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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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니 왠지 지적인 자극을 받고 싶다. 책을 읽고 싶고, 생각을 키우고 싶고, 지식의 범위도 넓히고 싶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나는 나의 뇌가 통실통실해지게 자극을 줘야겠다. 오늘 읽은 책은 벽돌책보다는 얇지만, 517페이지의 두께에 해당하는 책이다.나의 지적 욕구를 자극하는 말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이라 한 챕터가 짤막하여 조금씩 읽는 것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두께와 주제를 보고 도전해 보았는데 예상보다는 읽기 쉬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두고 매일 조금씩 소개된 지식인의 책과 삶을 읽어보고, 소개글이 짧다보니 더 알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책을 또 주문하여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먼저 저자는 김호기 사회학과 교수님이시다.




책 내용은 60명의 지성인이 쓴 책과 함께 그들의 삶을 요약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을 다시 독립 운동가, 종교와 철학, 문학, 역사,정치가, 법과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 여성과 환경, 자연과학, 밖으로부터의 시선으로 하위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60명의 지성인을 한 책에서 깊이 있게 소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그들의 대표적인 책을 소개하며 그들의 업적을 정리하고, 사회학자의 관점에서 역사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시각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대부분이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분들이었다. 그 중에서 나의 지식이 얕아서 잘 알지 못한 몇 사람에 대해 배웠다. 곧 그들의 책도 읽어보아야할 것 같다.





독립 운동가의 아내로 살아온 이 은숙님의 "서간도시종기"는 내게 새로웠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아내였던 이 은숙은 유교 교육과 함께 성장한 양반집 후예였지만, 희생과 고난과 의지의 삶을 살아온 여성이었다. 남편의 독립 운동을 위해 고무 공장에서 일하고 삯빨래와 삯바늘질을 하며 생활비와 독립운동자금을 모아왔다. 남편의 순국 후에는 아들 이규창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며 옥바라지를 했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독립 운동가의 아내가 많았지만, 우리의 역사에서 그녀들의 기록이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인 김호기 교수님도 우리 독립 운동사가 남성중심적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했다. 2017년 국가 독립유공자로 서훈한 독립운동가는 13,000여명인데 그 중 여성은 300명도 되지도 않는다. 이 책의 가부장주의에 대한 비판이도 있지만, 우리 나라 독립 운동의 역사 전체를 인식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남긴 것 또한 사실이다. 이은숙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불 수도 있다. 봉건적 가부장적인 가정의 수동적인 아내가 아닌 능동적인 개인으로 민족을 위해 일하고, 저항하는 자아로 성숙해간 실존적인 자아상의 여성으로 인식해야 할것 같다.


김수환 추기경을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할 수 없다. 그의 선종 후 추모행사에 40만명의 시민 행렬이 있었으니 한국 사회에 끼친 그의 영향력을 감지할 수 있다. 김 수환 추기경의 소식은 TV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의 특별함은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에관한 글을 읽으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라는 그의 주장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인간의 사악한 마음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그의 말. 오늘날 대한 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정치가들의 거짓말과 낯두꺼움에 염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공정과 평화는라는 가치는 점점 더 멀어지는 이 때에 김 수환 추기경의 사랑에 관한 가치와 그의 삶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삶으로 보여준 그의 사회에 대한 사랑이 이 시대에 더 절실하게 필요한것 같다.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라는 책에는 장 일순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책을 쓰기보다는 말로 그의 생각을 전달했고, 삶으로 그의 생각을 보여주었다. 그는 한살림의 창립자이다. 장일순의 공동체 운동은 우리 미래가 살아가야 할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그는 모든 생명의 거룩성과 평등성을 받아들였고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보았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를 도우며 공생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자본주의의 물질 문명이 인간에게 약육강식과 적자 생존을 요구해왔다. 이러한 것은 인간의 삶을 황폐화하게 했으므로 새로운 철학이 요구되며 그것이 바로이다. 지금같은 기후 변화로 환경 위기가 우리의 삶을 위협해오는 때에 공동체의 삶은 미래 100년에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모습을 보여준것이라 생각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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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욜로욜로 시리즈
송경아 지음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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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외출하고 돌아오면 집을 깨끗이 청소해두고, 밑반찬을 만들어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우렁 총각"을 기르고 싶다. 송경아 소설집 "백귀야행"의 6개의 단편 소설들 중 그 첫번째 이야기가 바로 "나의 우렁총각 이야기"이다. 우렁 각시라는 전통적 개념에서 나온 우렁이가 우렁 총각이 되어 등장한다. 처음 이 책을 대했을 때는 많은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가슴에 뭔가 뭉클한 어떤 것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시대의 아픔이 느껴진다고 할까 아님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아픔이 전해진다고 할까?


