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현대의 지성 111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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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을 믿고 구매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 2/3 정도 읽은듯 한데 그만 보려고 합니다.
다 읽지 않고 그만두는 이유는
 
첫째, 평이한 대중서적보다는 수준이 높다라는 점. 역사관련 책을 좋아해서 자주 보는 편인데 이 책의 서평이나 인지도를 보아하니 다른 대중서와 비슷하리라 생각하고 구매했으나 실제로 원활히 읽기 위해 독자에게 필요한 기반지식이 적지 않아보입니다. 용어, 사전배경 등등...  서문의 분위기나 문체, 불친절(?)한 용어사용등을 볼때 읽기 편한 대중서라기보다는  준전문가를 대상으로 발표한 서적처럼 느껴집니다.  참고로 주경철교수의 [대항해시대] 난이도를 100으로 본다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는 70, KBS의 한국사전 60,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 80 정도라고 주관적인 평가를 하고 싶은데요 바로 이 책 [치즈와 구더기]는 120정도 주고 싶습니다.
 
둘째, 번역의 질 문제입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책이 이정도라니.. 솔직히 의외입니다. '번역의 탄생'을 읽고난 후라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유난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번역 문제는 정말 할 말이 많네요. 다만 조목조목 원문을 찾아서 나열하자니 시간이 없기도 하고 아깝기도해서 오류사항의 유형만 기억나는 대로 적습니다.
우선 지시대명사의 오류 가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이들(심판관)의 지적때문에 저들(농민들)은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칩시다.  여기서 '저들'을 '이들'로 잘못 번역해 놓으면 아주 이상한 문장이 됩니다. '이들'만 두번이 나오니까요.  이건 원문을 확인하지 않아도 전후 문맥으로 알아챌 수 있는 오류입니다.  또, 원문의 수동태 문장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서 어거지로 읽히는 부분도 많습니다.  지금 우리말이 많이 그런데 익숙해져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정도가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직독직해하다보니 마무리하는 동사가 어거지스러워진다는 느낌.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와 '이 책은 나에게 재미있게 읽혔다'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하나 더, 문장들이 내용이 서로 연관성없는데 나란히 연결되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사실은 연관성이 있는 문장인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요. 해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마치 부모님이 돋보기안경쓰고 자세히 들여다보듯이 꼼꼼히 봐야 문맥이 이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번역을 좀 성의있게 했으면 훨씬 많은 독자들이 좀 편하게 봤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거시사,미시사, 고대사,현대사 다 좋아하고 종종 읽습니다만  이건 좀 아니다 싶네요.  물론 주관적인 느낌일뿐이고
저의 경우에는 잡식성의 아주 일반적 지식수준의 독자이기때문에 다른 분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올수
있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일단 책을 사기전에 책에 있는 저자 서문 두가지중  한국어판서문 말고 이탈리아판 서문 정도는 꼼꼼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서문은 본문보다는 이해하기는 쉽기도 하구요 거기서 이 책의 내용에 대한 흥미나 재미를 느끼신다면 사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책 전체적으로 문장이 좀 서걱서걱 읽히는 건 새번역이 나오지 않는 한 어쩔수 없으니...)
 

  

ps. 지금보니 역자가 두명이군요. 어쩐지... 전반부는 읽기 힘들었는데 후반부로 가면 왠지 모르게 수월해지더라니.. 다른 사람의 번역이라 그런가 봅니다.(그러니까 뒤로 가면 번역은 상대적으로 나아진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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