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멋 - 중년의 라이프에 품격을 더하는 법
와코 모나미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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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뜻한 봄날 유행하는 도트무늬 원피스를 입고 지하철을 탔었다. 키가 크고 예쁜 아가씨가 나와 비슷한 원피스를 입고 사랑스러운 미소로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서 있는데, 너무도 예뻤다. 그 순간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 내가 얼마나 초라해 보였는지… 이제는 더 이상 젊음을 흉내 낼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음을 확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중년은 이전에 알고 따랐던 멋의 기준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중년에 맞는 품격과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 '미란다 엄마의 스타일 레시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와코 모나미'의 책 <오십의 멋>은 중년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해 실용적이고 유익한 조언을 한다. 그중에 내게 유익했던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보았다.



나의 지하철 사건에서처럼 중년에는 유행을 따라 패스트패션을 구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대신에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몇 벌의 옷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옷을 만나려면 아무래도 직접 입어보고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나의 옷장을 살펴보니 버리고 정리해도 여전히 옷장을 채우고 있는 옷들이 많았다. 과감히 버려야 한다. 계절이 바뀌는 때니 옷을 버리기에 정말 좋은 시기다. 나이에 걸맞은 멋을 위해 옷장도 변신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옷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옷은 나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피부로 몸의 일부다. 따라서 어떤 옷을 입었는지가 마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옷을 고를 때는 과거의 나를 생각하고 골라서는 안된다. 미래의 나를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옷을 골라야 한다. 옷을 소중히 여기며 선택하는 것이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멋을 낼 때 염두에 두어야 할 한 가지는 뺄셈 코디다. 옷을 코디할 때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색과 소재도 신경 써야 하는데 세 가지 요소를 다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 가지에 힘을 주었다면 그 외에는 깔끔하게 뺄셈을 하는 것이 좋다. 특징 있는 디자인, 눈에 띄는 무늬, 반짝이고 화려한 소재 중 하나만 강조하고 나머지 아이템에서 힘을 빼는 것이 오히려 중년에게는 멋있어 보인다.


멋을 완결시키는 것은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분위기다. 오십부터는 미소 천재가 되는 것도 좋다. 몇 초 만에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미소는 어떤 치장보다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랜 시간 갈고닦아 인간으로서의 후덕함이 나오는 사람, 젊음이나 아름다움이 아닌 미소와 몸짓만으로 사람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중년의 멋스러움이다.


작가 와코 모나미의 조언은 의미 있다. 아주 평범한 옷을 평범하게 입어도 입는 사람의 성격이 배어 나와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어른의 멋이라고 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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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프트 - 탄소 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김현진.이현승 지음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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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에 살아가는 우리는 탈탄소 시대를 향해 달려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탈탄소'에 관해 우리가 꼭 알아야만 하는 11개의 개념들이 조목조목 잘 정리되어 있어 미래의 에너지 변화에 관한 개념을 잘 잡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에너지 시프트'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이유는, 탈탄소를 지향하는 에너지 시대는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유형의 자산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먼저 선점하여 에너지 변환을 하고 그 기술을 강점으로 보유하게 되면 글로벌 시대에는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nvironmental Attack 환경의 역습


살인적인 폭염, 빈곤과 굶주림, 치솟는 산불, 가뭄과 갈증 등 기후 재난이 가까이에 다가왔다. 2015년 파리 변화 기후 협정은 지구의 온도를 1990년대 이전 평균 온도보다 2도 아래로, 가능하면 1.5도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2020년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약 1.2도가 높아지 상태이다. 우리에게 이제 0.3도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Net Zero 넷제로 경제

넷제로란 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탄소의 실질적인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모든 화석 연료를 중단하거나 일부의 배출된 탄소를 신기술을 통해 흡수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수송에 있어서도 내연차를 전기차나 수소차로 바꾸거나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이다. 기존의 방법을 대체하는 에너지의 변화는 초혁신의 생산 기술 발달을 필요로 하며 우리의 삶도 혁신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ESG 기업평가의 새로운 기준

환경(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 평가의 새로운 기준이다. 기관 투자가들이 자금을 운용할 때 기업이 친환경적인 경영활동을 하는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지배 구조가 투명한지 등 비재무적 성과를 함께 결합해서 평가한다. 넷제로로의 에너지의 전환 과정에서 미래의 기업 경영 환경이 바뀔 수밖에 없으므로 평가 기준 역시 바뀌고 있다.