젊은이들의 결혼에 대한 시선, 나이가 들어감에도 박사과정을 밟으며, 학교에서 가난한 학생으로 살아가는 삶의 꾸질꾸질함, 성장 과정에 겪은 아픔이 끝나지 않는 삶, 이혼으로 인한 사회에서의 소외감, 각자의 요구와 기대가 다른 가족과의 갈등, 고통이 되는 자식과 부모의 인연, 어느 하나 쉬운 주제가 없었고,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는 거의 없는 스토리였다. 그렇다고 짜증나거나 기분이 가라앉는 내용은 아니었고, 내게 이런 것도 생각해보는게 어때하는 도전과 이해를 요구하는 책 내용이었다.





"나의 우렁총각 이야기"는 우렁이를 홈쇼핑에서 무이자로 할부 구입하여 길렀고, 중고로 다시 인터넷에서 되팔았다는 설정이 현실을 잘 반영하는 것 같았다. 사람인듯 사람이 아닌 우렁 총각은 사람이 집에 없을 때에 사람이 되어 청소와 반찬을 하며 집안 살림을 깔끔하게 해주는 우렁이이다. 남자들이 우렁 각시를 원하듯이 여성도 우렁 총각을 두고 싶은 마음은 동일하다. 집안 일이라는 것은 여자의 몫이여야 하고 여성은 꽃처럼 예쁘게 길러져서 좋은 남자 만나 시집 가야한다는 엄마들의 고정 관념에 작가는 전적으로 동의 하지 않는다. 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말했듯이 돌봄노동만 빼먹고 돌봄사람을 보지 않는 행위는 비인간적인것이다. 우리의 결혼 관계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우렁총각과 주인공과의 관계와 비슷한 것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로시마의 아이들"에서는 두 주인공의 삶과 사랑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 아이들을 만나서 등을 쓰다듬으며 다독여주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아마도 이 소설을 읽는 사람 누구나 그런 느낌을 받을것이다. 현실에서 주인공과 같은 청년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면 우리가 해 줄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할까? 세상이 만든 피해자들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조용한 응원밖에 없다. 진정으로 그들이 일어나서 제대로 살아주고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의 많은 상처받은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 이야기였다.


"열 다섯, 서른 다섯"의 이야기는 이혼을 한 주인공을 집안의 흠으로 여기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교사인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다. 막내딸의 이혼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뿐만 아니라, 그 흠을 자식들이 모델링하게 될까봐 여동생을 보기를 꺼려하는 언니의 모습에 기가 찼다. 가족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아닌 나를 더 작아지는 존재로 만드는 이야기는 "고통의 역사"에서도 나온다. 실수로 낳은 딸이라는 말을 들은 주인공의 가정에서의 불안과 가족으로부터 사랑받고자 애쓰는 모습은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어찌하여 안정된 결혼 생활에 들어섰지만 딸의 희귀병으로 인한 생의 전쟁. 아이에게 고통은 부모에게서도 고통이다. 끊날수 없는 고통. 사랑받고 사랑하고 사는 것조차 힘든 주인공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백귀야행"은 우리 나라 청년중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대변하는 얘기이다. 학사 학위로 취직을 하였다가 다시 대학원을 가야만 하는 경우도 있고, 불경기로 인해 감히 졸업을 하지 못하고 대학에서 계속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고, 공부 자체에 자신을 올인하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도 국문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아들 아닌 딸이 비인기학과에서 책과 씨름하는 모습이 사회의 시선에서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하다. 그런 부정적인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박사과정의 미연. 그냥 마음이 답답했다.





