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김종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편가르기의 논리를 떠나 합리적 의심을 시작하라! 비로소 진실이 드러난다.’

시사평론가 김종배가 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쌤앤파커스 펴냄) 뒷면에 적힌 문구입니다. 제가 전에 소개한 손석춘의 ‘신문읽기의 혁명’을 통해 신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는 더 나아가 이성적이고 탄탄한 논리로 기사에 의문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문읽기의 혁명’이 기사 분석의 입문서이자 정석이라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는 그보다 높은 수준의 분석을 배우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는 1999년부터 2011년 5월까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 브리핑’ 코너를 진행했고, 현재 데일리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하 이털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람이 진행하는 ‘이털남’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고, 경력이나 진행을 보고 특정성향으로 이슈를 판단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들어보면서 그런 편견이 확 사라졌습니다. 성향 자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이성과 논리를 향해 나아간다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란 책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신문기사나 뉴스를 바라봐야 하는지 적어볼까 합니다. 

1부 뉴스 제대로 읽기
1부는 우리가 어떻게 뉴스를 읽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각 언론이 사실을 어떻게 포장하고 있는지도 말하고 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은 다수 언론의 기사가 오류투성이라는 겁니다. 사실 어느 언론이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기보다 언론사 내부 구성원, 구독자의 주 성향에 맞는 옷을 입혀 보도합니다. 그러다보니 한쪽 성향으로 편향되기 쉽고, 오류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독자는 뉴스를 읽을 때 자세히 보고,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뉴스가 하는 말을 진실이라 믿게 되는 거죠.
1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실제 기사를 인용해 어디가 문제인지 자세히 집어주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판이나 호통으로 시작한다고 봐야겠죠?

2부 뉴스를 둘러싼 것들
기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기사를 쓰는 걸까요? 2부는 본 뉴스가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를 얘기하고 있지요.

여기서 나온 ‘정치적 의심’이란 표현에나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 속 내용을 무조건 따르기만 하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3부 글쓰기의 최전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에는 글쓰기 가이드라인이 담겨 있습니다.
3부는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부와 2부가 신문기사를 위주로 오류여부를 분석한다면, 3부는 어떻게 생각을 담아 글을 쓰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는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 진실에서 나아가 논리와 이성으로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책이라, 읽는 동안 흥미로우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 알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 팟캐스트 ‘이털남’에서도 이 책처럼 제대로 사실을 판단하고 있는지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인 김종배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다면, 모든 언론이 무조건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리는 같다. 뉴스를 이성적으로 곱씹는 원리와,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원리는 같다. 뉴스를 의심하듯 자신의 입장을 의심하는 것이고, 뉴스에 숨은 의도성을 찾듯 자신의 입장에 담긴 작위성을 찾는 것이다. - p16(여는 글 ‘민주시민으로 살기 위한 올바른 주권 사용법’에서)

뉴스를 따져 읽는 것은 곧 독자적으로, 주체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뉴스에서 사실만 취한 다음에 그걸 소재 삼고 근거 삼아 독자적으로, 그리고 주체적으로 자기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뉴스를 따져 읽는 과정은 정보를 올바르게 취득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사고를 정밀하게 가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 p115(1부 정리에서)

‘정치적 의심’은 뉴스의 의미를 가려내는 일이다. 즉 뉴스에 담긴 의도와 목적을 가려내는 일이다.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게 아니라 입맛에 맞는 사실만을 정해 사람들을 어느 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언론의 의도를 가려내는 일이다. - p170(2부 정리에서)

글의 관점이 주제임과 동시에 주제의식이기에 관점은 결론을 규정한다. 결론의 방향을 제한한다.
(중략)
 관점을 잡으면 글의 결론뿐만 아니라 글의 범위도 자동으로 설정된다. - p178~179(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본 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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