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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12 - 완결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을 모으기 시작했고, 만화책을 자신있게 소개했으며, 만화책을 구하기 위해 서점에 들러 입품을 팔았다. 그런 만화다, 불의 검은....
따뜻하면서도 당당한 인간의 품성을 지켜 나가는 아라의 모습은 내가 여자임을 자랑스럽게 했다. 부족의 흥망성쇠를 가름할 '불의 검'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그녀라는 사실이 감동적이다. 깊은 산 속 아버지와 함께 살던 여리고 순수한 소녀가 제아무리 힘센 장정이라도 휘청댈 만큼 가혹한 운명에 맞서는 모습은 고맙고 감사했다. 자신의 운명을 헝클어 놓은 사람에 대해서조차 '인간적인 연민'으로 감싸 안는 그녀는 고스란히 인간의 형상을 갖춘 거대한 산이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이 없다더니, 제대로 된 이야기를 플어내기 위해 진득하니 서두르지 않은 김혜린 선생님께 감사하고 고맙다. 기다리기 지쳐 영영 끝내지 못하실까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해마다 발행되는 날짜를 살펴 나름대로 다음편 출간 예정일을 점쳐 보기도 했던 일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곧 주문한 책을 받아보면 알겠지만, 내 손에 도착한 책을 섣불리 펼쳐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이들하고 밥을 같이 먹다가 가끔 던지는 질문이 있다. 아이가 퍽 좋아할 것 같은 후식이 그대로인 걸 보면서 " 너, 이거 안 먹을 거야?" 그러면 아이는 배시시 웃으면서 "아니요, 아껴 먹으려고요" 나도 어린이처럼, 제일 맛있는 음식일수록 나중에 먹기 위해 남겨두는 아이처럼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싶다.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