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창 노블우드 클럽 6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유다의 창>이라는 제목부터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알려져있다시피 유다는 예수의
12제자중 한 사람으로 마지막에 예수를 배반하고 로마정권에 팔아넘긴 인물이다.
제자에서 배신자로의 변신때문에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름이 되었다.
 거기다 '롱기누스의 창'이라는 신비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물론 window가 아닌 무기 lance를 말하는 것이지만) '유다의 창'을 조금은 더 긴장된 상태로 읽었다.

이 책은 딕슨 카의 1938년 작품이며 밀실트릭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70여년 전의 소설이니 후에 많이 답습되면서 현대의 독자에게 새롭지 못할 법도 하건만 내가 과문한 탓인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 읽게 만드니 작품 발표시기를 생각하면 놀랄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의 대충은 이렇다. 밀실에서 한 명이 살해된채 발견되었고 사건 당시 함께 밀실에 있던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정신을 잃었던 사이에 발생한 일이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둘은 예비장인과 예비 사위관계였고 밀실 현장의 흔적은 용의자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법정에서 증인과 증거들을 가지고 검사와 변호사의 공박이 이뤄지는 가운데
몇 겹으로 얽힌 인물들과 사건의 관계들이 드러나고 점차 밀실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결말로 향한다. 최종 결론이 나는 지점에 '유다의 창'이 있음은 물론이다.

소설은 증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장소와 시간을 옮겨다니며 장소, 용의자, 관련자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직접적으로는 시종일관 법정에서 모든 일들을 풀어간다.
법정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흠뻑 빠져들만하다.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치밀?)한 작전과 심문들은 상당히 긴장감이 있어서 그 자체로도
훌륭하다. 더불에 쉽게 찾을 수 없는 밀실 살인 트릭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져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줄지 않는 책이다.


아쉬운 점도 있긴 하다.  밀실트릭이 드러난 후 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글만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꽤 어려웠다는 점이다. 30년대의 영국, 당시의 건축과 문화, 생활사 등을 알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변호사 메리베일 경의 설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수 밖에 없다.
본적도 없는 것을 말로 하는 설명으로만 재현해 내기는 아무래도 어려우니까.
이런건 출판사측에서 별도로 자료를 첨부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다.
물론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코넌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 거기에 딕슨 카까지. 나에겐 그냥 과거 같은 시대 사람이나
마찬가지처럼 여겨지는데 이들 모두 영국을 배경으로 훌륭한 추리소설을 써나간걸 보니
영국이란 나라에 뭔가 있지 않나 싶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도 결국 영국 이야기니...

아무튼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치밀한 법정 싸움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녹여낸 솜씨는 훌륭하다.  이런 맛에 계속 추리 소설을 찾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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