RE100 재생에너지 100

Renewable Energy 100은 기업이 2050년까지 소비전력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서약을 하는 것이다. RE100에 가입할 수 있는 기업은 에너지 생산이 아닌 소비 기업이어야 하며, 개별 사업장이 아닌 회사 단위, 그리고 전력 소비량이 많은 대기업이다.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자가발전 방식이나 자본 투자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 쓰던지, 재생 에너지를 만든 기업에서 구매해서 쓰는 방식이 있다.



Grid 전력망

산골 마을까지 어둠을 밝히게 할 수 있는 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전력망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는 저장할 수 없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공급이 일정하지 않고, 수요 또한 일정하지 않아 효과적인 전력망이 요구된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더해서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음으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다.



Youth in Action 행동에 나선 MZ 세대

그레타 툰베리와 트럼프의 갈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기후변화로 비롯된 세대 갈등을 보여주었다. MZ 세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배출한 적도 없는 온실가스로 인해 미래에 고통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온실가스를 배출한 당사자들은 문제점을 인식하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미래에 살아야 하는 세대는 가성비를 따지기 보다 가치 소비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Stranded Assets 좌초 자산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넷제로에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변화를 서두르다 보면 전통적 방식의 기업들은 미처 준비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좌초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급격한 탈탄소로의 전환은 심각한 좌초 자산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전환 과정에서 특정 지역이나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공정 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Hydrogen Society 수소사회

수소는 무한하게 존재하며 깨끗하고 안정적이며 저장이 가능하기에 탈탄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수소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장할 수 없는 전기를 수소로 전환시켜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소는 저장, 운송이 가능하여 충전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고려해야 할 것은 수소의 경제성이다. 수소를 추출해 내는 데는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nnovation of Renewable Energy 재생에너지 혁신

재생에너지 발전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기술의 발전, 규모의 경제, 경쟁 확대, 금융 및 운영 관리 비용 하락 등으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 대형화 풍력과 해상 풍력, 주거용 임대 프로그램인 솔라리스 등이 주목받고 있다.



Footprint Reduction 탄소 발자국 줄이기

탄소발자국이란 개인이나 기업, 국가 단위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과, 제품의 전 생애 주기에서 발생한 모든 온실가스의 총량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제품의 탄소 발자국 인증은 2007년 영국의 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가 도입한 '카본 풋프린트 라벨'이 있고, 국내 인증 제도는 탄소 배출량 인증, 저탄소 제품 인증, 탄소 중립 제품 인증이 있다.



Transport Decarbonization 수송의 탈탄소

탄소중립에 있어서 수송 부문의 혁신은 필수적이다. 온실가스 무배출 차량 보급을 확대시키고, 철도를 이용한 수송을 2배 이상 늘린다. 2035년부터 EU 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판매가 금지된다. 중국도 2035년 신규 판매차량의 50%는 신에너지차로 채워야 하고 나머지 50%는 하이브리드 차만 판매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을 위해 석탄을 이용한 전기의 생산은 분명 친환경성에 위배되지만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의 생산이 가능한다면 결국 친환경차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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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밤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지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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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 작가 '싼마오'는 에너지 넘치는 천하무적의 여성이다. 그녀가 1943년생이라면 놀랄 수밖에 없는데,

싼마오의 글은 79세의 할머니 세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포근한 밤>을 읽으면 실제로 일어난 일을 쓴 것인지 소설 속 이야기인지 헷갈릴 정도다. 사건의 장소도 다양하고 만난 사람들도 다국적이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도 상상의 범위를 넘어선다.


내가 싼마오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허수아비 일기'였다. <포근한 밤>은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인데, 첫 만남보다 더 좋았고 더 빠져서 책을 읽었다. 이미 고인이 된 중국 작가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어버린 책이었다.


나를 사로잡은 그녀의 이야기는 책의 첫 장에 실린 '유럽 견문록'이다. 1973년 11월 <실업 세계> 92호에 실린 이야기다.

싼마오는 홍콩을 출발해 스페인의 마드리드로 가기 위해 영국에서 비행기를 환승하게 된다. 그 당시 중국 여자가 영국에 입국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0년대 초반에 미혼 여성이 미국에 입국하려 할 때, 매춘을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비자를 거절한 적이 많았다. 정말 믿기 힘든 말도 안 되는 경우였다. 그러니 싼마오가 영국에서 환승하기 위해 입국하려 할 때 영국인의 태도가 어떠할지는 어느 정도 상상이 갔다. 영국 이민국은 싼마오가 이미 스페인행 비행기 표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입국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그녀를 유치장에 가두어 버린다. 그 시대에 겁도 없이 미혼의 아시아 여성이 유럽을 혼자 간 용기도 대단하고 유치장에서도 기죽지 않고 관찰 직원들과 끝까지 싸우는 그녀의 패기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마지막에 자신을 잡아둔 이민국에서 협상을 제안했을 때에도 싼마오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끝까지 요구했다. 이민국에서 그녀를 보내며 '밀입국 의도가 있어서 스페인으로 경외 추방한다'라는 서류를 만들어 사인을 요구했다.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이유를 만든 것인데, 싼마오는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 경내에 들어간 적이 없는데 무슨 '경외 추방'이냐며 그 단어를 빼고 '스페인행 항공권을 제공한다'라고 쓰지 않으면 사인을 할 수 없다고 이민국 관리와 대립한다. 자기주장대로 써주지 않으면 그냥 유치장에서 살겠노라며.


