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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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Wise sayings of Best Sellers


 

"좋은 책은 우리에게 힘을 준다. 좋은 책은 다르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준다. 그런 책을 자주 만나면 가슴 뛰는 독서를 할 수 있다. 가슴 뛰는 독서가 반복되면 삶이 즐거워진다. 매일 미소 지울 수 있고 여유가 생기고 표정이 밝아진다 이것이 바로 가슴 뛰는 독서의 유익이고 삶의 원천이다. "



가슴 뛰는 독서라는 말의 어감이 좋다. 어디서 이렇게 멋있는 글을 가져왔을까. 이 글은 인문학자이자 지식 큐레이터인 김태현 씨의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의 549번째의 명언으로 나온 말이다. 유길문· 김승연의 <지금 당장 도서관으로 가라>는 책에서 인용했다. 나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명언을 통해 책의 존재와 멋진 글을 알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통해 관점이 달라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나는 '가슴 뛰는 독서, 삶의 원천'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내 가슴을 뛰게 한 독서의 힘을 책을 통해 널리 알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서의 공감이 주는 설렘을 느꼈다.



영화, 문학, 심리학, 철학에 이은 다섯 번째 명언 시리즈,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처음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을 읽으며 그의 지식 큐레이팅에 반했었다.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지식 큐레이팅이라는 영역에 매료되었고, 저자가 궁금해졌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명언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여 책을 만든다는 것은 인문학적 배경이 넓고 튼튼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저자의 독서력과 정보력 그리고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성이 부러웠다.



책을 열고 목차를 보는 순간도 감탄했다. 많은 책들에서 가져온 심금을 울리는 명언들을 보며 엑기스를 모아 책의 가치를 창조해 낸 저자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도 서평을 쓰는 일에는 관심이 있었으나 이렇게 좋은 글들을 모아서 분류하여 재창조하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독서에서 가져온 기록으로 나만의 명언집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800가지의 명언은 14개의 소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느리게 사는 삶, 버림과 채움, 지친 마음에의 위로, 열정과 도전, 반성과 성찰, 버킷리스트, 습관, 독서, 실행력, 인간관계, 긍정의 힘, 돈, 창조적 아이디어에 관한 글을 모아두었다. 책을 읽기에는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지만 좋은 글과 생각으로 나를 채우고 싶을 때,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을 열고, 오늘 필요한 것에 관한 주제의 명언만 읽어도 재충전이 될 것 같다.


 

 


 

 

 

009 삶의 맥락을 바꾸는 법

삶의 게슈탈트, 즉 맥락을 바꾸는 방법은 대충 세 가지다. 첫째, '사람'을 바꾸는 거다. 항상 같은 사람들을 만나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장소'를 바꾸어야 한다. 장소가 바뀌면 생각과 태도도 바뀐다. 내가 일본에서 몇 년 지내보니 진짜 그렇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바꾸는 것이다.

※ 김정운,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217 낡음을 뒤집어라

아무도 하지 않은 말, 아무나 할 수 없는 말, 나는 그런 미지의 언어를 원한다.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이 세상에 새로움이란 없다'라는 식의 단언이다. 나는 낡은 생각, 낡은 언어, 낡은 사랑을 혐오한다. 나의 출발점은 그 낡음을 뒤집은 자리에 있다.

※ 양귀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302 소우주의 풍요로움

인류 문화 전체를 대우주라고 볼 때 서점이나 도서관은 그 전체 상을 최대한 투영해 놓은 중우주로서 형성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의 소우주를 만드는 일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몇 권의 책의 독자로서 그 책의 숫자만큼 소세계의 주민이 되는 경험을 쌓으면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소세계의 주민이 되어 자신을 얼마나 많은 다세계로 존재자로 만들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소우주가 얼마나 풍요로운지 결정된다.

※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404 머릿속의 선을 지워라

살면서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의 구분은 오직 내 머릿속의 선으로만 나뉘는 거다. 법을 어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아니라면 그 선을 지우고 그냥 해보면 되는 거다. 해보기 전에는 절대 결과를 알 수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를 거절할지라도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부터 그에 걸맞은 아이디어도 떠오르는 게 아닐까.

