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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미의식 직감, 윤리 그리고 꿰뚫어보는 눈 - 압도적 차별화를 위한 필수 기본기
야마구치 슈.PECO 지음, 복창교 옮김 / 경영아카이브 / 2021년 12월
평점 :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어촌 마을이 어느 날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그러자 김밥과 어묵을 파는 천막 장사가 시작되었고, 곧 온 동네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장사를 했다. 그러다 누군가 횟집을 시작했고, 그 사업이 수익이 나는 듯하니 또 온 동네가 횟집을 하느라 야단이었다. 그다음 유행은 모텔이었다. 땅을 가진 사람들은 집과 횟집을 헐고 모텔을 지었다. 그것이 마지막 유행이 되었다. 바닷가에 횟집과 모텔로 가득 찬 마을이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결단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만 따라 할까 나는 항상 궁금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작가인 일본의 '야마구치 슈'는 사람들이 꿰뚫어보는 눈인 미의식이 없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돈과 관계된 경영의 의사 결정을 할 때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사이언스형, 크래프트형, 아트형.
'사이언스'형은 이성과 논리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모든 결정은 데이터에 근거한다. '크래프트'형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여 모든 결정을 하는 반면 '아트'형은 감성이나 직감에 의존한다. 이 세 가지를 적절히 사용하여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은 사이언스형을 선호하고, 데이터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한다. 사실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는 자료는 반박하기 힘들다. 기업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경험에 의지하여 의사 결정하다 보니 처음 얘기한 횟집과 모텔만으로 구성된 획일화된 어촌 마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사이언스나 크래프트 형에 의존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일명 베끼기 기법. 한국이 초기 자동차 생산에서 일본을 모방했고, 중국이 한국을 모방했던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개인의 특성이 다양해진 시대에 데이터와 과거 경험만으로 기업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 상품이 출시될 때, 젊은 세대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그 상품들이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폰이 인기 있다. 아마도 중년 이상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의 무조건적 신뢰를 받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무조건 아이폰을 선택한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 나 폰 바꿨다. 너는 안 바꿔? 우리 기숙사 2층에 아이폰 안 쓰는 애 이제 너밖에 없어. 빨리 바꿔."라는 말을 듣고 그 학생들에게 정말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폰이 그리 차이 나 보이지 않는데 애플이 젊은이들에게 유독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고 야마구치 슈는 말했다. 애플사의 성공이 기술 혁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 모델이 출시되면 곧 모방품이 나오기 때문에 기술의 우수성만이 인기의 비결이 될 수 없다. 어떤 제품도 애플의 인기를 대신하지 못했던 이유는 스티브 잡스가 만든 브랜드의 독특한 세계관과 그 제작에 얽힌 스토리의 힘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특히 같은 제품이라도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스타벅스에서 맥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트렌드를 좀 아는 스마트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한번 자리 잡히면 쉽게 바뀔 수 없고, 자기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의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맥북을 모방한 많은 제품들이 나오지만 여전히 맥북을 사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상품을 기획할 때 남들과 비슷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물이 가진 특성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미의식을 길러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물품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미의식이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보편적으로 올바르며, 바람직하며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을 예리하게 찾아내는 힘을 미의식이라고 한다. 데이터만으로 알 수 없고, 모방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찾아내는 눈을 말하는 것이다.
<How To 미의식 직감, 윤리 그리고 꿰뚫어보는 눈>은 작고 얇은 책이 만화로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신선하게 배울 내용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혹시라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한다면 시간 대비 얻는 내용이 많으니 무조건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