싼마오가 유치장에서 보여준 당당함과 이민국 관리 앞에서 보여준 기개에 정말 감탄했고 한편으로는 너무 속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아시아 여성을 대하는 몇몇 무지한 백인들의 태도에 화살을 쏘아 명중해버린 느낌이랄까.

스페인을 떠나며 자기를 보호 관찰한 로리에게 한 이야기는 더욱더 재미있다.


"돼지가 호랑이 잡아먹는 놀이 해 봤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놀이예요. 돼지는 나고 호랑이는 이민국이죠. 겉보기에는 돼지가 열 시간도 넘게 억울하게 잡혀 있었지만 사실 손해 본 건 당신들이에요. 돼지를 모시고 다니면서 짐도 다 날라 주고 밥도 주고 서류도 만들고 게다가 택시비까지 내줬잖아요. 나는 공짜 관광에 견문도 잔뜩 넓히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러니까 돼지가 호랑이를 잡아먹은 셈이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런 용기와 기개는 어디서 나온 걸까?


지금 시대에도 선진국의 이민국 공무원들 중에 몇 사람의 태도는 상당히 비합리적 면서도 기세 등등하다. 그 앞에 선 상대가 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타국에서 불공정하고 불편하지만 굴복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쳤을 때 내 주장을 관철시키기는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낸 싼마오는 보통 여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배우고 싶고 동경할 만한 여성이다.


싼마오는 그 시대에 우리가 지금도 여행하기 힘든 사하라 사막이나 카나리아 제도,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에서 살기도 하고 여행도 했다.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를 자유 자재로 사용하며 살아온 여성. 스페인 남편 호세가 악덕 회사에서 고생하고 있을 때 그를 대신하여 싸우기도 했다. 국적을 떠나 싼마오의 삶은 너무 매력적이다. 그녀가 자신의 멋진 삶을 글로 남겨두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나와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그녀의 글이 있었기에 싼마오를 알 수 있었다.

요즘 친구들에게 싼마오의 책을 자주 권한다. 용기 있고 도전적이면서도 약한 자를 돌보고 온정을 베풀 줄도 아는 여성 싼마오의 삶을 담은 책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여성의 삶을 엿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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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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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물에 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 한 권이 내게로 왔다. 아이들이 다 성장한 집에서는 어린이 동화책을 볼 기회가 없기에 이런 동화책은 내게 선물이 된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이야기의 힘에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되었으니까.


여섯 개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것이 독특한 책이었다. 책을 쓴 사람은 창작 동인 '어흥'. 동화를 사랑하는 작가들이 모여 함께 쓴 책이다.


재개발을 꿈꾸는 별별 아파트에 입주민들의 재개발 찬반 투표가 실시된다. 그 투표에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재개발에 반대한다는 의사 표현을 한다. 종이를 물고 오기도 하고, 나뭇잎을 들고 와서 투표통에 집어넣고는 유유히 사라지는 동물들. 사람들은 동물들도 그 마을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이상한 행동의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별별 아파트의 하수관에는 쥐들이 살고 있다. 집을 나와 길을 잃은 햄스터와 실험 쥐가 우연히 그곳으로 들어가 함께 공동의 삶을 살게 된다. 아파트의 쓰레기 수거장에는 하늘다람쥐 '쉬웅'이가 살고 있다. 집에서 귀한 동물로 길러지다가 버림을 받은 '쉬웅'이는 수거장에 비정상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몰상식한 입주민에게 시원하게 오줌을 날린다. 땅콩이는 유튜브 인기 반려 앵무새이지만, 인싸가 되는 삶에 스트레스를 받아 집을 가출하기도 한다. 입주민들은 인식하지 못했지만, 까마귀와 온갖 새들과 뱀과 고양이, 강아지들도 도시에 적응하여 주변에서 함께 살아왔다.