※ 윤희철 <일단 시작하는 힘>

 


788 노력으로 통제하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 못 당하고, 머리 좋은 사람이 운 좋은 사람 못 당한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노력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에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머리와 운을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게 의미 있는 일입니다.

※ 최문규 <관점, 다르게 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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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인생문답 - 100명의 질문에 100년의 지혜로 답하다
김형석 지음 / 미류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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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모든 나이 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치거나 자기중심적인 노인분들도 있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이 가르치고 배우는 수직적인 분위기가 되면 불편하다. 한 사람의 한탄이나 자랑만 들어주어야만 하는 분위기도 싫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다음 만남을 꺼려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00살이 넘어섰음에도 꼭 만나 뵙고 싶고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싶어지는 노인도 있다. 바로 103세의 철학자인 김형석 교수님이다. 사실 그분을 부를 때 노인이라는 호칭을 쓰고 싶지 않다. 그의 사고는 젊은 사람보다도 더 젊고 열려있다. 나이는 분명 노인이고 신체도 그러하지만, 그의 정신은 에너지가 넘친다. 김형석 교수를 노인이라고 꺼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만나고 싶은 노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글을 읽으면 그의 생각에 매료된다. 깊은 지식과 균형 잡힌 시각, 공동체와 인간을 향한 깊은 사랑의 마음이 드러난 이야기들. 삶의 기로에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관점을 배우게 된다.

 

103세가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일본 식민지 상황도 겪고, 광복과 전쟁도 겪었고,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을 와서 교수가 되기까지 그의 인생 자체가 역사이다. 그 정도의 삶을 살았으면 존경을 요구하거나 잘난 체를 하거나, 자기 이야기만 들어라고 고집할 수도 있지만 김형석 교수님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에게 일, 행복, 사회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31가지의 질문을 했다. 그 대답을 녹음하여 책으로 출판한 책이 바로 <김형석의 인생 문답>이다.


 


 

 

나이 들어도 정신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법을 물었다. 교수님 주변에 100세까지 산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세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욕심이 없다, 남 욕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정서적 풍부함을 유지하는 것.

 

욕심이 생기면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열등감을 갖거나 분노하며 남을 욕 하게 된다. 감정 조절이 잘 안되니 스트레스도 받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감정 조절을 잘하여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술을 즐기거나 취미 생활을 하며 정서적인 충족감을 갖는 것 또한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는데 좋다.

 

젊은 시절은 신체가 정신을 이끌지만, 나이가 들면 오히려 정신력이 신체에 영향을 끼친다. 기억력은 떨어지지만 사고력과 창의력은 오히려 발달하기도 한다.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100세 노인이 말하는 장수 비결인 듯하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한 노교수의 철학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청년기에는 용기가, 장년기에는 신념이 요청된다면 노년기에는 삶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갖추지 못한 늙은이들은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아요. 녹슨 기계가 버림받듯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패악을 끼치는 늙은이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성숙되어간다는 뜻이에요. 꽃은 피었다가 열매가 돼요. 열매는 익어서 버림을 받지 않습니다. 더 소중한 삶의 열매로 남아요. 긴 세월에 걸쳐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지혜는 나이와 더불어 익어가기 마련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보면 월급이라는 마법에 걸려 일을 할 때가 많다. 소유욕이 커지고 돈에 더 연연하다 보면 처음의 나는 온데간데없고 돈이 기준이 된다. 일을 하다가 동료들과 신념과 가치관으로 인해 갈등을 겪거나 반복되는 일로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다. 이럴 때 교수님의 말씀을 기억하자.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소유의 욕심에 삶의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많은 것을 잃게 되지만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이루려고 하는 사람은 영원한 기쁨을 얻게 된다."

 

개인주의가 아닌 이기주의자에게 던지는 조언은 참으로 의미 있다. "인격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다. 인격의 크기가 자기 그릇의 크기인데 그 그릇에 행복을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이기주의자는 자신만을 위해서 살기에 그 그릇이 작고 그곳에 담을 수 있는 행복도 작을 수밖에 없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요즘 나도 봉사하는 삶을 살아보려 애쓰고 있다. 그런 내게 교수님의 말씀은 밤하늘의 별과 같았다.

