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때문에 덩달아 뒤숭숭한 회사 게시판에 과거 태안기름유출사고 때 노무현 대통령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해양경찰청장을 대하는 모습이 담긴 돌발영상자료가 올라왔다.  다들 댓글로 하는 한마디. '그립습니다.', '누구랑 너무 비교되네요', '저런 사람이 많았더라면..' 등등
그중에 눈에 띄는 댓글
 
 "삶의 명확한 지배가치가 있는 사람과 그저 돈있는 사람, 권력있는 사람 눈치나 보는 사람과 집단의 차이라고 봅니다. "
 
 
어제 제사가 있어서 친척댁에 다녀왔다. 집안어르신들, 부모님, 친척 형님들.. 그리고 나.  다양한 연령대의 남자들이 간만에 모여 이야기를 할 시간이 생겼는데  한명숙 전 총리재판 관련한 이야기가 중간에 나왔다.
"돈을 의자에 나뒀는데 안챙겼다고?  거짓말!  세상에 누가 돈이 떨어져있는데 안가져가냐?  뻔하지. 나는 다 안다. 두고보면 안다"    부끄럽지만,  어느 집안 어르신의 의견이시다.
 
'삶의 지배가치'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분이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하신 그 분은 서울시에 (집단적인 부패 사건으로 공석이 생겨) 교장 진급자들 많아서 좋겠다는 말을 재밌다는 투로 말씀하셨다.  두 발언을 종합해보니 공무원 재직시에 챙길것은 챙기고 후배들같은 봉변당하지 않고 퇴직해서 기분 좋다라는 말로 들려 씁쓸...
한명숙총리의 결백은 판사가 공식적으로 판단할 사항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주는 뇌물 챙기는게 당연한게 아니냐'는 가치관은 이해 불가.  그렇다면 당신이 지지하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은 지금 얼마쯤 챙기고 있을까요?     세월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은 자신의 말이 자신의 발등을 찍고 있다는것조차 잊게 만든다. 안타깝다. 
 
그 어르신이야 연세가 일흔을 넘기셨으니 견딜만하지만 사촌형들은 아직 한창인데 이런 삶의 지배가치가 당연한 구조이며 바뀔수 없는거라고들 인식하고 있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현상태가 한참을 그대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 어릴적 부모님이 TV를 보고 몇번씩 그러셨다,   저런 빨갱이들!, 너는 커서 저런데 나가면 안된다!    커서 보니 그때 TV로 나왔던 그 모습,  6월 항쟁의 모습이었다. 그 무질서한 폭도들이.   거기서 희망을 본다.  당신이 빨갱이라고 했던 그 사람들이 옳았어요.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당신의  행동이, 지배가치가 모두의 지지를 받는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어요.  그러니까 공직에 있으면서 청렴하게 사는 사람도 있을수 있는거에요.  남을 위해 눈물흘리고 댓가 없이 희생하는 사람도 있는거에요.  물론 당신이 지지하는 사람(?)들은 빼구요.  당신들이 나를 키웠지만 나는 당신들처럼 크지는 않았어요. 다행이에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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