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새삼스럽게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것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던 몇몇 장면들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일을 하면서 주말마다 식구들이 보는 것을 띄엄띄엄 훔쳐보는 중인데 어찌된 일인지
계속 먹는 장면만 보게됐다.
1. 정원과 금란이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김칫국물로 티격태격하는 장면
2. 정원이 유치장에서 풀려난 아빠에게 두부를 먹이는 장면
3. 정원이 프로포즈 받은 날 송편집장 어머니를 찾아가 식사하는 장면
4. 정원의 친부가 친모와 함께 한강변에서 도시락을 먹는 장면
우연인지, 작가 스타일인지, 아님 원래 산다는게 다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을 것'을 사이에 두고 어느 정도 상대방에 대한 화해나 이해를 더해 가는 부분이었다는 점이 위 네 장면의 공통점이다. 심지어 서로 적개심으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경우 조차도 그러했다. (그러고 보니 출판사와 더불어 식당이 주 배경중 하나이기도 하다.)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던가?
하긴, '먹기 위해 산다'라고 하거나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라는 말들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고 그 말들이 결코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중요한 일이긴 한 것같다. 그래서 우리는 먹을 것을 나누어 먹을때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한 집에 사는 가족을 식구(食口)라고 표현하니 같이 살아서 식구가 아니고 같이 먹어서 식구가 된다. (싸우고 나면 밥을 안주는게 그래서였군 -.-a )
마침 오늘 MB와 손학규 대표가 회담때 우거지 해장국을 같이 먹었다는 뉴스가 보인다.
국민들은 매일같이 저들때문에 우거지상인데 회담 결과는 죽을 쑤고
서민 코스프레 밥이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이럴땐 밥맛이라고 해야하나 엿같다고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