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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젠장, 책값이 넘 비싸. 그렇게 할 말이 많았나?"
책표지를 클릭한 순간 나오는 첫화면을 보고 든 첫 생각이었다.
그렇다. 무슨 학술서적이나 대가들의 회심의 역작정도가 아닌다음에야 보통 300페이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게 출판되는 책이 대부분인데 470페이지가 넘는데다가 가격은 2만원이 넘었으니 그럴만 했다. 그래서 보관함에만 일단 넣어두었을 뿐 나에게는 언제 사서 볼지 기약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식이람! 아무곳에서도 책광고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물론 이유같은건 단숨에 눈치챘고, 정말 경제권력의 권세가 이정도까지인가 놀랍기도 하고 반항끼도 들어 소식을 듣자마다 득달같이 구매해 버렸다.
책의 제목은 설탕빠진 사이다처럼 싱거웠지만 그 내용은 코코아 90%의 초콜릿처럼 매혹적이면서도 그 뒷맛은 썼다. 뒤로 갈수록 책장을 그냥 넘겨버리고 싶을 정도로 참담했다. 이건 SF도 아니고 뭐냐? 그렇게 앞에서 당당하고 점잔떨던 회장과 영감들의 뒷구멍이 정말 이정도로 구렸단 말인가? 읔! X냄새!!!
사실 삼성이 도화선이 되었을뿐 뿌리깊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는 책이다. 다 알면서 체념하고 있던 현실을 다시 한번 꺼내어 반성하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런 세상이, 그런 삼성이 호락호락 변하지 않을(못할) 것이라는 현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그 말은 곧 지금 나와같은 이 시대의 평범한 아빠엄마가 느끼는 불의에 대한 분노, 똑바로 살려는 사람의 무릎을 꺽어버리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부조리를 내 아이도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렸다... 아이가 커서 김용철과 같은 선택을 할지 신영철과 같은 선택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쪽이든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책 다보면 회사 후배 빌려주기로 했는데 정말 빌려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 그의 2세가 곧 세상에 나올 계획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생각한다.