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미화경비노조원들의  파업으로 홍대 총학생회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악명이긴 하지만...  이미 여러 대학에서 사회적 약자인 어머니,아버지뻘 미화노동자들과 연대하여 불공정한 처우에 항거하고 결실을 맺어낸 반면에 홍대총학은 외부인은 나가라며 공부에 방해되니 파업을 자제(?)하라고 한 모양이다. 심지어 파업무대에 뛰어들어 깽판까지 놨다는..   홍대총학에 대한 욕을 하긴 했지만 학생들 탓만 할일은 아닌, 생각할수록 참 착잡하고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사건이다.

마침 트위터 전도사로 유명한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이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전해달라는 트윗을 올렸길래 블로그에도 옮겨본다. 홍대총학의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다.  
 원문 : 고재열의 독설닷컴 http://poisontongue.sisain.co.kr/1733 

홍대 미화-경비 노조원들의 파업을 대하는 홍대 총학생회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라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정말 찌질함의 극치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들의 행태는 ‘용역 총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역은 고용된 사측의 이익을 대변해서 노조를 탄압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방관하고요. 
이런 행태를 지금 홍대 총학생회가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저께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홍대 총학생회 행태가 전형적인 ‘어용노조’의 행태라고. 
상황이 벌어졌는데, 자신들은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꽁무니를 빼고
사측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부당하다고 말하고...

홍대 총학생회는 이런저런 변명을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이 다 보입니다. 
어떤 통밥을 굴리고 있는지 머리속이 훤히 보입니다. 
그래서 더 짜증이 납니다. 
지금부터 저렇게 기회주의적으로 살면 앞으로 어떨지...
정말 한숨이 납니다.   
 
홍대총학생회는 미화-경비 노조를 돕지 않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혹시나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어용노조가 활용하는 전형적인 핑계입니다.  


하나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였다는 것입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논리입니다. 


미화-경비 노조원들은 공공노조라는 산별노조에 속해 있습니다. 
산별노조는 법적 교섭 당사자입니다. 
외부세력이 아닙니다. 엄연한 법적 주체입니다. 

학생들은 공공노조를 외부세력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노조에 대해서 모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총학생회는 이를 알고 있겠죠. 
그런데 되지도 않는 이런 논리를 계속 밀어붙이는 것은 핑계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외부세력이 나가면 자기들이 돕겠다고 합니다.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들은 지금 돕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훼방을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믿고 나가라고요?
엄연한 법적 주체가?

그리고 지금 홍대는 노조원 대다수가 해고된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들은 절대 약자입니다.
이들을 외로이 고립시키면 뻔뻔한 재단이 어떻게 나올지 안봐도 DVD 아닐가요? 


두 번째 ‘최저임금’ 부분입니다. 
홍대 총학생회는 미화-경비 노조원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지 않은데 공공노조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은 디테일하게 아직 비교해 보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총학생회가 학교 측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느냐 못받느냐를 달리 해석할 수 있는데, 
맹목적으로 학교측 논리를 따르더군요. 
이들이 어느쪽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보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홍대 총학생회는 이런 일 저지르면서 홍대 학생들 핑계 대는데...
빤히 보입니다. 홍대 학생들까지 욕먹게 만들면 안 되죠. 
학교 좋은 일 시켜 주는 것 빤히 아는데...
학생들을 위해서라고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고... 

 
세 번째 학습권 침해 부분입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있어서 자신들이 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로 총학생회는 노조원들의 집회장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노조의 파업에는 반드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도 발생하고 유럽도 발생합니다. 
한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은 그 비용이 미래에 치러야 할 갈등비용보다 더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기꺼이 감수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노조가 사측과 교섭할 때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에,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습권 운운하는데...
홍대에는 축제 안합니까?
축제 때 모든 학생들이 전부 놀기만 합니까? 
제가 알기로는 축제기간 아닐 때도 운동장에서 행사 많이 합니다. 
앰프 열라 크게 해서 그 앞 건물에서도 들리게 합니다. 

그런 니나노는 들어도 공부에 방해 안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당한 요구는 방해 전파가 되나요?
게다가 지금은 방학기간입니다. 
그럼 학생들 다 집에 간 자정 이후에만 집회 할까요?
학생들의 '학습권'이 소중한만큼 그들의 '생존권'도 소중합니다. 

그리고 학습권 운운하려면...
마지노선을 들고 와서, 
'이차저차해서 이런 저런 것만 피해주셨으면 합니다' 
정도로 양해를 구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학습권을 빌미로 
노조원들에게 마치 투명인간처럼 행동하라고 하는 행태를 보니...

상식이 있는 총학생회라면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게 해서 학생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지요. 
연세대에서 성신여대에서 고려대에서 덕성여대에서 동덕여대에서 한양대에서 동국대에서... 홍익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오직 홍익대 총학생회만이 이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습니다. 
그런데 홍대 총학생회는 금도를 넘었습니다. 
방관하는 것을 넘어서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참담합니다. 

들리는 말로는 총학이 노조를 도와 홍대출신이 반기업성향으로 인식되면 취업에 불리하기때문에 그런다는 말도 있고 학교측에서 파업노동자를 도운 학생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불이익을 언급했다는 말도 있다.  

소문의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자기만 괜찮으면 된다고 약자를 외면하는 사람은, 본의와는 다르게 어떤 조직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이란 협동과 조화로 굴러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업의 인사권자라면 협력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나는 '사회적 미숙아'라는 색안경을 쓰고 저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일부러 홍대학생 전체 또는 20대 전체로 일반화하지는 않겠지만,  색안경이란 예외를 쉽게 만들지 않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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