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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생태전환 매거진 '바람과 물' 세번째 책 겨울호는 '도망치는 숲'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어도 실천하는 삶은 어렵다. 그러기에 함께 걱정하고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주제로 만들어진 전문 잡지가 한없이 반갑고 고맙다.
이번호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세계자연기금의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노력과 기후숲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국회의원 장혜영과 타일러의 인터뷰도 좋았다.
<기후숲 프로젝트>
숲은 훼손하지 않고 야생 그대로 두면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와 같이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후숲 프로젝트'는 다른 얘기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기후 위기가 자연의 속도보다 너무 빨라서 기존의 자연숲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2100년쯤이면 지구의 온도가 1.5도 정도 오를 것이라는 뉴스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자연숲으로는 이 속도를 절대 따라 잡을 수 없다. 그래서 기후숲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기후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나무를 솎아내야 한다. 너무 빽빽하게 자리잡은 나무들은 한꺼번에 다 죽을 수도 있고, 같은 연령대의 나무들만 존재하면 기후 위기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같은 종의 나무를 솎아내고 다양한 자생종의 나무를 심어 기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외래종도 심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만 해도 예전의 기후가 아니다. 바나나도 길러지고 제주에서만 기르던 귤이 다른 지역에서도 재배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도 유럽 남부에서 자라는 나무가 지금은 독일에서 더 잘 자란다. 우리 나라에서 잘 자라나 숲의 기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나무의 종류를 찾아내야 한다.
"바이로트의 기후숲 프로젝트는 기존의 나무를 솎아내고, 새로운 나무종을 심어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회복력있는 숲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노력>
팜유는 콩기름, 포도씨유, 카놀라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중에 가장 다양하게 활용되는 기름으로 기름야자의 열매와 씨를 압착 추출하여 일정 과정을 통해 생산해낸다. 팜유는 제과용 쇼트닝, 비누, 가축 사료, 바이오 디젤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다른 식물성 기름을 만들 때보다 토지를 훨씬 덜 사용한다. 식물성 기름에 대한 소비가 점점 늘어나는데 4~10배나 토지를 더 사용하는 다른 기름 작물보다 팜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사람과 생태계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세계자연기금(WWF)는 2009년부터 '팜유바이어 스코어 카드'를 발간하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이 팜유 사용에 있어서 책임감있고 윤리적인 노력을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핵심 평가 지표는 지속 가능한 팜유 사용과 자연훼손과 인권 침해 없는 조달 정책 설정 두 가지다. 이 평가에서 1위를 받은 기업은 스위스 유통사 쿱(Coop), 2위는 이탈리아 페레로(Ferrero), 3위는 스웨덴의 이케아(IKEA)였다.
WWW한국 본부도 팜유 소싱량이 많은 14개 기업에 참여 요청을 했으나 5개 기업만이 정보를 공개했다. 세계 기업들보다는 점수가 많이 미달되지만 그래도 공개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다. 아모레 퍼시픽, 삼양사, 롯데푸드, AK켐텍, 동남합성. 그 기업들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싶다. 반면에 꼭 공개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농심, LG생활건강, 효성, 대상, CJ제일제당, 미원상사, 오뚜기, SFC등은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정보 공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년에는 그들도 꼭 정보를 공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노력을 보여주었음 한다.
<장혜영과 Tyler>
정의당의 장혜영 국회의원을 좋아한다. 그녀의 "어른이 되면" 이란 책을 읽고, 편견 없이 살아가려 노력하는 관점과 세상을 변화 시켜보려는 열정과 시도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번호에 실린 그녀의 인터뷰에서 광장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국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회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회를 부르는 여러 가지 별명들 중 하나가 '법안의 무덤'이에요. 정말 발의만 되고 다루어 지지 않는 무수한 법안들이 그냥 쌓인 채로 뭐랄까요, 조용히 생명력을 잃어가며 죽어가거든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어떤 법안들은 생명력을 가지고 무언가 싹을 틔우기도 하는데, 그 힘을 가져오는게 광장이라고 생각해요. 광장과 국회가 연결될 때 그 무덤에서도 뭔가 싹이 튼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힘을 , 그 두 공간을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어떤 사람들만 하는 정치는 그 사람들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 가게 되니까 소수의 사람들도 연대를 통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일러 라쉬의 '기준선 있는 삶'도 내게 울림을 주었다. 버몬트주의 광활한 자연에서 자라난 그는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하여 '두번째 지구는 없다'는 책을 썼다. 그는 치킨 광고와 자동차 광고를 절대 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남에게 치킨을 많이 먹으라고 권할 수 없고, 대기 오염을 일으키는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를 광고하고 싶지는 않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계약도 전자계약서로만 진행하고 책을 출판하는데도 자신의 기준이 있다. 띠지는 하지 않고 표지부터 속지까지 FSG라는 산림 자원에 대한 인증제도를 받은 종이와 콩기름만으로 인쇄하는 책만 계약한다. 계약 전에 자신의 분명한 기준을 얘기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는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데도 확실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타일러의 삶이 멋있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