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나에게 말을 걸다 - 두란노 30주년 문학상 공모 우수 당선작
기민석 지음 / 두란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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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성경에 나온 굵직굵직한 예언자 몇 사람을 만나게 한다. 익히 아는 엘리야나 엘리사, 나단 선지자는 없다 - 그들의 이름으로 된 예언서가 성경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예언서를 대표하는 인물들과의 만남이다. 언뜻 들어도 성경적인 틀 안에서의 만남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무릎을 치면서 읽게 될 것일 자부하는 이 책은 과연 예언자들과의 어떤 소통을 주도하고 있을까.

 

저자는 기민석. 수도침례신학교에서 신학 수업을 시작했고, 한국 런던대 킹스 칼리지에서 신학 디플로마와 구약 성서학 석사 취득, 맨체스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구약학회 임원이고, 백석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꿈의 교회’(공주)에서 협동 목회자이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고대 이스라엘의 의회제도’에 대한 연구 과제를 협약 받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수행하고 있다.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학개, 스가랴, 다니엘이라는 인물들이 이 책에서 만나는 예언자들이다. 각각의 시대적 배경, 예언자와 그 예언의 특징, 신학적 관점, 현 성도들에게 시사하는 바 등 여러 가지를 최대한 쉬운 언어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특히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자와 예언의 목적’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서두부터 4장에 걸쳐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고대 예언자들의 삶을 통해 현재 하나님의 종들이 배워야 할 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구약성경예언자들이 전해 주는 신앙의 전통은, 기독교가 이웃과 사회 속에 ‘더불어 살아가야’함을 가르칩니다. (p. 21)

대변인은 위임받은 말만 전달해야지 절대 자기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예언자 역할을 감당해야 할 오늘날의 사역자들이 깊이 생각해 볼 교훈입니다. (p. 26)

하나님의 참된 사역자, 예언자는 사람의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일하는 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p. 65)

 

아모스는 사회정의를 독설로 뱉었고, 호세아는 이스라엘의 종교적 타락을 자신의 삶으로 직접 투영해 보였다. 초기 이사야서는 거룩하신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강조했고, 중기 이후로는 창조주가 유일신임을 설파했다. 예레미야와 하나님의 감정적 교류, 특히 이 부분이 인상적이다. 인간으로서 예레미야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에 그가 올린 불안정한 상태의 기도를 공감한다. 그가 가진 연약함을 가치 있게 들어 쓰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절로 나온달까.

 

성경을 근간으로 하여 구성된 이야기이기에 새로운 지식적 발견이라기보다는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할 필요성의 발견이다. 성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면서 저자가 어떤 인식을 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성경지식을 전달하고 있어 교훈적이다. 기본적으로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가치관을 여러 군데서 획득할 수 있다. 성경지식이 얕다고 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저자가 그 정도의 배려는 하고 있다.

 

문체는 세련되어 가볍고 편하게 읽기도 좋다. 그러나 너무 방대한 내용을 집약적으로 전달하려다보니 흐름이 매끄럽지가 못하다. 단락간의 구성도 툭툭 끊길 때 그 맛을 잃는다. 특히 핵심주제를 명확히 하고도 종결부에서는 전혀 다른 얘기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전반적으로 독자에게 명쾌한 느낌으로 전달되는 느낌이 덜했다.

 

저자 스스로 너무 내용을 정리하려는 경향이 보였다. 과유불급. 적당히 써내려가야 하는 부분에서 불필요한 요소 - 같은 성경구절을 거듭 게재한다든지 하는 것은 ‘책을 안 써본 티’가 여실했다. 이 출판사에는 편집부가 없나 하는 자문이 일었다.

 

 

전문적인 신학서적이 아니므로 신학도들이 예언자들의 활동내역을 더듬고자 이 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종으로서 읽어야 할 사역자의 태도와 결부 된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그러니 지식서가 아닌 교양서로서는 현 목회자들에게도 권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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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 언젠가, 어디선가, 한 번쯤은...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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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하면 떠오르는 것. 파란 하늘, 깨끗하고 선명한 바다, 그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해변의 붉은 지붕, 명랑함과 아름다움이 조화된 전통의상 그리고 다양한 과일. 유럽을 여행한다면 한 번은 지나가야 할 따뜻한 동네 같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그런 크로아티아에 대한 극찬의 연발이다. ‘여기를 가도 좋았고, 저기를 가니 더 좋았고, 거기는 어쩌다 갔는데 황홀했다’는 식의 나열. 그러나 말뿐인 광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제시하는 사진들로는 독자도 할 말을 잃게 할 정도였다.

