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은 일하지 않는 개미가 많다는 사실이 아니다.

(어느 악동이 주전자로 개미 구멍에 물을 붓는다던가 하는)비상사태가 말그대로 

예측할 수 없이 발생하는 자연 상태에서는 일하고 있지 않은 여분의 자원은 

필수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모두 열심히 일하는 개미 사회는 도태/멸망하고 일부 멍청이가 

섞여 있으면서 비효율성(잉여 노동력)이 존재하는 조직은 창의성과 영속성을 갖고 

개미 사회를 지속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엉뚱한 멍청이는 먹이를 운반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고 일하지 않는 개미는 비상사태시에도 소중한 알들을 지켜낼 수 있다.




비슷하게 일본의 JIT시스템(지금도 활발히 적용되는지는 모르겠다)은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줄수 있을지는 몰라도 한 방에 모든것이 결정되는 프로젝트에는 

적용하기 곤란한 시스템이다.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한 번의 실수로 조직의 존망이 결정될 수 있다면 

그런 시스템은 사용하기 곤란하지 않은가?



대다수 조직들의 운영 환경에서는 실수나 오류가 있더라도 점진적 개선이나 

만회의 기회가 주어질수도 있으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에서는 대부분 한 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가 된다. 

당연히 프로젝트는 초중반에는 어느정도 여분의 자원을 유지해야 하는게 정석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여분을 점점 소진해 가면서 진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프로젝트에서 초반부터 유휴인력 Zero, 無버퍼, 가용자원의 100%가동율을 

유지한다는 건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9시 출근 23시퇴근, 주말과 휴일근무, 빡빡한 일정 진행을 일삼는 것은 - 낭비 없는 효율적 관리가 아니라 그냥 망조가 난거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망조난 프로젝트는 많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대부분의 망조는 개인적인 희생으로 무마되고는 하지만.



그래서 이런 기사들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는 하는 모양이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길고 자살률이 높은 산업국가는 없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9467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사족. 현 정부는 권력을 쥐자마자 주말출근에 새벽출근하면서 일 열심히 하라고 생쑈를 하더니 요샌 장시간근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난리다. 원칙이 없으니 뭘해도 꼼수가 있거나 정신병자의 행보처럼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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