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추리소설이나 형사물 극영화를 보면 범인을 찾는 도중, 또는 잡은 뒤에라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범행 동기다. 법적인 면은 자세히 모르겠으나 합당한 동기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럴것으로 짐작한다.   타당한 동기가 없다면 한마디로 '미친 놈'이라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정신병원에 처치될지언정 정상적인 형을 내리기가 불가능하기때문이리라. 

그만큼 모든 범행에서 '동기'란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미친 놈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 , 일단은 정부의 발표를 근거로 몇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나는 정부가 과거에도 자주 거짓말을 했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선거에서 무슨 (거짓)말을 못하겠냐"고 한 만큼 선거 일정에 맞춘듯한 사태수습 내용에도 거짓말이 포함될 수 있다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의견은 소수 30%란다)  그러나 잠시나마 개인적인 의견은 접고,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과연 북한의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가 생각해 보았다.  

1. 남한의 방위태세를 확인 (이건 또 왜 확인해 보려고 했는지 설명이 필요함)

2. '나 아직 죽지 않아어!'  북한의 존재 부각

3. 잠수정/어뢰성능확인  

4. 서해상의 몇 번의 패전에 대한 복수

5. 매파 군부세력의 입지강화를 위한 독자적인 행동

etc... 

짧은 지식으론 솔직히 납득할만한 동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빤히 예상되는 득실을 고려하면 전부 그냥 '미친 짓'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튀어나온 못에 걸려 넘어질뻔 했는데 안넘어지려 손을 짚는다는게 그만 어뢰 발사 버튼을 잘못 눌러서'가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게 하필 남한 선거철에 일어났다는게 재수좋았던듯. (선거탓에 정부의 태도가 더 의심스러워지고 남한내의 갈등이 고조된 면이 있다)   

이젠 어뢰설을 지지하는 누군가가 북한의 도발 동기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설명해주었으면 좋겠다.  

 

두번째.

한편, 동기를 찾기 어려워서 거꾸로 이 사건으로 이득을 얻는 이가 누구인지 추측해 보았다.

1. 북한 :  적전함 1척 파괴. 그 외에는 엄청난 역효과만 존재

2. 남한 정부 : 선거전 활용. 햇볕정책폐기/강경입장강화 등 정책(?) 맘껏 펼수 있는 환경조성

3. (미국)군수업체 : 무기판매기회 확대 

4. 미/일 정부 : 북한에 대한 압박카드 득템, 한반도의 분단/긴장상태 유지.(이거 하나로 여러모로 한국을 계속 이용해먹을수 있음. 반대로 우리는 주도권을 잃고 질질 끌려다닐 예정..-.-;)

5. 중국 : 북한에 대한 영향력 증가.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증대.

전쟁은, 예상되는 결과에 비춰볼때 우리에겐 선택사항이고 저들에겐 종말을 맞는 방식의 하나이다. 그러니 선택권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 그래서 결국 전쟁은 피할수 있다고 볼때, 이번 사건의 최후/최대 수혜자는 현정권과 군수업체들일 것이다.  도발 동기가 저들에겐 보이지 않고 오히려 우리쪽에 보이니 아이러니다.

이래저래 피해는 한반도에 사는 백성들만 보게 생겼다. 전쟁이 나든 안나든. 다들 제대로된 지도자를 두지 못한 탓이라고 하고 싶지만..... 돌고 돌아 결국 자신의 책임이 된다. 공개된 지지율만 보면...그렇다.
 


세번째. 


검증가능하고 무결한 증거를 제시해야 내가 믿는 진실(?) 또는 확신하는 시나리오를 이야기 할 수 있다는게 좀 짜증난다. 특히 이번 사건이 군사문제여서 진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협소한 분야의 깊숙한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처럼 A가 전문가라고 나와서 '어뢰'라고 하면 믿고 갈수밖에 없고 B가 웃기는 소리라며 '좌초'라고 하면 또 거기에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블로거에게 증거가 무엇이냐는 식의 반문은 무의미하다.

군사전문가의 이야기를 믿으라?  법률전문가는 용산에서 불타죽은 자들이 유죄라 했고, 행정전문가들은 휴게실에서 적의 기습에 속수무책 당한 군을 영웅이라 칭하고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북한전문가는 북한이 왜 이러는지 모르며 경제전문가는 다 알고 있는 어제의 경제를 해석만 할뿐이고 기상전문가는 오전에 예측한 오후의 날씨를 틀린다.  기술도 지식도 철학도 매우 불완전하다는 말이다.(일반인보다야 나을수도 있지만 그게 진실을 담보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번 사건은 당사자가 자신의 책임까지 포함한 모든 사항을 조사한 상황이다. 당연히 신뢰도가 떨어진다. 대한민국 정부가 조심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다수의 성인 민간 남성이 군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인데 지금과 같은 군대의 자기변호같은 발표는 의혹해소보다는 신뢰도의 하락을 가져오기 쉽다. 

천안함 조사에 외국 전문가들까지 참여시켰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우리나라가 다른 첨예한 갈등지역에 파견되었을때 얼마나 주도적으로 초빙(?)국의 군사정보를 객관적 또는 반대입장에서 파헤칠 수 있을지, 얼마나 우방국에 '아니오'라고 독자적인 소리를 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거의 들러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과 정의보다는 파워가 말을 하는 세상이라는 건 중학교에서도 배우지 않는가! 베트남 참전이 그러했고 이라크 파병이 그러하다.  


한마디로 그냥 나를 믿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말대신 다른 판단근거를 만들어 본다. 당분간은 내가 가진 직관을 믿을 참이다.  그런 나의 판단 근거는 현재까지는 이것들이다. (증거가 아니라 근거...) 

1.북한은 분명 예측불가능한 괴이한 사회지만 외교적으로는 챙길건 챙기는 능숙한 조직이다. 

2.선거철마다 간첩이 잡히고 도발이 일어났다. 심지어 정부가 도발을 요청했던 전력도  있다.  

3.자해공갈로 이권챙기기는 역사적으로 흔한 일이다. (개화기때의 서구열강들, 베트남전의  통킹만 사건이 그러하며 가깝게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도 비슷한 예)  

4. 희생장병과 그 가족들을 제외하면  북한은 이번 사건으로 가장 손해보는 쪽이 될 것이다. 

5.국군이 전방상황에 대해 거짓정보를 공식발표하곤하는 것은 공공연한 일이다.  

6.사건 관련자가 많아서 진실이 따로 있다면 그 진실을 오래 숨기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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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09: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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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