 

저자. 이 사람 되게 궁금하다. 읽는 내내 ‘도대체 당신 누구세요?’라고 물어지게 한다. 저자 소개란에는 그냥 뭐 어렸을 때 바다 좋아했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 있었다 정도. 이 책 말고 제주도와 뉴욕에 관한 여행기 2권 있다는 정도. 남자이고 30대를 좀 넘긴 나이지만,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에 나는 말렸다. 무지 궁금하지만 그 흔한 블로그 주소하나 알아낼 수 없는 저자, 김 랑 이다.

 

아드리아 해에 줄을 대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모든 해안선을 죽 돌았다. 간간히 내륙으로 뻗는 동부 쪽도 잊지는 않았지만 그냥 뭐 바다와의 만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여로, 또한 본디 그런 나라다. 위쪽부터 이스트라반도, 자그레브, 디나라 알프스, 달마티아 이 네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는 여정은 차가운 바람이 이는 고풍스런 도시 ‘로빈’에서 시작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평하는 ‘두브로브니크’에서 끝나고 있다. 그러나 저자에게는 첫사랑으로 운을 떼는 남아있는 사랑 잔재와의 동행이었고, 새로운 만남이 있었음을 수줍게 알려주는 여운으로 펜대를 놓고 있다.

 

크로아티아를 찍어댄 많은 사진들을 보았으나 그의 사진은 색의 경지를 구경할 수 있게 한다. 특히나 ‘푸름’에 있어서 그가 담아낸 다양하고 오묘한 어쩌면 신비하기까지 한 그 자연의 광채와 색감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그야말로 ‘크로아티아 블루’이다.

 

바다도 좋고, 느껴지는 공기의 신성함도, 눈부시게 발광하는 태양도. 정 많은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감도, 그리고 가슴 떨리게 공존하는 풍경들  다 좋았다. 그러나 그저 크로아티아가 가진 혹은 일구어낸 순수한 경치만을 담아냈다면 이렇게 매력적인 서적이 될 수 있었을까.

 

사진 한 장 한 장은 놀라울 정도로 그 곳과 독자를 가깝게 한다. 사진을 보면서 그 풍경에 감동받았고 셔터를 눌렀을 작가를 떠올리게 하고, 그것은 곧 찍은 그와 보는 나의 교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더 징한 게 있었다. 그는 왜 크로아티아를 ‘다시’갔고, 그 길을 걸으면서 그가 ‘거기서’계속적으로 느낀 감정들을 고스란히 적고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인지, 감성적인 눈요기에 취해 그런 문학적 표현이 이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저자의 여행기는 차별화되었고, 감정적으로도 몰입할 수 있었다.

 

누구나 여행, 특히나 유럽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리고 으레 그런 데를 가서는 ‘그런 것’들을 느끼고 싶어 한다. 쉽게 말해, 여행에 대한 감정까지도 계획하고 떠나는 이들이 있다. 저자에게서는 그런 인위적 필치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크로아티아를 가보지 않고, 이 책을 읽는 이들은 그에게서 그 나라에 대한 많은 ‘영감’따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훨씬 더 ‘블루’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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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신 - 진정한 혁명과 기적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시작된다
박성길.이완 지음 / 분필"느낌나누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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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많은 인생이 햇병아리들 앉혀 놓고 하는 흔한 레퍼토리 중 하나 “야, 우리 땐 이런 얘기 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자신의 가치를 그런 데서 발견하고자 하는 군상의 한 마디다. 과연 우리는 지금 청춘들에게 할 말 많은 이들이 바글대는 세상을 만났다. 좋은 세상일까. 이런 과잉된 충고의 세태 앞에 가려들을 줄 아는 분별력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청년정신’ 제목부터 지루했다. 마치 이 책 하나가 청년들의 정신세계의 교과서라도 되는 양 굵은 글씨체로 박아놓은 이 제목이 청년들의 호감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박성길과 이완. 사진을 보니 낯이 익다. 두 분 다 스타 강사로서 여기저기서 리더십에 관해 활발한 강의를 하고 있는 분들이다. 책의 표제나 표지, 하다못해 핵심주제도 아닌 저자로 인해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책은 10가지의 주제로 나뉜다. 더 굵게 하자면 마인드와 실행력에 대한 주문이다. 긍정성을 주문하고 꿈과 사랑이라는 식상한 단어들도 주제로 나선다. 아침형 인간, 규칙적인 운동, 독서의 생활화를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과연 신선한가, 목차를 보고는 내용에 대해 관심을 보일만한 호기심 내지는 지적가치가 느껴지는가. 청년정신에 위배되지는 않겠으나, 자기 계발 서적이라면 누구나 담고 있고, 담겨있을 것이라 짐작되는 그렇고 그런 주제들을 보니 이 책을 고전적이라고 해야 할지, 그저 아류라고 해야 할지 감이 안 선다.