"백귀야행"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와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을 이루는 일도, 그 가족과 사랑을 주고 받으며 따뜻하게 살아가는 삶도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일 경우가 많다. 가족이지만 한 마음을 가지고 살 수 없고, 독특한 개인으로 존재하는데 사회적 눈길때문에 자식의 고통과 삶을 바로 받아주지 못하는 가족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이다. 여자로써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 자라게 될 때 겪는 부당함은 더욱 더 삶을 힘들게 한다. 우리 시대의 가족과 각자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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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장폴 뒤부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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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과 처음 만나서 서로를 알아갈 때, 자신의 이야기는 접어둔 채 친구 이야기, 가족 이야기로 자신을 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알려면 좀 더 친밀한 관계가 될 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신뢰를 쌓아가야만 그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소설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의 주인공인 폴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도 얘기 하지 않았고, 주변 인물들에서 뱅글뱅글 도는 듯한 인상을 주다가 조금씩 자신을 향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폴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8년 11월 4일 브로도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의 감옥방 동료인 패트릭이 폴의 첫 이야기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왜 수감되었는지는 이야기 하지않고 계속하여 패트릭이 왜 이 교도소에 오게 되었는지만 이야기 한다. 폴 자신은 교도소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하고 성실한 일반인임이 계속 설명된다. 플레이보이같이 생긴 덴마크 태생의 목사님인 아버지와 지역의 예술 극장 르 스파르고를 소유한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무언가 엄청 참을 수 없는 일로 인해 실성할 듯한 기분으로 사람을 때렸을 것 같다는 추측만 하게 한다.





이쯤에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교도소는 캐나다인듯한데 아버지는 덴마크인, 엄마는 프랑스인. 그들의 삶의 주된 장소는 프랑스. 그런데 그는 왜 지금 몬트리올에 있을까? 소설은 바로 답을 해 주지 않는다. 폴은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한다. 어릴때의 삶을 언급하다가 또 패트릭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함께 작은 감옥방에서 살면서 매일 저녁 패트릭의 큰 일 보는 일에 노출되는 불쾌감을 말하고 패트릭의 성향을 이야기한다.


폴은 형량 감량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심판관과 면담을 하게 되는 날, 고집스럽게 심판관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는다. 그의 폭력의 진실이 뭔지 몰라도 정말 엄청난 분노에서 나온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폴 스스로 잘못했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폴은 감옥에서 그의 죽은 가족들을 매일 만난다. 환영을 보나? 근데, 그 세사람의 이름만 나오지 그들이 누구인지 바로 얘기하지 않는다. 폴과 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바로 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그들이 스스로 이야기 할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폴의 주변 사람들은 일반인들의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아빠나 엄마의 성향과 삶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었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삶도 특이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패트릭을 시작으로 삶을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폴을 통해 전해진다.


폴의 사연은? 정말 끝까지 읽어야 안다. 그의 사연은 양파껍질 벗기듯이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 된다. 그리고 그의 폭력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정말 그가 측은해진다. 그의 삶을 통째로 뺏긴듯한 억울함과 그의 분노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상처가 큰 사람이라 자신의 이야기를 바로 하지 못하고 그렇게 뱅뱅 돌려 조금씩 자신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슬픈 결과를 불러왔지만 자신의 색깔들로 살아간 여러 인물들의 삶들이 나의 삶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눈에 나 또한 세상을 똑같이 살아가지 않는 한 사람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소설의 다양한 인물의 실패를 볼 때마다, 나보다 더 엉망인 사람도 있고 더 힘든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 하고, 나만 멍청한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소설 읽는 것이 좋다. 정확히 말하면 소설 속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오늘 서평에서는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 이 책"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창비사의 사전평가단에 선정되어 책이 정식 출판되기 전에 읽어본 책이다. 하드커버로 책의 내용을 전혀 예상할 수 없이 읽게 만든 순백의 하얀 책 표지가 너무 좋았다. 정식 출판이 되면 어떤 표지가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문학성 있는 작품을 사전평가단으로 읽게 된 행운을 갖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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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의 시대 -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경제·복지 패러다임
서상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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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진 우리 나라를 보며 이 싸움을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친구를 만나도 정치 얘기만 나오면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나의 정체성이 진보인지 보수인지 구분지으려는 질문들이 쏟아지면 이런 일로 우리가 서로를 판단해야 하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에 슬퍼진다.


