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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식어 - 더 큰 세상을 향한 전후석의 디아스포라 이야기
전후석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8월
평점 :
2019년에 '헤로니모'라는 영화가 개봉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잠시 그 다큐멘터리 영화 주인공인 헤로니모 임에 대해 찾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쿠바 혁명에서 중요한 역학을 했다는 사람. 쿠바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 같은 분이라는, 그리고는 잊고 있었다.
'당신의 수식어' 이 책은 헤로니모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이 쓴 책이다. '더 큰 세상을 향한 전후석의 디아스포라 이야기'
'디아스포라'란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인 본국을 떠나 타지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통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네 스스로와 이 사회 앞에 존귀한 잔들아, 너의 행동과 고결한 생각과 더 맛진 개념 의식이 아름다운 현실을 창조할 것이다.-헤로니모 선생이 자녀들에게 남긴 편지의 마지막 구절
"제 관심사와 삶의 목적은 모든 한인들이 형제자매로서 더 가까워지는 거예요. 그들 간에 친밀한 정이 생기는 것, 극것이 헤로니모의 꿈이었어요." 에스민다라는 쿠바 한인의 말
내가 그를 보며 감동한 이유는 그가 추구했던 가치가 편협한 애국심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인류애적, 인본주의적 세계관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했던 한인 정체성 또한 열등감이나 우월성이 아니라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자존감과 자아에 대한 존재론적 고뇌였다. p.210
내가 스스로 멈추고 안주하는 순간 나 자신을 깨뜨려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주류가 되어 편해지는 순간 경계인이 되어 불편해지려고 하고, 안도감으로 느슨해지는 순간 나 자신을 부정해 다시 깨달으려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디아스포라적 삶을 추구하고 살아갑니다. p.224
우리는 누구든 디아스포라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붙이는 수식어가 편협하지 않고, 갇혀 있지 않도록.
요즘 다문화 교육에 대해, 탈북아동 교육에 대해 많이 고민중이었다. 이제 좀 앞이 트이는 것 같다. 그리고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는 나의 아이에게 어떤 책을 권하고,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계가 없을 미래를 살아갈 아이에게, 우리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