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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조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조국 교수가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을 정리하고 다듬어 모아낸 비평집이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꼭지가 6~8페이지 내외로 종결되고, 또 원래부터 일반독자를 감안하여 쉽게 씌였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디를 펼쳐보아도 편하게 읽고 느낌을 전달 받을수 있는 책이다.
읽기 편할 뿐 아니라 다루고 있는 내용 또한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논란거리에 대하여 쓴 글들이기에 내용의 동의 여부를 떠나 푹 빠져들어 볼만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6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장은 글의 청자로 설정한 대상이 다르게 되어있다. 각각 '정부', '보수와 진보', '시민', '자본', '법률가'이며 마지막 6장은 특별한 대상 지칭 없이 '법치'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보노보 찬가]와 [진보집권플랜]을 이미 읽은 나로써는 새로운 지식은 얻을수 있었지만 조국 교수가 글을 쓰게 만든 '문제의식'은 이미 공감하던 터이기 때문에 큰 반향이 일거나 하는 책은 아니었다. 세계관이 비슷하다면 아무리 새로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도 '충격'따위를 받을리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것보다는 연달아 '진보'를 지지하는 사회적 목소리를 이런 정권하에서 겁도 없이 외쳐대는 그의 모습에 더 주목하게 된다. 출생지를 비롯해 흔히 '수구 보수'라고 불리우는 집단에 적합(?)한 모든 외부조건을 갖추었음에도 패거리 의식에 매몰되지 않고 정상적인 사회에 대한 지지를 견지하며 꾿꾿히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 조국 교수에게 반하지 않기 힘들것 같다.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 5개 장은 구체적인 청중그룹이 있지만 마지막 6장은 특별한 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올바른 법치란 무엇인가'라고 제목을 달고 있다.
'법치'가 주제이니만큼 정부와 법률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삼성 이건희씨가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고 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법치국가니까 국민들이 법을 잘 지켜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소름이 끼치고 전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많다.
조국 교수는 법치를 이렇게 풀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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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지배'란 단지 존재하는 실정 법률의 지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도덕적 요청과 정의의 요청을 충족하는 법"의 지배를 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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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법치란 법을 도구로 삼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정법이 '합법성'뿐 아니라 '정당성'까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의 정부는 살기 위해 마직막 외침을 외치는 사람들을 '떼쟁이'라고 폄하하고 헌법에 불합치하는 불합리한 법률을 확대적용하여 시민을 겁박한다.(결국은 무죄판결로 끝나지만 시민은 이미 반쯤 중성수술받은 짐승 꼴이 된다.) 반면에 대통령이하 많은 사람들이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금융사기, 뇌물수수, 뺑소니 살인, 병역회피 등등의 범죄행위로 부를 축적하고 출세가도를 달려왔으면서도 '흠없는 사람'이라며 장관등의 요직에 임명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법치'란 조국 교수의 말대로 '法恥'가 아닐수 없다는 생각이다. (들을 자는 들을 지어다!) 내가 보기에 대통령은 의도한게 아니라 '법치'가 정말 무슨 뜻인지 모르고 쓴것 같다.
사실 진보연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국 교수정도면 중도 우파에 불과하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참다운 보수가 없으니 자연스레 그렇게 진보좌파로 범주화된다. 참다운 보수와 진보의 양날개로 나는 정상적인 대한민국까지는 갈길이 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한 번에 변하지 않는다. 부디 이 책이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한 동력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