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계획을 세운다고 연초부터 회사가 바쁘다.
이런저런 공지도 잦고 설문조사도 하고. 
설문중에 항목 하나 : (목표로 삼을) 10년후의 회사의 매출액과 성장률은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것.
물론 객관식이었고 대충 벅차다싶을 정도의 수치를 선택하고 제출해버렸다.
 
사실 과거의 성장수준으로 미래를 설계하기에는 우리나라나 세계의 상황이 아니다 싶긴 한데
암튼 목표가 높아야 가다 멈추더라도 많이가서 멈춘다니까... 
 
그런데 설문 제출을 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하던일 그대로 하면서 성장률을 얼마나 높일수 있을까하는...  인구는 정체되고 에너지 자원은 고갈되고 자연이 상당부분 파괴된 상황에서
남의 것을 뺏어오는 성장을 제외하면 옛날같은 차원의 성장은 불가능에 가까울테니.

구체적으로 정의하는게 어려운 일이기는 하나 아무튼 외형성장이 아니라 질적인 변화와 서비스의 지향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 (물론 경영진도 알면서 이러는 걸꺼다. 다들 구글처럼 되고 싶어하면서 구글처럼 기존 개념을 깨고싶어하지는 않는다. 장하준교수의 책에서 본 내용인데 이런 안전수익제일의 경영은 전문경영자의 주주중심주의 경영이 가져오는 폐해라고 한다. 한국은 정주영같은 소유경영자들이 있었을때 모험적인 사업을 할수 있었다-그래서 성공했다-는 말이라 결국 재벌경영이 선기능도 있다는 그런 원치않는 결론이 나오기는 했지만.)

세계가 쪼그라들고 있는데 나만 커버린다는 건 남의 몫을 가로채는 거고
누군가는 월급과 집과 교육기회와 식량이 쪼그라든다는 말이다.
기업이 이윤을 내고 생존해야만하는 사명이 있는 조직이기는 하지만
인류문명이 발전해서  전쟁을 해도 제네바협정같은 걸 적용하려고 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처벌이 야만적이라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아동에게 노동을 시키는 행위를 규제하고 고문이 공식적으로 금지되는 등
꾸준히 인권향상이라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는데 경제분야만 예외가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사회적 협약'이란게 있다니 언젠가 '인류적 협약'같은 걸로 인간적인 세계화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뭐  이런건 어쩌면 다 핑계고,  이미 십년을 넘게 성장했는데도 회사는 맨날 더 성장해야 하고 직원은 계속 죽어라 일만해야 하는 현실과 미래가 참 막막하고 억울하고 짜증나서 딴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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