나는 진보와 보수로 편가르기 하는 것보다는 사안마다 문제점을 보고 방향성을 찾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라는 제목은 내게 매력적으로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중용 또는 균형과 같은 단어이기 때문에 더더욱 균형이라는 책 제목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저자도 이 책에서 우리 나라의 당면 과제는 좌파와 우파 간의 소모적인 갈등 관계를 서구 선진국에서와 같이 진보와 보수 세력 간의 생산적 경쟁 관계로 승화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다.


한국 사회는 기술 발전이 가져온 경제의 발전으로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지만, 기술의 격차는 부의 양극화라는 현실을 초래왔다. 현대 자동차나 현대 중공업과 같은 곳은 근로자의 연봉은 이미 교수들의 연봉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들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급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비정규직의 연봉은 그들의 반에반도 안 되는게 현실이다.


소득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이것이 다시 삶의 질에 있어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시대의 혁신적인 기술 발전은 창조적 파괴를 불러오고 있다.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로 사업이 부흥할때마다 기존의 사업은 폭망하게 되는 것을 창조적 파괴라고 한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양극화의 어두운 면을 감싸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게 되었다.


국가 운영 패러다임도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등의 북유럽 국가들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모델로 배울 가치가 있다.


<북유럽 국가의 성공 비결>

1. 경제는 철저한 시장원리에 근거한 경쟁 체제 유지

2. 재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

3. 상호 신뢰에 기반한 협조적 노사관계와 유연한 노동 시작 작동


경제는 철저히 시장경제를 따라야한다. 규제가 많으면 오히려 경제가 위축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된다. 부동산도 기업도 철저히 시장경제를 따르도록 하고 정부는 경제생태계를 책임져야한다. 스웨덴은 기업 활동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며 노동 시장은 유연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스웨덴의 정치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노동 조합이 단기적 차원의 개인 이익보다는 중장기적 차원의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사회안정망 구축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높은 조세 부담률이 북유럽모델의 특징이다. 복지를 위해서는 국민의 조세부담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또한 있어야만 한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나의 실업이나 퇴직 후의 삶에 정부가 확실한 도움을 준다는 신뢰가 있어야만 세금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처럼 내가 내는 많은 세금이 나에게는 하나도 혜택이 되지 않을때 기꺼이 많은 세금을 내고 싶은 시민은 없을 것이다.


복지를 위한 재정을 준비해야하며 선거 득표를 위한 수단으로 복지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꼭 기억해야만 한다. 일자리 창출은 꼭 해야할일인데 최저임금을 정부주도로 올린것은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정책이므로 수정이 필요하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민간경제가 활성화되어일자리가 창출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북유럽 국가들은 높은 사회적 신뢰도가 형성되어 있다. 코로나 시대에도 집단 면역을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국민과 정부 사이의 신뢰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서는 지속가능한 복지 국가로 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시대에 사고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새로운 사회 안전망으로 국민 연금의 개혁과 방향성, 그리고 요즈음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 소득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복지 국가로 가기 위해서 현재 우리 나라의 복지 체계의 문제점과 어떤 경제적 복지의 패러다임을 가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주장들을 정리해주셨다.




