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친척이 모여 추석을 보내고난 후 긴 연휴를 이용하여 강원 북부에 있는 한 휴양림을 이용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쌀로 유명한 철원을 지나게 되어 자연스레 추수 직전의 논을 자주 보았지요. 누런 물결이 이는 농촌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그 논이 제것인양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격한 구호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는데 그 중에 제 마음에 턱하니 와서 박히는 문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쌀값이 농민값이다!" 

더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내용의 현수막도 있었지만 이 문구가 모든걸 이야기해주고 있더군요. 자주 언론에 나와 알려졌다시피 쌀 소비량의 감소와 수확량의 증가로 인해 쌀값이 말이 아님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올해는 북한지원도 중단되어 농민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나름 쌀소비진작에 도움을 주겠다고 밥도 많이 먹고(-.-a 평소 식구들한테는 빵이나 케잌보다는 밥을 먹자고 말하곤 했지만 이런 건 농담이나 같은 짓이죠. 농민이 아닌경우 대부분 아이는 급식, 직장인은 식당, 주말엔 외식을 하는 생활 패턴이 주류가 된 이상 획기적인 해결책이 금방 나오기 힘들겁니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낮은 식량자급률 더 낮아지라고 쌀농사를 줄이기도 어렵지요. 듣자하니 쌀농사가 토지보존에도 한 역할한다고도 하니 더 그렇구요. 

개인적으로야 고기보다는 푸성귀를 훨씬 좋아하는 성격이라 더이상 바꿀 부분은 없는듯하고, 남북통일이나 세계의 식량문제 나아가서는 한반도의 기후변화까지 고려한 정부차원의 장기적인 대응책이 꼭 필요할것 같습니다.  쌀값이 농민값이기도 하지만 농자(農子)는 천하지대본(天下地大本)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천하지대본을 무시하면 언젠가 그 댓가를 치를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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