"인생은 더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 더 많은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그의 인생을 완성하고자 한다는 말은 내 가슴에도 꼭꼭 눌러 담고 싶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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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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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친밀한 척 다가오지만 자기 이익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가오는 가스라이팅에 관한 책이다. 1944년 영화 <가스등>에서 사기꾼 남편이 주인공 폴라를 의도적으로 속일 때 가스등이 희미해졌다. 그 영화에서 유래한 단어가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책을 덮으며 내가 '가스 라이팅'이라는 단어를 젊은 시절 알았더라면, 내 삶을 지배하려고 했던 가스라이터들에게서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설득하며 가스라이터가 되는 순간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스라이팅'에 대해 배우게되면 자신이 가스라이티, 즉 피해자가 된 순간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나를 가스라이팅 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마음 속으로 욕을 날린다. 조남주의 '현남오빠에게'라는 소설에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현남오빠에게 시원하게 욕을 날리듯이.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를 읽으며, 나도 가스라이터가 될 수 있다는 믿기 힘든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나 가해자도 되고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마 내가...... 가만히 돌아보니... 그런 적 있었다.






그렇다면, '가스 라이팅'이란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 '신고은'씨에 따르면, 상황이나 심리를 조작해 상대방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행위라고 한다. 가해자는 가스라이터, 피해자는 가스라이티가 된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가장 흔하게 가스라이팅이 일어나는 경우는 부모와 자식 사이라고 생각되었다. Dominant Parenting, 지배적 유형의 부모가 이런 일을 자주 행하는 것 같다. 부모의 이상에 자녀를 맞추기 위해 상황을 통제하고, 열등감이나 죄책감을 심어주어 심리적으로 부모 말을 듣게 하는 행위. "넌 큰 아들이잖아.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데!" 라며 큰 아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고 부모가 원하는대로 조종하는 한국의 엄마들. "넌 무조건 엄마가 시키는대로 해. 학원을 가든 과외를 하든 엄마가 하라는대로 하면 되는거야. 그러면 너는 성공할 수 있어. "라며 아이의 선택권을 아예 박탈하고 엄마말만 듣고 움직이는 아이로 만들어버리는 부모들도 모두 가스라이터들이다.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사랑의 행동이 왜 가스라이팅이 될까? 자녀들이 부모들의 통제로 인해 감정적으로 흔들리면서 불편해지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를 하는 부모에게서 폭력을 당하면서도 부모의 말만 따르는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바로 가스라이팅의 결과다.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자라난 자녀는 또 다시 다른 사람에게서 가스라이팅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훈련되어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가스라이터가 되어 다른 사람을 조종하기도 한다.


데이트 폭력의 상황을 뉴스에서 접하면, 측은한 마음 끝에 왜 저렇게 바보같이 당하냐며 피해자를 답답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상황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그런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가스라이팅은 한 번에 훅 들어오지 않는다. 하나씩 슬금슬금 들어와서 조금씩 강도가 올라간다. 자신감을 잃고 이게 뭔가하고 혼돈스러워하며 No라는 말을 하기 전에 교활한 가스라이터는 조금씩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스라이티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자신의 이야기만 듣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도 그 상황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서커스를 위해 훈련된 코끼리가 생각났다. 생포된 후 발에 사슬이 묶여있어서 절대로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코끼리는 나중에 사슬을 빼도 도망가지 않는다. 사람도 코끼리도 가스라이티가 되었을 때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변에 누군가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면 원래 그러려니 하고 넘겨서는 안된다. 그 사람이 당하고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도와주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은 계속 교활한 자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가스라이팅에 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영화와 소설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여 이해가 잘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도 돌아보면 직장 상사나 학교 선배들로 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그로인해 많이 불편해하고 속상했던 순간들이 대부분 이십대 때였다. 사람들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 또한 그런 상황에 자신이 빠지고 있다면 과감히 끊어낼 수 있는 용기를 기르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2022년 봄여름 물방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샘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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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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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 매거진 '바람과 물' 세번째 책 겨울호는 '도망치는 숲'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어도 실천하는 삶은 어렵다. 그러기에 함께 걱정하고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주제로 만들어진 전문 잡지가 한없이 반갑고 고맙다.