 

사실 아침형 인간에 대해서는 본인이 느껴보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설득력은 없다. 가령 ‘체질 운운하면서 변명하지 말았으면 한다(p. 87)’고 말하는 점. 아침형 인간의 좋은 점 3가지를 제시하나 잠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별로 와 닿지는 못하리라. 운동은 걷는 걸 추천하고 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운동이라도 좀 하라는 것이다. 우울증, 스트레스에 좋다는 말과 함께. 독서편이 그나마 나은 점은 독서의 중요한 스킬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고르는 방법, 책과 관련된 습관 기르는 방법, 효과적으로 책 읽는 방법 등이다.

 

저자는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3가지로 이런 점들을 디테일하게 조언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주제에 대해 식상함만을 느껴가면서 놓치는 점이 있는데, 저자가 설명하는 이 원칙에 충실한 삶의 계발은 ‘성장과 균형’에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똑같은 노래도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서 예술적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신나게 욕이나 얻어먹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목차를 보면 이런 주제로 더 이상 무슨 말을 더 듣겠나 싶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치부될 메시지는 아니다. 첫째는 제대로 된 포인트 설정이고, 둘째는 그것을 다듬어 전달하는 능력 또한 탁월했기 때문이다.

 

활자가 크다. 요즘은 이 정도로 활자를 크게 해 주는 책이 드물다. 시원시원한 활자 덕에 저자의 메시지도 더 단순명료하게 느껴진다. 반면에 너무 고지식하게 짜여서 재미도 없고 적용력도 덜한 예화 설정에 더 신경 썼다면 지금보다는 순수한 감정으로 읽었을 것이다. 간간히 기독교적 요소가 배어나오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실(失)’로 치우치게 하는 요소는 아니다. 

 

청년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 연령대는 단순히 ‘청춘’으로 국한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독자를 굳이 한정할 수는 없다. 지혜가 깃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자기 삶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으나 ‘무엇인가’확신이 부족한 자에게 권해주고프다. 명확한 대상을 향해 뛰어갈 실행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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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여행
홍미선 지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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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산뜻한 표지. 동굴에서 보고 바다의 색은 점점 그 푸름의 깊이를 더하고 있었고, 파도의 거품을 막 걷어 올린 듯 한 구름이 천공을 가리듯 머물러 있는 사진이다. 서점에서 펼친다면 일각에 훑을 수 있는 얇은 사진첩이다. 이 ‘빛 여행’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사진들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찬찬히 감상하며 느끼고 싶었다.



작가는 홍미선. 1960년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대학원을 거쳐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 대학원에서 영상예술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여러 전시회를 기획하였고, 주요 저서로는 ‘거울-사진에서 보여진 우리 여성 1880-1970’ 등이 있다. ‘여성’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설치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최근에는 중남미를 여행하며 만난 태고의자연이 담고 있는 ‘빛과 자연’의 숭고함을 사진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책은 인위적 구분없이 ‘빛 여행’이라는 단일 주제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 자연을 담고 있고, 색채 또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푸른 바다, 잿빛 하늘 및 먹색바다, 에메랄드 빛 호수, 소금사막, 코발트색 빙하, 이끼로 뒤덮인 숲 등 자연의 숭고한 빛깔을 담백하게 담아낸 그림이 그윽하기도 하고 영롱하기도 하다.



그림은 저자의 선택대로 나열되었고, 규칙성이나 일관성은 찾을 수 없다. 저자가 특별히 한 마디 거들고 싶은 사진이 있었던 걸까. 아르헨티나의 거대한 웁살라 빙하와 빽빽한 구름사이 눈 내리듯 하얗게 빛이 투과하는 사진, 그리고 바다의 푸름이 먹물처럼 들어간 빙하의 사진, 그리고 녹은 빙하들이 강에 둥둥 떠있는 사진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저자는 연속적으로 한마디씩 던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어떤 연계성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너무 저자의 생각에만 몰입하여 독자의 소통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던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름, 모습, 말, 생각, 행동, 습관... 그 무엇으로 자신을 규정지을 수 있는가? (p. 26)

