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친 그리움
림태주 지음 / 예담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그냥 그립기 때문에 흘러가는 거라고 그리워 하며 흘러가는 동안이 일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앞 표지 문구

 

스스로 시인, 책바치(책을 만드는 사람), 명랑주의자, 야살(얄밉고 되바라짐)쟁이, 자기애탐험가, 미남자라 말하는 림태주는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예담 펴냄)에서 삶과 상상을 한 편당 세 페이지 내외로 표현했습니다. 짧은 글이라 긴 글을 지겨워하는 젊은 세대가 읽어도 무난하지요. 왜 그리움을 표현했을까요?

 

그리움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발광하게 한다. 부디 나의 그리움이 그대에게 닿아 비로소 멈추기를 바란다. 아니, 그대의 그리움을 건드려 역류하기를 원한다.

- 9쪽 프롤로그 '이 미친 그리움이 그대에게 닿아 멎기를, 역류하기를'에서

 

1부 의롭고 그립고 아픈 것

2부 남자로 산다는 것

3부 바람이 분다, 명랑하자

4부 책바치는 무엇으로 사는가

5부 지상 여행자의 우수

 

1~5부까지 제목에 뚜렷한 주제와 느낌이 보이네요. 어디부터 읽어도 무난하고 편안하죠. 첫 작품도 그리움이란 주제를 잘 살리니 합격감이죠.

 

그리워한다는 것은 과거부터 미래까지를 한 사람의 일생 안에 담아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워하면 할 수록 마음의 우주가 팽창한다.

- 13'그리움에 대한 정의'에서

 

내용을 더 볼까요? 저자의 삶이 작품에 담겼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나의 자전거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선다. 능소화가 담장 밖으로 애처롭게 목을 빼고는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골목길 끝에서 나의 걸음은 멈추게 된다. (중략) 그날 나는 처음으로 외로움을 내 안에 받아들였다. 나는 묻고 싶었으나 묻지 않는 질문 하나를 그 여름밤 그 골목길에 남겨두고 어른이 되었다.

- 59'미친 봄 밤2'에서

 

책 구석구석에 재미난 사진이 실렸죠? 저자의 지인들에게 받은 사진인데 보기 좋게 운치 있어 책의 분위기를 살립니다.

 

어디를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이 느껴지는 '이 미친 그리움', 아름다운 주제, 젊은 세대에게 먹히는 짧은 글, 분위기 좋은 사진 덕에 읽다 시간가는 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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