이 책 에서는 부의 양극화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의 시대적 흐름을 인지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균형을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할 미래에 관한 시각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인이나 사회가 해야할 일에 대한 생각도 하게 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만 바라보던 시대에서 복지 국가로 옮겨가는 전환기에 이르렀고, 우리는 변화의 바람이 부는 중심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가 만드는 사회가 미래에 지속 가능한 복지 국가에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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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기술 - 모든 싸움은 사랑 이야기다
정은혜 지음 / 샨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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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쌓여있는 식품 봉지들을 남편이 정리하겠다며 모두 꺼내어 놓는다. 그리고는 "이건 뭐야?" "언제 넣어둔거야?" 질문을 던지며 정리 작업을 시작하는데 나는 갑자기 짜증이 솟구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남편이 정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니 도움이 되는 일인데 나의 감정은 불편하기만 하다. 나의 목소리는 올라가고 동시에 짜증을 토해낸다. 분위기가 썰렁해지면서 싸우기 일보 직전의 대치 상황이 일어난다. 내가 성질이 못되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계속 씩씩거린다,

이런 나의 상황과 거의 똑같은 에피소드가 "싸움의 기술"에 나온다. 나만 그러는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작가는 이것이 습관의 영역이라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습관이란 것은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는 자동화된 행동 패턴이기 때문에 상담이나, 부탁, 의지, 동기 부여로는 바꾸기가 어려운 것이 특성이다. 그런 것은 나 아닌 배우자가 바꾸려고 한다면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남편은 내가 정리를 하지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미래를 위해 음식을 저장하는 것이므로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결국 둘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점이 달랐던 것이다.




"싸움의 기술"에서는 문제를 찾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로직 트리를 그려보라고 한다. 그러면 문제와 해결책이 한 눈에 보이니까. 또는 내 몸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한다. 직관적으로 내 몸이 해결책이 맞는지 아닌지를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굉장히 구체적인 여러가지 싸움의 예시를 보여주는데 신혼 부부들이 꼭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신혼 부부때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모른다. 그 모든 싸움이 사랑에서 출발했지만 그럼에도 상처를 준 적이 많았었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많은 싸움의 결과로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되어서 큰 문제 없이 살아간다. 반면에 주변에 보면 싸우지 않고 서로 참기만 했던 부부는 중년에 와서 크게 싸우는 경우가 많다. 신혼때는 무조건 싸워야 하지만, 잘 싸워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젊었을 때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싸움으로 보낸 시간을 줄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며느리로 살아가면서 시어머님이 보내는 음식으로 인해 부부가 싸움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아들은 엄마의 음식을 좋아하며 그 사랑을 기억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음식이 아내와의 사이를 더 가깝게 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될 때도 있다. 시어머니와 남편과 부딪쳐 감정의 벌집을 쑤시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싸움의 기술에서 제시하는 방법은차가운 머리로 전략을 짜라는 것이다. 김치 냉장고를 없애거나 냉장고를 작은것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시어머니가 보내준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식이요법을 하는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또는 시어머님이 보내주신 음식을 다른 방법으로 재조리해서 보내드리는 것이다. 야채를 보내주면 쥬스로 만들어 다시 어머님께 보내고, 김치를 보내주면 김치찜을 해서 다시 보내버리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던지 시어머니가 음식을 보내는 것을 그만둘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짜고 대처해야지, 회피하다가 감정싸움을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정은혜 작가님은 예술가이며 치료가로 일하는 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전문성이 상당히 뛰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싸움의 기술을 준비 / 초급 / 중급 / 최후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싸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제대로 싸우는 법을 설명했다. 상당히 설득력있는 예를 들어 설명을 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있고, 곁에 두고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이 책 "싸움의 기술"은 읽고 또 읽으며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책인것 같다.



상대방이 좀 모자라고 부끄러운 행동을 보여도 

관대하게 넘어가자.

부족한 면는 사실 나도 만만치 않으니 

너그럽게 봐주자. 

그래도 꼭 싸워야 한다면,



급소를 피하고,

화를 내되 경멸하지 말고,

쓰러진 사람 또 찌르지 말고,

싸잡아 싸우지 말고,

꼬투리 잡지 말고,

무엇보다 개싸움은 피하고,

싸웠다면 싸운 만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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