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여기 저기 올라오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아직 '왕'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은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조선왕조가  끝나면서 이 땅에서 왕(황제)이라는 존재가 공식적으로 사라진지 

백 여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마치 '왕을 기다리며...'같은 태도다.

나쁜 정치인이든 좋은 정치인이든 사람들이 정치인에게 기대는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요구도 많고. 

심지어 "독재자가 나와서 저런 것들(누굴까?)은 싹쓸어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싹쓸어 버린다는게 결국은 재판없이 죽이거나 고문하거나 불법감금하라는 걸테니 인식의 천박함은 더할데 없고, 나아가 과연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까지 만든다.



신석기 이후로 인류문명은 발전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었지만 언제부턴가 정체상태에 빠진것 처럼도 보인다.  마치 성형수술처럼 문명의 외피만 바꿔 주는 기술 문명이 발달하는 것일뿐, 인간의 본질적인 사고 방식, 사고방식의 변화 가능성과 그 변화 속도, 지식의 절대량 등은 한계에 다다른것처럼 말이다. (수 만, 수 십만년 뒤에 두뇌가 지금보다 휠씬 큰 종족으로 변해 있다면 혹시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정신세계의 전진을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익히 들어왔던 여러 성인들이 그런 인간의 표상이라 할 수 있을테고.

하지만 그사이 그 개인은 세상을 졸업하거나 졸업할 나이에 가버리게 되는 반면 

사회는 새롭게 '초기화'된 사람들로 가득하게 될테니 인류의 진보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그나마 어디까지나 이건 평화로운 시기에나 그렇지 않을까 싶다는 거고

대재앙, 전쟁, 기아, 정치혼란, 경제 대공황 따위 중 일부 또는 전부가 몇 번 지나가게 된다면 

진보는 고사하고 사회가 뒤로 가는건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이땅에서 유난히 피곤한 국민으로 사는것도 군사적 긴장 상태가 상시 존재하는 탓인듯하고...



암튼 나도 인간이고, 누구에게나 있는 한계를 거저 피하기는 어렵겠지.

다만 나이들어가면서 개구리 수준으로 퇴행하는 인간이 되지 않기를 두려워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