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개가 행복하다 - 시나위 신대철의 음악 인생 그리고 바른음원 협동조합
신대철.김철영 지음 / 알마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뛰는 개가 행복하다(신대철·김철영 지음, 알파 펴냄)’는 시나위 신대철의 음악 인생과 철학을 담은 책입니다. 신대철과 김철영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이 책은 저에겐 천천히 음미하듯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1장 1986년, 시나위 1집이 발매되던 그해
‘김철영이 어떻게 시나위를 알게 되었는가?’로 축약할 수 있는 하나의 간증되시겠습니다. 김철영이 시나위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 책 또한 나오지 못했겠죠.
 
2장 크게 라디오를 켜다
전설의 가수 신중현의 아들로만 기억되던 신대철이 어떻게 자신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인터뷰입니다. 한마디로 ‘또 하나의 전설이 시작되었다’죠.

3장 시나위, 새가 되어 가다
시작은 누구나 그렇듯 시나위 역시 시작이 순탄치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자유로운 음악을 꿈꾸며 계속 음악인생을 이어가죠. 

4장 명반의 조건, 그리고 새로운 도전
서태지, 김종서 등 유명한 가수가 거쳐 간 시나위 그리고 신대철, 위기는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대철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거라고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5장 여정의 시작 그리고 시민 신대철
수많은 여정 속에서 신대철을 중심으로 한 시나위는 새로운 맴버 영입과 함께 여정을 이어갑니다. 아버지 신중현 헌정 음악 참여, 영화 음악 도전 등을 말이죠. 그 속에서 신대철은 여러 가지 생각을 했을 겁니다.
 
6장 아틀란티스의 꿈을 말하다
‘과거의 흔적을 뒤로 하고 새로운 흔적을 만든다.’ 제가 이 장을 읽고 마음에 드는 단락을 적으면서 느낀 점입니다.
 
7장 바른음원 협동조합
음원을 제값주고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만든 ‘바른음원 협동조합’, 과연 신대철은 왜 이런 협동조합을 같은 음악인들과 함께 만들었을까요?
 
신대철과 김철영이 대화하며 나누는 신대철 그리고 시나위의 음악 세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실패와 친하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 실컷 했으니 된 거 아닌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도 그리 되길 바랄 뿐이다.
 
세상에 태어난 것에 꼭 숙명을 들먹일 필요가 있나?
이유는 자신이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지.
- p5 신대철의 말
 
이 책은 ‘고담’스러운 도시 대구에서 우울한 사춘기를 보낸 한 중학생의 가슴속 울분에 대한 해소책으로 긴 세월을 지나 기이한 경로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바, 신대철 음악의 독자성이 논증되었는지 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 p8 김철영의 말
 
시나위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MBC FM <박원웅과 함께>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록음악’이라는 특집을 진행했는데, 첫 날이 신중현이나 산울림이 아니라 시나위였다! 라디오 듣는 것 말곤 삶의 낙이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던 회색빛 대도시의 사춘기 소년은 채널 속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쇳소리를 듣고 아주 불쾌해하면서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귀를 기울인다. 그 쇳소리는 그날 밤 잠자리에 든 소년의 귓가를 맴돌았다. 정체불명의 그 사운드를 끝내 떨치지 못하고 다음날 바로 레코드점으로 달려가 음반을 사고야 마는데, 그것이 바로 시나위 1집 앨범이었고, 이 소년의 인생에서 제1호 LP판이 되었다. 그 앨범을 사고 나서부터 소년의 인생은 삐뚤어지기 시작했고, 흘러흘러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p15에서
 
철영 시나위를 고3 때 만든 거네요?
대철 내 기억에는 고2 겨울방학 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 박광현 형하고 어울려 다니다가 몇 명을 알게 됐어. 나보다 형들인데 밴드 한번 해보자 해서 같이 했거든. 모여서 팀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했지. 그러다가 ‘시나위’는 어떻겠냐고 내가 제안했어.
- p49에서
 
철영 형은 어떻게 버텼어요?
대철 힘들었지. 이십대 초반 1집, 2집 할 때만 해도 부모님한테 의존하던 시기잖아. 그런데 민기처럼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친구는 더 힘들었을 거야. 솔직히 말해서 그 당시에 우리 페이가 100만 원, 150만 원 이랬는데, N분의 1로 나누면 얼마 안 되었잖아. 30만 원으로 한 달 살아? 못 살잖아. 현실적인 걸 생각할 수밖에 없지. 반년은 견딜 수 있어. 그런데 이게 계속되면 이 짓 못하겠다, 그렇게 되는 거지. 김종서도 그렇게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고. 다 그랬어.
- p87에서
 
