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북카페를 해보고싶다는 소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왠지 낭만이 있을 것 같은 장소인 북카페. 하지만, 운영자의 입장에서보면 하루종일 카페에 붙박이로 지내야한다는 힘듦도 있기에 그냥 "좋겠다!"로 끝나게 된다. 북카페& 서점"헤세처럼"을 운영하는 정 슬 대표는 용감하게 낭만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살기를 선택 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삶의 이야기를 나눈 글이 바로 이 책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이다.

 

 


 

작가는 자신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데미안의 헤세에 대한 애정을 자신의 북카페에 온전히 쏟아부었다. 커피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헤세 잔, 고흐 잔, 클림트 잔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예쁜 컵은 커피의 맛을 더 살릴 뿐만 아니라 기분도 좋아지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잔을 고를까? 집에 있는 예쁜 커피잔을 돌려가며 커피를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낭만을 위하여....... 책을 구입하면 헤세의 정원 도장을 찍어주며 헤세를 기억하고, "내 삶에 스며든 헤세"라는 책 출간에도 참여하였다. 또한 타샤 튜터의 삶에 대한 동경도가지고 있어 식물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커피, , 식물, 헤세"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하루를 지낼수 있는 삶을 선택한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사람의 삶에도 낭만을 제공하는 의미있는 삶이 된것이다.



 

모닝 커피 한 잔은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다.

나른한 오후의 커피 한 잔은 활기찬 일을 하기 위한 시작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 커피 한 잔은 첫문장을 쓰기 위한 시작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커피 한 잔은 좋은 인연의 시작이다.

part1 머물고 싶은 카페에는 낭만이 있다.


 

큰 기업에서 운영하지 않는 순수한 북카페는 운영 자체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카페겸 서점이라는 컨셉이 오히려 경쟁 력이 있다. 서점을 하려면 북큐레이션은 필수이다. 책을 많이 읽고 책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자신의 특색있는 책 선정을 할 수 있고 도서를 추천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점 주인은 문화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서 북카페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토크 저자와의 만남, 서점 소식지 발행, 독서 모임, 배움의 공간등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도록 힘쓸 때 북카페는 더욱 더 의미있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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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에 아이와 함께 오는 부모들이 가끔씩 있는데,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많이 어질러놓고 가는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노키즈존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했고 작가의 노키즈존에 대한 생각이 참으로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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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를 하며 사람들과 삶의 향기를 느낀다는 부분이 좋았다. 북카페를 한다는것은 육체적으로 힘든일일것이다. 어떤 날은 번아웃되기도 하지만 얼굴에는 그 피로함을 드러내기 힘든 직업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거울때도 있지만 부담스럽고 피곤한 날도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북카페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좋은 인연과 기분 좋은 연결을 가질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보였다. 작가님의 글에는 헤세처럼을 운영하며 만난 사람의 향기를 느낀 몇 가지 사례가 나온다. 그 부분을 읽으며 이런맛에 힘들어도 카페를 하시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나왔던 좋은 말들을 기억해본다.

책은 삶의 여정에 해답을 주진 않더라도 시린 마음을 토닥여주는 위로가된다.


당신에게 정원과 서재가 있다면 당신이 필요로 한 모든 것을 가진 것이다.


아무나 예술가가 될 수 없지만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커피다.


 


(n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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