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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2disc) - BBC 6부작 시리즈
사이먼 랭튼 감독, 콜린 퍼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제대로 된 드라마'였다. 오만한 다아시와 편견에 사로잡힌 엘리자베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서서히 싹트는 상대방에 대한 뜻밖의 감정에 당황하는 둘의 모습에 내 마음도 함께 설렌다.
처음엔 오만하고 귀족적인 '콜린퍼스'에 비해 통통한 몸매의 '제니퍼 엘'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그녀는 평범하면서도 이지적인 엘리자베스의 묘한 매력을 강하게 내뿜으면서 마음을 끌었다. 고전적인 분위기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 부드러움, 그러나 불의나 무례한 언행에 대한 날카롭게 지적하는 당당함, 그녀만큼 다이시역의 '콜린퍼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을 듯하다.
지극히 단조롭기 쉬운 이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가족과 결혼에 대한 갈등은 현대인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다. 불같은 열정으로 엘리자베스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차이때문에 고민하는 다아시의 모습,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같은 가족때문에 엘리자베스가 겪는 어려움이 그것이다.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고백과 함께 가족의 치부를 함께 들어야 했던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안스러웠지만 그녀는 묵묵히, 아니 오히려 씩씩하게 감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