이번호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세계자연기금의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노력과 기후숲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국회의원 장혜영과 타일러의 인터뷰도 좋았다.


<기후숲 프로젝트>


숲은 훼손하지 않고 야생 그대로 두면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와 같이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후숲 프로젝트'는 다른 얘기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기후 위기가 자연의 속도보다 너무 빨라서 기존의 자연숲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2100년쯤이면 지구의 온도가 1.5도 정도 오를 것이라는 뉴스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자연숲으로는 이 속도를 절대 따라 잡을 수 없다. 그래서 기후숲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기후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나무를 솎아내야 한다. 너무 빽빽하게 자리잡은 나무들은 한꺼번에 다 죽을 수도 있고, 같은 연령대의 나무들만 존재하면 기후 위기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같은 종의 나무를 솎아내고 다양한 자생종의 나무를 심어 기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외래종도 심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만 해도 예전의 기후가 아니다. 바나나도 길러지고 제주에서만 기르던 귤이 다른 지역에서도 재배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도 유럽 남부에서 자라는 나무가 지금은 독일에서 더 잘 자란다. 우리 나라에서 잘 자라나 숲의 기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나무의 종류를 찾아내야 한다.

"바이로트의 기후숲 프로젝트는 기존의 나무를 솎아내고, 새로운 나무종을 심어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회복력있는 숲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노력>


팜유는 콩기름, 포도씨유, 카놀라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중에 가장 다양하게 활용되는 기름으로 기름야자의 열매와 씨를 압착 추출하여 일정 과정을 통해 생산해낸다. 팜유는 제과용 쇼트닝, 비누, 가축 사료, 바이오 디젤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다른 식물성 기름을 만들 때보다 토지를 훨씬 덜 사용한다. 식물성 기름에 대한 소비가 점점 늘어나는데 4~10배나 토지를 더 사용하는 다른 기름 작물보다 팜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사람과 생태계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세계자연기금(WWF)는 2009년부터 '팜유바이어 스코어 카드'를 발간하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이 팜유 사용에 있어서 책임감있고 윤리적인 노력을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핵심 평가 지표는 지속 가능한 팜유 사용과 자연훼손과 인권 침해 없는 조달 정책 설정 두 가지다. 이 평가에서 1위를 받은 기업은 스위스 유통사 쿱(Coop), 2위는 이탈리아 페레로(Ferrero), 3위는 스웨덴의 이케아(IKEA)였다.


WWW한국 본부도 팜유 소싱량이 많은 14개 기업에 참여 요청을 했으나 5개 기업만이 정보를 공개했다. 세계 기업들보다는 점수가 많이 미달되지만 그래도 공개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다. 아모레 퍼시픽, 삼양사, 롯데푸드, AK켐텍, 동남합성. 그 기업들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싶다. 반면에 꼭 공개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농심, LG생활건강, 효성, 대상, CJ제일제당, 미원상사, 오뚜기, SFC등은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정보 공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년에는 그들도 꼭 정보를 공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노력을 보여주었음 한다.





