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3D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꼭 보고싶었는데 함께 봐야할 아이가 3D로 보면 더 무서움을 타서 더빙된 2D영화로 보게되었다.  석가탄신일, 휴일 같아서 아이들관객로 만석이 될꺼라 생각했지만 오전10시반 영화라 그런지 생각보단 빈자리가 좀 있는듯 했다.    뭐... 다들 3D하는 옆 상영관으로 갔겠지... 부럽부럽..  

 

영화의 대충은 이렇다. 드래곤의 약탈때문에 대립하던 바이킹족들은 드래곤을 박멸하고 싶어하나 바이킹족 족장의 약골 아들 히컵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드래곤과 우정을 쌓는다. 꼬리날개를 잃어 날지 못하는 투스리스(주인공격인 드래곤 이름)에게 인공꼬리날개를 붙여준 것이다. 히컵은 우연히 드래곤들의 약탈이 거대한 왕초(??)드래곤의 횡포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왕초를 물리치게되고 그 과정에서 위기에 빠졌던 바이킹 동족들도 구해내며 드래곤과 바이킹의 평화 공존을 이루어낸다..... 는 이야기가 골격이다. 

물론 드림웍스에서는 그 골격에 살을 붙이면서 여러가지 의미를 첨가했다. 약골이기 때문에 진실성마저 의심 받는 주인공의 처지와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구태의연함, 족장인 아빠의 기대와 아들의 희망사항이 일으키는 부자갈등, 침략자(드래곤)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개심과 그너머에 있는 또다른 진실의 존재가능성, 약골 남자와 씩씩한 여자의 성역할 전도 등등  

사실 그런 정도라면 다른 영화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영화는 '3D로 보았을때 뭔가 제대로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의 출현'이란 의미로만 남을 착한 애들 영화였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이 뭔가 조금 달랐고 그 지점에서, 솔직히 작은 충격을 받았다. 가까스로 살아난 주인공이 자기집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의 한쪽 다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그 장면!  마지막 전투중에 투스리스의 헌신적인 구출작전으로 히컵은 살아났지만 한 쪽 다리에 의족을 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기존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그것도 어린이가) 장애인이 된다는 설정은 내 기억으로는 없다. 오히려 개구리가 왕자님이 되고 야수가 훈남 성주로 변하는 일은 있어도 말이다.  (아차차... 슈렉이 있었군. 장애인은 아니지만 공주가 푸른괴물로 변하는 것 역시 고정관념을 확 깼었지..)

의족을 단 히컵과 의익(翼)을 단 드래곤의 병치는 이 영화가 주는 마지막 미덕이다. 나만해도 어렸을 적에 의족을 단 사람을 신기한듯 쳐다보고 자랐는데 (물론 영화 한편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내 옆에 있는 이 아이는 그러지 않기를, 외양만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기 바란다. 그것도 무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은 이미 차별하며 너와 나를 구분하고 있다는 의미일테니 말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애니에 닳고닳은 어른조차 식상함에서 벗어나게할수 있는 그런 영화다. 다만 비행장면이 가득한 이 영화를 3D로 못본것은 여전히 아쉽다.    

 

ps. 기타등등 

1. 주인공이 타는 드래곤에게 붙여준 이름 투스리스. 이빨이 없다는 뜻인데  우연인지 몰라도 블루투스를 연상시킨다. 내가 알기로 블루투스는 바이킹의 전설적인 영웅이었다는데 그걸 의식한 작명이었는지도.. 

2. 역시 투스리스 이야기.  거칠땐 무섭게 보이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순할땐 일본 만화영화 주인공중의 하나인 '토토로'를 연상시킨다.  이빨, 발톱 그리고 가로로 긴 얼굴에 선해보이는 인상까지. 토토로가 프로토타입이었다해도 믿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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