철영 그런 식(서태지의 탈퇴, 솔로 데뷔)으로 솔로 데뷔하는 사람 기타 세션을 한 적이 전에도 있었어요?
대철 그때 시나위가 와해되고 할 게 없으니까 살 길이 막막하잖아. 그때 했던 게 세션 일이거든. 처음에 박광현 형이 자기 앨범을 하는데 기타 세션을 해달라는 거야. 그래서 했지. 그게 계기가 돼서 조금씩 하기 시작하니까 여기저기서 막 불러주더라고. 세션은 현찰 박치기니까 끝나면 돈을 바로 주잖아. 그러니까 벌이로는 괜찮았지. 일단 먹고는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이 길로 나가야 되나?’ 싶더라고.(웃음)
- p133에서
 
철영 형님이 지난번에 그런 말 했잖아. ‘산울림’, ‘사랑과 평화’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그럼 시나위 음악에서 신중현 음악은 영향을 준 게 별로 없는 건가요?
대철 기본적으로 내가 어렸을 때 음악을 많이 들었잖아? 음악이라는 게 뭔지 알기도 전에 아버지의 음악을 많이 들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거든. 영향 받는다는 게 다른 게 아니라 많이 듣는 거야. 많이 들으면 영향을 받게 되어 있어.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지.
- p161에서
 
철영 감독과 친분 때문에 한 거예요?
대철 그런 경우도 영입되어서 한 적도 있고. 크게 성공한 작품은 없는 셈이지. 영화음악은 항상 관심 있는 분야이긴 해.
- p167에서
 
대철 (선략) 윤호라고 건반 치는 친구 있는데 그 친구도 내가 처음 봤을 때 ‘천재인데’ 했던 애야. 지금 시나위에서 건반 한다고. 기타도 되게 잘 쳐. 그 친구는 이제 스물너덧밖에 안 됐는데 이미 잘나가. 편곡자로도 프리랜서로도. 시나위가 그런 친구들의 등용문이 되면 선순환 구조가 되잖아. 재능 있는 친구들이 나를 찾아오면 같이 작업하면서 시나위라는 크레디트가 생기고, 그 친구가 시나위 그만두고 또다른 업적을 세우면 계보가 생기니까. 그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더라고. 그리고 서로 부담 없이 하다 보면 나중에 좋은 기회에 같이 할 수도 있잖아. 넓은 영역에서 많이 받아들이고 싶어. 예를 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쿼드가 다양해서 컵 대회 나가는 애들, 리그 나가는 애들 다른 것처럼 말야.
- p192에서
 
대철 (선략) 나는 요즘 흔히 얘기하는 진영 논리에 휩싸이고 싶진 않아. 뭔가 불합리한 것들이 보이면 어느 쪽이든 잘못한 게 있으면 호되게 비난하고 비판해야 하는데 다들 몸만 사리는 것같아. 비판 기능이 언더그라운드로 들어가 있으니까.(후략)
 
철영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겠어요? 그냥 한 명의 시민인 신대철에게 여쭙는 겁니다.
대철 이런 질문을 하면 누구나 똑같은 대답을 할 거야. 열린 사회로 가야 된다.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되고…. 개소리 다 집어치우고.(웃음) ‘민생’이라는 말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민생’ 그러면 빵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얘기거든. 이 말 자체가 갖고 있는 함의가 국민을 노예로 보는 거지. 빵 하나 던져주면 되는….
- p211에서
 
철영 실제로 음원 사이트에서 꽤 많이 팔린다 하더라도 실제작자,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몫이 터무니없이 적은 상황이라는 거죠?
대철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야. 단푼 스트리밍의 경우 권리자 정산액이 7.2원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이용하는 상품은 무제한 스트리밍이야. 이 경우 곡당 스트리밍 가격이 3.6원이지. 그러니까 3.6원을 그 음원을 제공해준 유통사에게 정산해줘. 그러면 유통사는 거기서 수수료 20퍼센트를 떼고 약 2.1원을 제작사로 정산해주지. 저작권료는 0.6원, 실연권료는 0.36원이 발생하는 거야. 그런데 생각해봐. 세상 어디에도 10원도 안 되는 2원대 심지어 영점 몇 원하는 물건 본 적 있어? 아마 세상에서 가장 싼 물건이 한국 음악일거야.
- p23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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