물질은 공하고 공한 것은 물질을 이루니... (p. 28)

모든 것은 변하고 인연 따라 흘러간다. (p. 30)



이외에도 금강경 구절을 곳곳에 한 페이지씩 장식하여 특정종교인 - 불자들을 위한 사진첩이라는 인식을 들게 했다. 사진과는 그닥 매치되는 않는 구절들을 저자 나름대로 끼워 넣었건만 오히려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사진뿐만 아니라 글로써도 저자가 독자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었다면, 아니 글이 사진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기능만이라도 충실하게 전달하고 싶었다면 저자는 조금 더 독자를 배려해야 했다. 왜냐하면 조잡한 글 덩어리들이 사진을 감상하는 독자의 개인적인 느낌까지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색감을 담아낸 타 작가들의 사진보다 ‘빛’에 둔 초점이 그리 뛰어난 사진도, 그렇다고 중요한 메시지나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울리지 않는 필력 또한 감상의 폭을 줄여놓았다. 쉽게 페이지를 훌훌 넘기기나 좋았고, 그렇다면 눈요기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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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표철민 지음 / 링거스그룹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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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다양한 가르침들이 난무하는 시대다. 특히나 인생살이에 대한 조언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할 말 많은 사람들 가득하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책이다.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 그 앞에 ‘제발’이라는 안 어울리는 단어를 써 놓고는 치열 고른 청년 얼굴 박아놓은 표지는 ‘그대로 사는 게 괜찮을 것 같지 않은’나에게 긴요히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저자는 표철민. 꽤 유명인사인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젊은 기업가에 손꼽힌다는 홍보문구가 눈에 띈다. 열다섯 살에 도메인 등록서비스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주)다드림 커뮤니케이션으로 창업한 후 12년간을 CEO로 살아왔다는 그. 지금은 대한민국 위젯 업계 1위 기업 (주) 위자드웍스와 (주)루비콘게임즈의 대표를 맡고 있다.

 

1장과 2장은 자기소개를 한다.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사업을 일구었는지, 어린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담백하게 늘어놓는 그의 이야기.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분량이다. 관련업에 종사하거나 흥미가 있다면 들을 만은 하나, 자서전 보자고 펼친 책이 아니기에 달갑지 않게 읽었다. 그리고 3장부터 시작되는 그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

 

스펙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는 먼저 ‘꿈’이라는 것에 집중하되, 끊임없이 ‘왜’를 물으라는 전형적인 충고로 시작한다. 그 꿈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해야 하고, 거기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라고 충고한다.

 

관심 분야를 찾았다면 정말이지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거기에 미쳐서 온갖 열정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미칠 수 있으려면 자기가 정신적으로 100% 믿어야만 한다. (p. 160)

 

4장은 관찰력과 통찰이 있어야 함을 피력하며, ‘촉’를 키우는 훈련 6가지를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5장은 전문가가 되는 비결에 있어 간접적인 비결들을 내놓고 있다. 이 장은 그다지 독창적이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러나 독창적인 길을 가라고 조언하는 6장. 나만의 길을 찾아 경쟁 없는 길에서 여유롭게 달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20대가 가진 순수함을 놓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해서 세상에 닳고 닳은 사람의 누린내는 없고, 그저 경륜 있는 오라버니의 조언같이 따뜻한 필치다. 자신의 모든 경험과 생각, 그리고 많은 경험으로 인한 소득을 아낌없이 주저함 없이 술술 써 나갈 수 있는 그 젊음이 부러웠다.

 

독자는 한정 되어있다. 저자보다는 어린 친구들이 봐야 할 책이다. 대학신입생이라면 딱 좋다. 저자가 사업가이기에 ‘사업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책을 선택한다면 만류하고 싶다. 그는 돈이 없어 먹었던 라면을 추억하고 있다. 그 때 저자는 고등학생이었다. 책임질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자의 압박에 자살을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돈이 없어서 라면 먹으면서 밤낮 일했던 것을 대단한 실패인 냥, 열심히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포털사이트 경쟁에서 꼴지를 한 경험이 몇 달치 직원들 임금도 못주고 부도날 위기였던 냥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 독자에게로 그 포커스를 한정한다.

 

꿈이 많을 나이라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줄 책이다. 그러나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는, 미친 듯이 노력하되 남들과 다른 라인에 설 생각을 하라는 정도의 조언이었으니 표제가 어울린다고는 볼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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