가장 빠져들어서 읽었던 이야기는 '코점이'였다. 개고기로 팔리기 위해 이름도 없이 철장에 살던 강아지들의 이야기. 코점이가 위기의 순간에 그곳을 탈출하여 평생 처음 땅을 밟을 때 가슴속으로 힘찬 응원을 했다.






지구는 사람들만을 위한 장소이며 가장 뛰어난 종인 인간이 땅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산과 나무들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한자리를 차지하고 생명을 이어왔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스웨덴의 '올드티코'라는 작은 나무는 9550년전부터 생존해왔다. 그런 나무들의 시간이란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과연 가장 뛰어난 우월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가끔씩 왕릉을 둘러싸고 있는 큰 소나무들을 보면 그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이고 나무 아래를 지나다니는 인간은 그들에게 어린 손자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다. 그런 나무에서 다람쥐와 새들은 대를 물려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런 나무를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뽑아버린다면 그곳에 살던 동물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우리의 유익을 위해 산과 나무와 그곳에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터전을 없애버린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아마도 작가들이 이 책을 쓰게된 출발점도 나와 같은 질문에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어린이들이 자라서 살아갈 미래의 세상은 기후 위기로 인해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어릴 적부터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고 가치관을 형성해야 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줄 것이고, 좀 더 겸손한 태도로 자연과 동물에게 다가가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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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장의 슬기로운 이중생활
서성현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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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 부장, 송 과장 등 직책 이름이 들어간 책 제목이 인기다. <슬기로운 이중생활>이란 책도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서성현 부장의 이야기다.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라 현실성있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며 오로지 회사만을 위해서 살아왔었다면 지금의 트렌드는 바뀐 것 같다. 회사 우선주의에서 자신, 가족, 회사를 다 생각하는 균형적인 시각이 보편화되는 느낌이다. 퇴직연령이 빨라지면서 퇴직 이후의 삶도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균형잡힌 삶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느는 것 같다.



저자의 이중생활은 회사 퇴근 이후에 시작된다. 자기 성장을 위한 독서, 취미생활 등이 포함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이중생활에 포함된다. 동시에 회사에서도 대체가능성이 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회사 일은 눈치껏하고 자신의 성장만 추구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책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서승현 부장은 이중생활을 위한 로드맵을 세웠다. 40대 중반까지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고, 은퇴 시까지 은퇴 이후의 생활기반을 구축하는 것, 60대에는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하며 가치를 공유하고 70대에는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인생 설계도를 작성했다. 그의 로드맵에 따른 그의 이중생활은 크게 4가지, 취미생활, 재테크, 별장 생활, 글쓰기로 나뉜다.


회사를 다니며 취미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서 부장은 첫 단계로 도전하고 싶은 취미 리스트를 만들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 50가지를 적어두고 하나씩 도전해 본다. 실제로 해보면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전혀 자신과 맞지 않는 것도 발견하게 된다. 다음 단계는 성취하고 싶은 취미의 목표를 설정한다. 요리의 경우 일식 요리 5가지 마스터하기, 텃밭 가꾸어 열무를 심어 열무김치 담그기와 같은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서승현 부장의 경우 전통주 3가지 담기, 드론 자격증 따기, 오디션 나가 예선 통과할 정도의 보컬 실력 기르기,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모터보트 자격증 취득 등을 목표로 했다.


지속할 수 있는 취미도 정하여 평생 자신의 것이 되게 한다. 독서, 운동, 공부와 같은 것.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취미도 정해야 한다. 아들과 함께 드럼 레슨받기, 요리하기, 호캉스, 가족이 함께 계획하는 여행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서 부장의 별장 있는 삶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별장을 갖게된 노하우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집 짓기를 목표로 카페나 밴드에 속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땅을 사고, 설계하고 집을 지었다. 그의 별장은 가족들과의 공간이기도 하고 자신의 아지트가 되기도 한다. 나도 일찍이 세컨드하우스를 구매하고 오도 이촌을 실천했기에 그의 별장에서의 삶에 많이 공감했다. 그가 건넨 중요한 팁 중 하나는 지금 거주하는 곳에서 30~40km에 별장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60km 정도에서 세컨드 하우스를 구매했었는데 길이 시원하게 잘 뚫려있어서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힘들긴 하다. 현실성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처럼 참으로 슬기롭게 이중생활을 준비하고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재테크와 글쓰기에 관한 그의 견해도 배울만한 것이 많았다. 집을 구매하는 전략으로 와이프의 의견을 따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교육과 생활의 대부분을 아내가 더 잘 알고 있기에 재테크에서 아내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일을 최우선으로 두거나 자기 성장만 추구하는 남편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주어도 좋을 것 같다. 슬기로운 이중생활에 대한 꿈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남편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이 책의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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