<장혜영과 Tyler>


정의당의 장혜영 국회의원을 좋아한다. 그녀의 "어른이 되면" 이란 책을 읽고, 편견 없이 살아가려 노력하는 관점과 세상을 변화 시켜보려는 열정과 시도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번호에 실린 그녀의 인터뷰에서 광장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국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회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회를 부르는 여러 가지 별명들 중 하나가 '법안의 무덤'이에요. 정말 발의만 되고 다루어 지지 않는 무수한 법안들이 그냥 쌓인 채로 뭐랄까요, 조용히 생명력을 잃어가며 죽어가거든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어떤 법안들은 생명력을 가지고 무언가 싹을 틔우기도 하는데, 그 힘을 가져오는게 광장이라고 생각해요. 광장과 국회가 연결될 때 그 무덤에서도 뭔가 싹이 튼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힘을 , 그 두 공간을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어떤 사람들만 하는 정치는 그 사람들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 가게 되니까 소수의 사람들도 연대를 통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일러 라쉬의 '기준선 있는 삶'도 내게 울림을 주었다. 버몬트주의 광활한 자연에서 자라난 그는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하여 '두번째 지구는 없다'는 책을 썼다. 그는 치킨 광고와 자동차 광고를 절대 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남에게 치킨을 많이 먹으라고 권할 수 없고, 대기 오염을 일으키는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를 광고하고 싶지는 않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계약도 전자계약서로만 진행하고 책을 출판하는데도 자신의 기준이 있다. 띠지는 하지 않고 표지부터 속지까지 FSG라는 산림 자원에 대한 인증제도를 받은 종이와 콩기름만으로 인쇄하는 책만 계약한다. 계약 전에 자신의 분명한 기준을 얘기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는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데도 확실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타일러의 삶이 멋있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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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미의식 직감, 윤리 그리고 꿰뚫어보는 눈 - 압도적 차별화를 위한 필수 기본기
야마구치 슈.PECO 지음, 복창교 옮김 / 경영아카이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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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살던 어촌 마을이 어느 날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그러자 김밥과 어묵을 파는 천막 장사가 시작되었고, 곧 온 동네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장사를 했다. 그러다 누군가 횟집을 시작했고, 그 사업이 수익이 나는 듯하니 또 온 동네가 횟집을 하느라 야단이었다. 그다음 유행은 모텔이었다. 땅을 가진 사람들은 집과 횟집을 헐고 모텔을 지었다. 그것이 마지막 유행이 되었다. 바닷가에 횟집과 모텔로 가득 찬 마을이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결단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만 따라 할까 나는 항상 궁금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작가인 일본의 '야마구치 슈'는 사람들이 꿰뚫어보는 눈인 미의식이 없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돈과 관계된 경영의 의사 결정을 할 때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사이언스형, 크래프트형, 아트형.

'사이언스'형은 이성과 논리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모든 결정은 데이터에 근거한다. '크래프트'형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여 모든 결정을 하는 반면 '아트'형은 감성이나 직감에 의존한다. 이 세 가지를 적절히 사용하여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은 사이언스형을 선호하고, 데이터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한다. 사실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는 자료는 반박하기 힘들다. 기업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경험에 의지하여 의사 결정하다 보니 처음 얘기한 횟집과 모텔만으로 구성된 획일화된 어촌 마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사이언스나 크래프트 형에 의존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일명 베끼기 기법. 한국이 초기 자동차 생산에서 일본을 모방했고, 중국이 한국을 모방했던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개인의 특성이 다양해진 시대에 데이터와 과거 경험만으로 기업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 상품이 출시될 때, 젊은 세대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그 상품들이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폰이 인기 있다. 아마도 중년 이상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의 무조건적 신뢰를 받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무조건 아이폰을 선택한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 나 폰 바꿨다. 너는 안 바꿔? 우리 기숙사 2층에 아이폰 안 쓰는 애 이제 너밖에 없어. 빨리 바꿔."라는 말을 듣고 그 학생들에게 정말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폰이 그리 차이 나 보이지 않는데 애플이 젊은이들에게 유독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고 야마구치 슈는 말했다. 애플사의 성공이 기술 혁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 모델이 출시되면 곧 모방품이 나오기 때문에 기술의 우수성만이 인기의 비결이 될 수 없다. 어떤 제품도 애플의 인기를 대신하지 못했던 이유는 스티브 잡스가 만든 브랜드의 독특한 세계관과 그 제작에 얽힌 스토리의 힘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특히 같은 제품이라도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스타벅스에서 맥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트렌드를 좀 아는 스마트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한번 자리 잡히면 쉽게 바뀔 수 없고, 자기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의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맥북을 모방한 많은 제품들이 나오지만 여전히 맥북을 사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상품을 기획할 때 남들과 비슷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물이 가진 특성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미의식을 길러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물품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미의식이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보편적으로 올바르며, 바람직하며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을 예리하게 찾아내는 힘을 미의식이라고 한다. 데이터만으로 알 수 없고, 모방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찾아내는 눈을 말하는 것이다.

 

 

<How To 미의식 직감, 윤리 그리고 꿰뚫어보는 눈>은 작고 얇은 책이 만화로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신선하게 배울 내용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혹시라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한다면 시간 대비 얻는 내용이 많으니 무조건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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